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협력으로 성공한 '잘살아보세'
민관 협력으로 성공한 '잘살아보세'
  • 미래한국
  • 승인 2013.02.2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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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준 著, <한국의 새마을운동>
 

박정희 대통령의 업적을 얘기할 때 경제발전을 달성한 것을 우선으로 꼽는다. 그중에서도 5천년 가난의 역사를 탈피하지 못했던 농촌이 절대 기아에서 해방되고 괄목한 생활 향상을 이루는 데 기여했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그가 시작한 1970년대 새마을운동이 큰 역할을 했다. 새마을운동은 지금도 많은 발전도상국가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우선순위가 가장 높은 국가발전전략으로 평가된다.

노화준 서울대 행정대학원 명예교수는 ‘40여년전의 새마을운동이 오늘의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문제의식에서 새마을운동을 이론으로 정립했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길을 사회경제적 환경이 더 나빴던 1970년대 상황에서 새마을운동이 어떻게 사회적 가치를 창발(創發)했는가를 연구함으로써 해답을 찾으려 하고 있다.

저자는 트리플 헬릭스(triple helix) 모형에 의해 최고정책결정자와 보좌관들, 정부조직의 새마을 관련 공무원들, 새마을운동 현장의 새마을지도자들을 포함한 농촌마을주민 등 세 주체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면서 1970년대 농촌사회의 변혁을 이뤘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새마을운동을 가난을 극복하기 위한 목적지향적 운동이면서 자발적 지역공동체의 잘살고자 하는 혁신운동이라는 관점으로 본다. 최고정책결정자의 생성적 리더십, 정부의 전략적 활동과 지원, 지역공동체의 주체적.자발적 활동의 조화와 상승작용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운동은 1970년대에는 정부주도하에 정부조직과 민간인 새마을지도자 집단간의 유기적인 협조로 이뤄졌고 1980년대에는 민간주도로 운용되고 있다.

새마을운동은 1968년 8월 3일 경남수해지역을 시찰하기 위해 가던 박정희 대통령이 경북 청도군의 마을안길과 제방 복구 작업을 목격하고 가던 길을 멈추고 마을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협동봉사하는 내용을 들은 데서 착안됐다고 한다.

이후 1970년 4월 22일 박정희 대통령이 ‘새마을가꾸기운동’을 제창함으로써 시작됐고 1970년 겨울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됐다.

제2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이 1967년부터 1971년까지 마무리되면 어느 정도 경제적 토대는 마련될 것으로 생각했으나 국가발전을 하려면 무엇보다 국민들의 생활태도와 정신운동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에 제창된 것이다. 따라서 새마을운동은 물질적인 생활 향상이라기 보다는 잘 살아보겠다는 의식개혁운동이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고 하겠다.

저자는 새마을운동을 4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점화단계에서 정부가 새마을가꾸기 10대사업을 제안해 전국 3만3,267개 마을에 균등하게 시멘트 335포대씩을 무상으로 주고 주민숙원사업 위주의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다.

기반조성단계에서는 우수마을 우선지원이라는 새마을운동의 중요한 추진원리를 도입해 열심히 단합해서 잘 되는 1만6,600개 마을에 시멘트 500포대와 철근 1톤씩을 차등 지원했다.

확산단계에서는 농촌소득이 괄목하게 증가했고 이를 기반으로 직장.공장.학교 등과 사회지도층까지 참여하는 도시 새마을운동으로까지 확산시켜 범국민운동으로 발전시켰다.

심화단계에서는 농촌이 본격적으로 근대화의 길에 들어서 한차원 높은 운동을 전개하게 됐다. 도시에서는 의식질서, 행동질서, 환경질서의 3대 질서운동을 중점적으로 전개했고 공장 새마을운동이 본격화되면서 생산성 향상과 품질관리개선에 주력했다.

새마을운동을 통해 농촌마을 주민들이 배운 가장 귀중한 경험은 새로운 마을을 구성해 나갈 계획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그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찾아 해결하기 위한 목적을 설정하는 등 마을에서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들을 결정하고 자원을 배분하는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새마을운동은 한국적 상황, 한국농촌사회의 변혁과 발전의 니즈, 그리고 최고정책결정자의 국정철학에 의해 추진됐다며 새마을운동을 도입하려는 나라들은 각국의 특성 있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 전략을 마련해야 성공적인 국민운동이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강시영 기자 ksiyeong@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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