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아르고"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아르고"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1.14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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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월 14일 오후 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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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0년대의 어느 날. 일거리가 없는 두 명의 ‘B급 배우’가 극장 주변을 서성거린다. 배우로서 몇 편의 영화에 출연한 경력을 갖고는 있었지만 미래는 그저 안개 속인 청춘들이었다.

- 그들이 거머쥘 수 있는 확실한 미래는 아무 것도 없었다. 극장 앞에서 팝콘을 팔거나 티켓을 확인하는 소일거리 정도가 그들이 ‘영화계’에 기여하는 전부일 수도 있었다.

- 생계를 위해 여성용 댄스 슈즈까지 팔아본 경험이 있었던 두 남자는 끝내 어느 날 발상을 전환한다. “아무도 우리를 영화에 출연시켜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영화를 만들어 보자.” 이 한 마디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 대학생 시절 과제로 작성한 소설을 수정한 각본은 1997년 <굿 윌 헌팅>이라는 영화로 완성돼 할리우드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아카데미/골든글러브 각본상 수상). 각본을 쓴 배우 두 명의 이름은 맷 데이먼, 그리고 벤 애플렉이다.

- 이후 맷 데이먼의 커리어는 탄탄대로를 달렸다. 그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 <리플리>, <오션스 일레븐> 등의 영화에 출연하여 내성적이지만 지능적이고 에고(ego)가 강한 캐릭터의 한 유형을 구축했다. 2002년 처음으로 공개된 <본 아이덴티티>는 기존 맷 데이먼의 패러다임을 창조적으로 파괴하며 현대 액션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 벤 애플렉의 커리어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맷 데이먼보다 좀 더 남성적이고 거친 캐릭터를 담당했다. <아마겟돈>, <진주만>, <페이첵>, <스모킹 에이스> 등의 영화에서 벤 애플렉은 우둔해 보이지만 섹시하고 다정다감한 미국 남자의 한 전형을 충실하게 연기했다.

- 하지만 지나친 ‘충실함’이 문제였던 걸까. 본 시리즈 3부작으로 배우로서의 생명력을 영리하게 연장시킨 맷 데이먼과 달리 배우 벤 애플렉의 성적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평론가들은 “재기를 원한다면 다시 각본을 써 보면 어떠냐”고 조언하기 시작했다.

- 실제로도 벤 애플렉은 연출과 각본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였다. <가라, 아이야, 가라(Gone Baby Gone)>라는 작품이 2007년 시카고 비평가협회상 ‘유망감독’ 부문에서 수상한 것은 좋은 징조였다.

- 단순한 범죄영화에서 한 걸음을 더 나아가 ‘사회적 드라마’를 시도했던 <타운>(2010)을 거쳐, 2012년 <아르고>에서 벤 애플렉 감독의 잠재력은 하나의 변곡점을 맞이했다. 1979년 테헤란 美대사관의 인질 구출작전을 다룬 이 영화가 2013년 제70회 골든글러브 감독상을 수상한 것이다.

- 이는 <아르고>가 받은 호평에도 불구하고 제85회 아카데미상(2월말 예정)에 노미네이트되지 못한 설움을 깨끗이 씻는 결과다. 연출과 각본에 지속적으로 ‘분산 투자’ 해 온 노력의 시간이 다시 한 번 빛을 보는 것일까. 대한민국은 “아르고”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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