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북한 정권 어떻게 다스려야 하나
  • 미래한국
  • 승인 2013.02.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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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북한이 3차 핵실험을 했다. 그나마 다행인지 몰라도 이 세계적 골칫거리인 ‘북조선 망나니’들의 행동은 항상 예측 가능하다. 미사일 실험발사나 핵실험에 있어서 북한은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한번 한다고 하면 어느 나라가 무엇이라고 하든 개의치 않고 반드시 자기들 말을 지켜 실행해 왔다.

놀라운 것은 북한의 온갖 위협이나 불장난에도 대한민국 국민은 조금도 두려워하거나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면역이 생긴 탓도 있겠지만 남쪽 사람들은 북한의 공갈을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강심장이거나 위기의식 불감증이다. 주식시장이나 채권, 외환시장 등 금융시장 역시 동요 없이 정상상태를 유지하며 시민들은 일상생활로 분주하다.

예측가능한 ‘북조선 망나니’들의 행동

한편 대통령과 안보 관련 공직자들은 북한이 사고치고 난후에 즉각 응징을 하기는 커녕 너무 신중하고 겁이 많아 국가위기상황실이라 불리는 지하벙커로 들어가 실효성도 별로 없는 대북 응징 구두탄(口頭彈)만 쏘곤 한다.

우리 군은 군사대비태세를 3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한미연합사령부의 대북정보 감시태세인 워치콘도 북한도발 위험이 심각한 상태를 알리는 2단계로 격상됐다.

북한은 이런 모든 남한에서의 조치들이 하나의 상징적인 쇼일 뿐 실제로는 써먹지 못할 종이호랑이 군사게임에 불과한 것으로 얕본다. 그러니 북한은 이를 우습게 여기고 기분만 틀어지면 보라는 듯 또 미사일 실험과 핵실험을 계속한다.

원래 못된 개는 고기를 주고 달랜다고 따르지 않는다. 먹고 나면 금방 미친 행실로 돌아간다. 이놈을 다룰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몽둥이 밖에 없다. 그런데 우리는 번번이 속고 기회를 놓쳐왔다. 북한 전제군주 공산집단의 망나니짓을 다스리는 길은 잘못할 때마다 반드시 강력하게 응징하는 길 밖에 없음을 잊고 지내 왔다.

아니 일부 그렇게 주장하는 매파 입장도 있었지만, 부드러운 바람이 대나무를 굽게 할 수 있다는 비둘기파의 유화정책 입장에 밀려 드디어 북한의 눈치를 봐야만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꼴이다.

그동안 북한의 도발에 응징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와 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유부단한 정책 대응으로 실기해 북한의 핵위협 앞에 운신의 폭이 좁아졌다. 막대한 경제지원을 하고도 깡패같이 행하는 북한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한 채 계속 주고 달래면 북이 변할 줄 알고 방치해온 셈이다.

지난 20여년을 돌이켜보면 돈과 먹을 것을 공급해주다가 미사일 실험이나 핵실험을 할 때마다 일시적으로 국제사회의 힘에 의지해 형식적 제재만 해왔을 뿐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을 조금도 막지 못했다. 북은 초지일관 핵을 개발해 이번에는 지난 2차 실험 때보다 훨씬 강력한 핵개발과 실험에 성공한 것으로 보도됐다.

우리 당국은 애써 북한의 이번 핵위력이 1945년 8월 6일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됐던 우라늄 235 원자탄 위력(TNT 1 만5천톤급)에 미치지 못하는 TNT 8~9천톤급으로 추정하고 있지만, 일본과 미국은 1만3천 내지 1만6천톤급으로 추정하고, 독일은 최대 4만톤급으로 추정 보도를 내고 있다.

먹을 것 먹지 못한 채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해 북한이 가히 가공할 만한 폭발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소형화, 경량화된 핵을 개발했다는 소식은 북과 군사적으로 대치관계에 있는 우리로서는 달갑지 않다.

북한의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의 폭발 에너지 1천톤, 2009년 5월 25일의 2차 핵규모 2천-6천톤에 비하면 3년 9개월 만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 셈이지만 다만 이번 핵실험에 플루토늄을 사용했는지 고농축우라늄(HEU)을 사용했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부 남한에 있는 종북세력들은 북의 핵실험 성공을 북한의 자위권 보장을 위한 성공적 담보로 높이 평가하지만 냉정하게 평가하면 북한의 핵보유는 남한에 대한 중대한 위협과 협박의 도구이자 일본의 핵무장을 유발하는 구실을 마련해주게 된다.

미국과 중국의 선택

미국은 동북아 세력 균형 차원에서 일본의 핵무장을 암묵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북의 핵보유를 하나의 구실로 삼을 수도 있다. 미국의 전략은 동북아에서의 힘의 균형을 통한 평화와 안전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비해 그동안 북한의 배후 후견자 노릇을 해오던 중국은 일본의 핵무장의 구실을 막기 위해서 북한의 핵보유를 심각하게 평가하며 적극 반대하는 입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일부 남한의 누리꾼들은 중국이 북한에 원유와 식량 공급을 중단하기만 하면 북한의 생명줄은 끊어질 것으로 보고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북한은 비록 중국이 북의 핵개발을 못마땅하게 여길 수는 있으나 절대 북한과 정치 군사적으로 등질 수는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

아울러 중국의 입장에서 북한을 잃게 되거나 북한 내부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하면 북한의 안정이 흔들리게 되고, 이는 중국에 있어서도 위험요인이라고 본다. 수많은 탈북민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중국은 원하지도 않으며 동시에 미군 병사와 압록강과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총부리를 맞대게 되는 상황을 원치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중국에 대해서 더 배짱 좋은 자세를 취한다.

그래서 북한이 핵이라는 장난감을 가지고 불 앞에서 놀고 있어도 중국이 적극 자제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북의 핵보유가 동북아 국가들간의 핵 도미노현상을불러오지 않는 한 미국이나 중국 다 같이 북한을 적극 응징할 의도는 없는지 모른다.

그러나 결국은 경제 희생 위에서 군 중심의 강성대국을 추구하다가 결국 주민들이 굶주림의 한계점에 도달하면 내부 폭발로 북한정권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지난 2월 13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북의 핵실험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소련이 핵무기가 없어 무너진 것 아니다”라고 논평한 것은 의미심장한 함축성 있는 언급이다.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로 무너지게 될 함정을 스스로 파고 있다. 이런 때 무조건 남북화해를 내세우며 북한을 동반자로 삼는 정책을 주문하는 학자나 정치인들이 남쪽에 수두룩하지만 나는 오히려 북한에 대해 강경하고 응징적 정책만이 북의 내부 붕괴를 통한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믿는다.

황의각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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