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좌파 강성노조가 힘 못쓰는 이유
美 좌파 강성노조가 힘 못쓰는 이유
  • 미래한국
  • 승인 2013.05.16 16: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US Unions, Not a Radical Force, Suffer Badly Amid Globalization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前뉴욕타임스 특파원)
미국 노동운동은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 당시 최고조에 달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1932년 처음 당선됐을 때 역시 최고조였던 경제 공황이 주된 원인이었다.

노동운동은 2차 세계대전 전후와 한국전쟁 기간 중 미국 경제가 반등하고 확장하면서 활력을 되찾았다. 공장은 잘 돌아갔다. 1955년 미국노동총연맹(American Federation of Labor)과 산업별조합회의(Congress of Industrial Organization)의 통합으로 미국에는 세계 최대의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초기에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는 노동자들의 적정임금과 연금을 위해 효과적으로 싸웠다.

노동운동의 과격화는 19세기와 20세기 산업혁명 시대 노동자들이 벌인 시위에서 종종 나타났다. 1886년 시카코 헤이마켓 광장에서 벌어진 폭동에서 8명의 경찰이 살해당했고 4명의 무정부주의자들은 교수형을 당했다.

당시 핵심 이슈는 하루 8시간 근무하는 것이었다. 노동운동의 과격화는 민주당과 급진 정당 후보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지속됐다. 존 루이스가 이끌던 산업별조합회의(CIO)는 석탄 광부들을 위해 싸웠고 해리 브리지가 이끌던 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International Longshore and Warehouse Union)은 부두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해 투쟁했다.

두 곳 모두 공산주의자들이 침투했고 그들의 영향을 받아 이들은 미국의 2차 세계대전 참전을 초기에 반대했다.

반공(反共)정책 지지, 세계화로 약화

하지만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대통령은 노조의 지지를 얻어냈고 노조를 자신의 정치적 동맹으로 만들었다. 그는 1935년 전국노조관계법과 최저임금을 최초로 보장한 1938년 공정노동기준법을 성심을 다해 지지했다.

이런 배경으로 미국에서 노동운동은 과격화되거나 좌파세력화되지 않았다. 한국의 전국민주노동총연맹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달리 미국 노조 지도자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에서 미국의 반공정책을 지지하고 소련 주도의 공산주의에 반대하는 등 보수적이다.

미국 노조의 힘은 최근 급강하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조직화된 노조가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제조업자들이 제품을 국내외 시장에 내놓는 것을 막는다고 봤다.

동시에 노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자유무역협정을 막지 못했다. 노조 지도자들은 FTA가 미국 시장에 불공정한 경쟁을 유발시킨다고 말한다. 미국 노동자들보다 훨씬 적은 임금을 받는 외국의 노동자들이 만든 값싼 제품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민개혁에 대해서는 미국 노동자들과 동일한 일자리를 두고 경쟁할 수천 명의 이민자들을 위해 법적인 보호를 제공하는 등 양면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

세계화 현상은 미국 노조가 기울어져 가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다. 자유무역협정이 없다고 해도 세계화되면서 많은 외국의 제품들이 미국에 들어오고 있고 동시에 미국 기업들은 제품 생산을 외국에 맡기고 있다.

신발에서부터 전자제품 등 모든 것이 미국 밖에서 만들어진 것 같다. 미국 브랜드의 컴퓨터도 그 부품은 한국, 대만,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서 온 것들이다. 셔츠와 모자는 남아메리카나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항공기 티켓 예약이나 물건 주문 혹은 융자금을 갚기 위해 항공사, 백화점 및 융자회사에 전화를 하면 인도나 필리핀에 있는 사람과 연결될 것이다.

미국 노동계의 문제점들을 보여주는 증거는 버려진 공장들이다. 한때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날렸던 제품들을 생산했던 미국의 산업도시들에 멈춰서 있는 공장들을 보라.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수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이 지역은 ‘녹슨 지역(rust belt)’으로 불리고 있다.

오래된 벽돌 건물 뒤에 있는 녹이 슨 기계들을 의미하는 말이다. 한때 철강제조업을 장악했던 오하이오 영스타운에 가보면 사람도 다니지 않는 황량한 거리에 버려진 공장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것을 볼 수 있다. 자동차산업의 역사적 중심지인 미시간 지역에서는 외국과의 경쟁으로 자동차 생산단지들이 문을 닫고 있다.

새 노조 ‘Change to Win’ 패배 예감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의 영향력이 감소하면서 이탈그룹이 나타나고 있다. 강력한 트럭운전사, 농장노동자, 서비스업계 종사자 등 일부 그룹이 AFL-CIO를 나와 ‘Change to Win’이라는 새로운 연합체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연합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앤드류 스턴(Stern) 미국서비스노조 회장은 노동자들과 회사 경영진이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노조 지도자들이 노동자들과 전혀 상관이 없는 좌파정책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말은 들리지 않는다.

이런 분위기에서 가장 효과적인 노조는 공무원들인 것 같다. 왜냐하면 적어도 이들은 자기 일자리가 해외로 나갈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