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똑같다” 기대 접은 미국
“김정은 똑같다” 기대 접은 미국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3.02.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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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3차 핵실험이 미국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20대의 김정은이 아버지와는 달리 외부세계와 개방하고 개혁을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접고 눈앞으로 성큼 다가온 북한의 핵확산 위협에 공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지난 12일 연두교서에서 미국은 핵무기확산방지 노력을 계속 주도해갈 것이라며 북한 정권은 국제의무를 준수할 때만 안보와 번영을 이룰 수 있고 핵실험 도발은 고립만 심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미 대통령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 미국의 핵우산 억지력을 제공하겠다면서 동맹인 한국과 일본들에 대한 방어의지를 분명히 했다.

존 케리 신임 국무장관은 또 다른 핵개발국인 이란에 경고하기 위해서라도 북한의 핵실험에 ‘강력하고 믿을 만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사설에서 지난 15년 동안 협상을 통해 북한 핵을 포기시키려고 했지만 그렇지 못했다며 이제는 공격적인 미국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문은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 정권이 국제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새로운 제재안을 찾고 미사일 방어체제를 강화해 핵실험은 양보가 아니라 제재만 가져올 뿐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중국에게 북핵은 아시아에서 대규모 무기경쟁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해 북한 핵개발 저지에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고 신문은 촉구했다.

“궁극적 해결책은 北 정권 붕괴”

존 볼튼 전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정권을 무너뜨리고 남북통일을 하는 것만이 북핵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이 고농축우라늄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핵확산 위협이 더 커졌다고 우려하고 있다.

핵 전문가인 그래함 앨리슨 하버드 케네디스쿨 교수는 “이번 북한 핵실험의 가장 위험한 메시지는 핵 판매”라며 “고농축우라늄은 플루토늄에 비해 훨씬 찾기 어렵고 수출하기는 쉬워 북한이 돈을 벌 수 있는 새로운 물건”이라고 밝혔다.

앨리슨 교수는 “김정은에게 북한산 핵무기가 미국 본토나 미국 동맹의 땅에서 터지면 미국은 북한에 정확하게 그대로 보복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이고 분명하게 보내야 한다”며 “그 위협에 준하는 신뢰할 만한 힘으로 강력히 경고하는 것이 북한 정권이 알아들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미국은 김정일 사망 후 북한 정권을 승계한 김정은이 아버지와 달리 개혁·개방으로 북한을 이끌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접는 분위기다.

김정일 정책 답습하는 김정은

김정은은 정권승계 직후 젊은 나이에 아내와 동반으로 놀이공원, 팝뮤직 공연 등에 참석하고 농업개혁 등을 운운해 아버지와 달리 개혁가가 아닐까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북핵 실험은 김정은이 국내 압박과 핵 시위를 통해 정권을 유지해온 아버지의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방증으로 풀이되면서 김정은에 대한 기대가 산산조각 났다고 워싱턴포스트는 평가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은 김정은이 국내 개혁에 관심이 있고 외부세계와 데탕트를 할 것이라는 기대는 몽상이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핵실험은 김정은이 아버지보다 훨씬 호전적이거나 위험한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이 아버지와 같이 냉혈정책을 따라가는 것은 김정일이 이를 통해 20년 동안 정권을 무사히 잡았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세계의 다른 독재자들은 중간에 정권이 전복되거나 암살당했는데 김정일은 정권을 오랫동안 유지하다 자연사했기 때문이다.

UN은 실효성 있는 대북제재 발동을 꺼리기 때문에 미국은 독자적인 대북제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미국 내에서 거론되고 있다.

2005년 북한 돈줄을 조이며 타격을 줬던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처럼 북한과 거래하는 국제사회 은행, 기업들을 규제해 그들의 자산을 동결하거나 몰수하는 금융제재나 테러지원국에 북한을 재지정하거나 북한 영해 근처에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해상훈련을 실시하는 것 등이 대표적 예들이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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