보수화하는 美 대학생들
보수화하는 美 대학생들
  • 미래한국
  • 승인 2013.01.1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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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병 등 희생 요구되면 다시 좌클릭 할 것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1960년대 말과 1970년 대 초 베트남 전쟁을 반대하며 미국 대학캠퍼스에서 학생들이 날뛰던 시대 이후 많은 것들이 변했다. 학생시위그룹이 지금도 있지만 그때처럼 종종 강의를 폐쇄하고 많은 대학들이 ROTC 프로그램을 포기할 만큼의 대규모 시위는 없다.

대신, 내가 만나 얘기했던 대학생들의 주된 관심은 회사들이 대학을 갓 졸업한 사람들을 채용하기 꺼려하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는 것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꽤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수년을 공부해서 얻은 교육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요즘 젊은이들은 4년 동안 20만 달러가 드는 대학교육이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지 질문하고 있다. 젊은이 대부분은 학자금을 융자로 충당하기 때문에 직장을 얻은 후 이를 갚느라 상당시간을 보내야 하다 보니 더욱 그렇다.

많은 하이테크 억만장자들이 우리의 생각과 일, 사업방식을 바꾼 엄청난 프로그램과 웹사이트를 만들어내기 전 학교를 중퇴했다는 것을 볼 때 과연 대학 교육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군대에 징병당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군복무를 할 것인지 아니면 징병을 유예하거나 피할 방법을 찾을 것인지를 생각할 필요조차 없어진 지금 이런 질문들이 미국 대학캠퍼스에서 나오고 있다.

1990~1991년 걸프전쟁을 수행한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당시 국방장관을 역임한 리처드 체니는 징병을 회피한 전형적인 사례다. 그는 대학생 5명의 입영 유예를 허락했다. 1992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막았던 빌 클린턴은 조지타운대를 졸업하고 로즈장학금으로 옥스포드대를 가면서 입영을 유예받았다.

1973년 징병제 폐지는 시위에 엄청난 충격을 줬다. 수천명의 학생들을 폭력적인 시위에 참여시켰던 ‘인센티브’가 사라졌고 국방부는 자발적으로 군대에 입대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게 된 것이다.

캠퍼스 탈정치화는 경제적 이유 때문?

요즘, 미국의 많은 대학캠퍼스들은 이념적으로 좌에서 우로 이동하며 기본적으로 보수적이다. 상당수의 젊은이들은 스스로를 ‘비정치적’이라고 말하고 있고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워싱턴 이슈가 자신들이 경제적으로 살아남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닌 이상 어느 한쪽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전쟁에 개입하게 돼 전장에서 싸울 젊은이들이 필요해 징병제를 다시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버락 오바마는 2008년 대선에서 미군을 이라크에서 완전히 철수시킨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미군 대다수를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겠다고도 약속했다. 이 전쟁들은 베트남 전쟁만큼 미국에서 인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미국인들은 이 전쟁에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지만 대규모 시위를 할 만큼은 아니다.

집으로 돌아온 미군들은 내가 베트남전을 취재했을 때는 들어보지 못했던 용어인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지만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중동이라는 상대적으로 제한된 범위를 너머 대규모의 돌발 사태에 개입하게 된다면 캠퍼스 분위기는 급격히 바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오바마는 미트 롬니보다 젊은이들의 표를 훨씬 많이 얻었다.

그는 특히, 소수인종 젊은이들의 표를 많이 얻었는데 이유 중 하나는 오바마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2개의 화약고인 중동 혹은 동북아시아에서 광범위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여기에 뛰어들기보다 피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미트 롬니는 이란 핵프로그램 공격을 운운하며 자칫 미군을 중동의 수렁으로 더 깊게 끌어들일 수 있는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를 얻으면서 이런 이미지를 바꾸지 못했다.

진보 일색의 교수진, 북한 문제 간과

오바마가 아시아로 중심축을 이동시킨다는 말은 추상적이어서 젊은이들은 중국이 개입되는 아시안 전쟁보다는 훨씬 작은 제2의 한국전쟁이 터지면 미국이 개입해야 한다는 의미가 그 말에 내포돼 있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있다.

또 다른 이슈는 교수들 대다수 특히 국제관계, 정치학, 역사학 교수들이 좌파는 아니지만 진보라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교수들 가운데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평가를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들은 북한 문제를 인정하지만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위협하며 북한과 직접 대화하지 않기 때문에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런 분위기에서 미군이 다시 아시아에 전쟁을 하러 가야 한다면 미국의 젊은이들이 길거리로 뛰쳐나와 시위를 할 것이라는 것은 불보듯 뻔한 것이다. (미래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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