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기독교인은 종교간첩단"
"북한에서 기독교인은 종교간첩단"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2.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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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인권사랑방' 1차 모임 … 탈북 지하교인 증언


북한인권 문제의 개선을 위해 여러 노력을 기울여 온 단체들 및 개인들의 정기모임인 ‘북한인권사랑방’의 1차 모임이 2월 22일 오전 7시 30분 국가인권위원회 8층에서 열렸다.

이날 모임에서는 최근 갈렙선교회가 촬영한 북한 내부 동영상이 공개됐다. 동영상에는 북한 주민들이 갈렙선교회 관계자들로부터 돈, 가솔린, 성경책을 전달받은 후 이동하는 모습이 나온다. 또한 탈북을 도와준 북한 군인들이 눈 위에 난 발자국을 열심히 지우는 모습도 공개됐다.

이후 탈북민 A씨가 북한 지하교회의 실태에 대해 증언했다. 함경북도 회령 출신인 A씨는 북한에서 실제로 지하교회를 운영하다가 당국에 발각돼 교화소 생활을 했으며 이후 탈북 도중에 북송된 적도 있다. 북한에서 출신 성분이 높았던 그는 우선 하나님을 영접하게 된 계기를 상세히 소개했다.

“90년대 초반에 땅속에서 파낸 성경책을 입수해서 읽을 기회가 있었다. 처음엔 종이 질에 감탄했을 뿐이었다. 1997년에 다시 읽을 기회가 있었고, 그해 10월에 중국에 살던 사촌으로부터 식량과 물품을 지원받은 일이 있었다.

친척들이 모인 저녁식사 시간에 밥상을 펼쳐놓고 기도를 하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 기도가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다. 다만 기도의 마지막 부분에서 거룩하신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린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그 기도 마지막 부분이 내가 읽었던 성경책 내용이었던 것이다. 당시에는 성분 좋은 우리 집안에도 이런 반동이 있느냐 하고 깜짝 놀랐다.”

이런 과정을 거쳐 A씨는 성경을 조금씩 알아갔고 지하교회 교인이 됐다. A씨가 북한에 살던 90년대 후반에는 함경북도 회령시에만 지하교회가 3개가 있었다고 한다.

그는 “지하교회이다 보니까 상황은 대단히 열악했다”며 “창문-출입문 다 가리고 문을 잠갔고, 일행 중 한명이 출입문 밖으로 나가서 망을 보는 식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종교를 절대 금기시하는 북한 당국에 의해 99년 체포된 그는 비공개 재판에서 징역 13년형을 선고받고 2000년에 함흥에 위치한 교화소로 보내졌다.

당시 북한 보위부는 지하교회를 소탕하기 위해 ‘가짜 지하교회’를 만들었다. 여기에 참여한 교인들이 먼저 체포됐고, 나머지 교인들까지 잡혀가게 된 것이다.

이때 보위부는 해당 사건을 ‘조선로동당 역사에 없는 가장 악랄한 종교간첩단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원래대로라면 사형을 당할 운명이었지만 혁명열사 집안이라는 배경으로 인해 죽음만은 면할 수 있었다. 이어 그는 온 가족의 노력으로 인해 2년 6개월만에 병보석으로 풀려났다.

A씨는 결국 2003년에 13살짜리 아들을 데리고 탈북을 감행했다. 일단 아들은 중국에 남겨두고 혼자서 한국행을 시도했으나 다시 잡힌 후 강제북송을 당했다. 이후 온갖 잔인한 고문을 당한 후 탈출에 성공, 2006년에 대한민국에 도착했다.

이후 2010년엔 아들도 입국에 성공하면서 재회에 성공했다. 그는 “북한 복음화를 위해 우리가 더 많은 노력과 관심을 쏟는다면 언젠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이인제 새누리당 의원과 박선영 전 자유선진당 의원을 비롯해 각종 북한인권단체 관계자들 및 개인들이 참석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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