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의 한 마디가 한국을 살렸다!"
"트루먼의 한 마디가 한국을 살렸다!"
  • 이원우
  • 승인 2013.05.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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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트루먼과 스탈린의 한반도 게임 秘史>
조갑제 著, 조갑제닷컴 刊, 2013

6·25에 대해서 최근의 한국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학자가 있다면 브루스 커밍스(Bruce Cumings)일 것이다. 그의 해석에 동의하건 아니건 커밍스의 수정주의적 해석은 한국 사회에 큰 상흔을 남겼다.

‘에치슨 라인’을 모르면 6·25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급기야 6·25가 북침인지 남침인지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는 일군의 정치세력이 국회에 입성하기까지 했다.

정작 커밍스 식의 주장은 소련 붕괴와 함께 논파된 지 오래다. 비밀문서가 공개되면서 명백한 남침의 증거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개최한 제23회 시장경제대상에서 특별상을 수상한 캐스린 웨더스비(Kathryn Weathersby) 교수는 反커밍스 기조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대표적 학자다. 그녀는 “북한이 전쟁을 일으켰다는 사실은 이미 자료로 증명된 일”이라며 안타까워했다.

휴전 60주년을 맞아 조갑제 기자가 펴낸 최근작 <트루먼과 스탈린의 한반도 게임 秘史>는 북한의 남침이라는 명백한 사실에서 한 걸음을 더 나아가 모든 것이 ‘스탈린의 계획’이었음을 강조한다.

6·25는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에서 격돌하게 함으로써 소련이 유럽으로 진출할 수 있게 만드는 포석이었다는 것이다. 인천상륙작전 이전부터 중공군의 개입을 예측했던 스탈린은 그런 의미에서 대(大)전략가였다.

이 책은 6·25 직후 UN군의 결성을 추진하는 안보리 회의장에 소련 대표가 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를 밝히고 있다는 점에서 ‘특종’이 수록된 책이기도 하다.

소련이 거부하기만 하면 유엔군은 한반도에 파병될 수 없고 미국이 한국 문제에 개입할 명분도 사라졌을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을 소련이 방관했던 것은 그동안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아 있었다.

조갑제 기자는 스탈린이 프라하 주재 소련대사에게 보낸 편지의 내용을 인용하며 스탈린이 의도적으로 미국을 한반도에 끌어들였다는 결론을 내린다.

결국 6·25는 스탈린이 촉발한 전략적 비극이었으며 김일성과 마오쩌둥은 책략에 놀아난 마리오네트일 뿐이었다는 사실이다. 6·25가 스탈린의 요구에 의해 촉발 및 지속됐다는 사실은 스탈린 사망 4개월 후 휴전협정이 곧바로 체결됐다는 사실로도 보완된다.

다만 스탈린이 예측하지 못했던 결정적인 변수가 하나 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이었던 해리 S. 트루먼의 인간성이다.

북한군의 남침 보고를 받은 트루먼은 그 자리에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개자식들을 막아야 합니다”라고 일갈했다. 이 한 마디로 설명되는 트루먼의 의협심이 결국 6·25와 한국의 미래를 바꿔놓았다는 게 이 책의 최종 결론이다.

“트루먼의 역사적 결단으로 한국인 5000만 명이 오늘 김정일 치하가 아니라 자유와 번영이 꽃피는 대한민국 땅에 살고 있다. (…) 김일성-스탈린-마오쩌둥에 맞서 싸운 두 나라의 지도자가 트루먼과 이승만이었다는 사실은 한민족의 행운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5월 7일 오바마 대통령과 첫 번째 한미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날은 마침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탄생일 하루 전이기도 하다. 영향력에 비해 그를 기억하는 한국인들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 책과 함께 한미관계의 역사와 미래를 점쳐보는 것은 대단히 흥미로운 선택이 될 것이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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