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해독주스"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해독주스"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5.23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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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23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8위 -

- 다이어트가 선(善)이라면, 살은 곧 독(毒)인 시대다.

- 2011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KBS <개그콘서트>에서 방송된 ‘헬스걸’은 개그라기보다는 하나의 ‘자기계발 프로젝트’였다. 102kg의 권미진과 86.5kg의 이희경은 각각 19주 만에 각각 32kg, 43kg 감량에 성공하며 목표를 달성했다.

-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살을 뺌과 동시에 개그맨으로서의 위상이 다소 불확실(?)해졌다는 아이러니가 뒤따랐지만, 두 사람은 다이어트의 아이콘으로서 많은 여성들의 ‘좋은 예’가 되는 데 성공했다.

- 23일 오후 2시 ‘해독주스’가 화제가 된 이유 역시 권미진의 증언 때문이었다. 22일 방송된 KBS <비타민>에 출연한 권미진은 다이어트 비법으로 ‘해독주스’를 꼽았다. 양배추, 브로콜리, 당근, 토마토 등을 삶아 생수와 매실액을 첨가해 죽처럼 만들며 이때 사과, 바나나, 귤, 사과 등은 삶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녀는 말했다.

- 함께 출연한 이기호 교수 역시 “미국 암센터에서 개발한 해독 주스는 환경 호르몬에 의한 세포 파괴 등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다”고 거들었다. 하지만 같은 미국에서도 해독(解毒)의 다른 이름인 디톡스(detox) 다이어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공존한다.

- 하버드 의대의 한 연구팀은 디톡스 요법에 대한 회의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심리적인 만족감에 따른 위약(placebo) 효과가 있을 뿐 실제로 독소가 빠져나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인체는 스스로 유해물질과 독소를 정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따로 해독을 하는 것이 건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권미진은 해독주스에 대해 “식사 전에 먹으면 포만감이 들어서 식사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이어트에 성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독주스의 효능이 성분보다 ‘타이밍’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이희경 역시 2012년 한 토크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다시 살이 찌면 위약금을 물어줘야 한다는 긴장감이 체중을 유지하게 만든다”고 농담을 했던 적이 있다. ‘모든 것은 의지의 문제’라는 말의 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

- “요즘 돈 벌어서 제가 뭘 하나 살펴보니까 월급의 반은 미친 듯이 먹는 데 쓰고, 나머지 반은 미친 듯이 다이어트 하는 데 쓰더라구요. 저 미친 거 맞죠?” (백영옥, <실연당한 사람들을 위한 일곱시 조찬 모임> 中)

- 베스트셀러가 된 <Rip It Up>이라는 책에서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은 다이어트에 대한 특이한 견해를 제시한다. 그에 의하면 살을 빼야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날씬한 사람처럼 행동’하는 것이다.

- 마치 조각 케이크를 싫어하는 것처럼 테이블 저편으로 밀어내는 작은 행동마저도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그는 해독주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과학과 비(非) 과학의 가운데 어디쯤에서, 다이어트의 새로운 복음을 찾기 위해, 대한민국은 ‘해독주스’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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