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닉 부이치치"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닉 부이치치"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6.18 14: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3년 6월 18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2위 -

- 화요일 오후 2시의 검색창은 종종 전날 밤 방송된 SBS <힐링캠프>의 영향을 받는다. 오늘도 그렇다. 다만 그 울림의 깊이는 다르다. 17일의 게스트는 닉 부이치치(Nick Vujicic)였다.

- 1982년 호주에서 태어난 그는 출생 당시 팔과 다리 없이 아주 작은 왼쪽 발만을 가지고 있었다. 병명은 해표지증. 생후 4개월까지는 간호사 출신의 어머니조차 외면을 했다. 부이치치는 8세부터 삶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신에 대한 분노, 그리고 사람에 대한 절망이 그의 유년시절을 규정하는 키워드였다.

- 하지만 그의 인생의 반전(反轉) 또한 신을 통해서 왔다. 그의 변화를 설명하는 데 종교를 빼놓을 도리는 없다. 그는 기도와 묵상을 통해 자신의 사명을 깨닫고 삶에 대한 자세를 쇄신했다.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강사가 되기로 결심한 것이다. 그는 현재 비영리단체 ‘사지 없는 삶(Life Without Limbs)’의 대표이기도 하다.

- 사지가 없는 행복을 전하는 강사로서 강단에 선 그의 모습은 기묘하게도 역동적이다. 자신의 왼쪽 발을 가리키면서 “제게는 닭다리 같은 드럼채가 있어요.”라고 말한다. 그리곤 우스꽝스럽게 몸을 흔들다 일부러 넘어진다.

- 그는 드러누운 상태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기력함을 고백한다. 그리고는 끝끝내 끙끙대며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것은 메타포다.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났던 그의 인생의 재현이다. 일어서기를 마친 그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또 다시 시도한다면 끝이 아니”라고 말한다. 살면서 백 번도 더 들었을 말이지만 그가 말하기에 울림이 다르다. 청중은 이미 눈물을 흘리는 사람과 눈물을 닦는 사람으로 양분돼 있다.

- 무조건 “괜찮다”, “행복하다”고만 말하지 않는 게 그의 매력이다. 놀랍게도 그는 아직도 팔과 다리를 갖기를 기도한다. “그러나 주시지 않는다고 해서 크게 실망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에요. (신께서) 듣든 아니든 나는 아직도 기적을 믿습니다. 괜찮아요. 신은 나에게 참으로 위대한 사명을 주셨습니다. 내 이야기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예요. 나는 아직도 기적을 믿습니다.”

- 그는 없음으로 있음을 증명했다. <힐링캠프>의 시청률은 전주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어제 SBS는 시청률 6.8%로 전부 설명될 수 없는 메시지를 송출했다. 부이치치의 삶은 통일된 한국에 어떻게 적용되어야 할까. 종교의 참된 역할은 무엇이어야 할까. 그는 자신의 온 삶으로 질문을 던졌고, 이제는 대답할 차례다. 대한민국은 “닉 부이치치”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