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한국정부를 왜 깔보나
북한은 한국정부를 왜 깔보나
  • 미래한국
  • 승인 2013.06.27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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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일의 북한이야기


지난 12, 13일 양일간 서울에서 예정됐던 남북 당국회담이 북한의 억지 주장으로 인해 무산됐다.

북한이 우리 측 수석대표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을 요구하는 데 대해 우리 정부는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을 수석대표로 보낼 것을 제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통일부 실장급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회담 수석대표로 내보내겠다고 했다. 이에 우리가 차관급을 수석대표로 보낸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북한은 11일 오후 통일부 장관이 나오지 않으면 참가할 수 없다는 통지를 보내 2년4개월 만에 열리려던 남북 당국회담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번 회담 무산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북한이 그동안 해온 상투적인 비상식적 행동을 문제삼지 않고 한국 정부가 남북 장관급회담 때마다 수석대표로 북한보다 격이 높은 통일부 장관을 선정했기 때문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는 북한은 내각 참사를 수석대표로 내보냈다. 북한의 내각 참사는 우리의 통일부로 치면 차관급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전보다 격이 더 낮은 조평통 국장(통일부 실장급)을 수석대표로 보내겠다고 억지를 부린 것이다.

이번 회담을 위해 실무를 총괄했던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노동당중앙위원회 산하 통일전선부 소속의 대남문제 총괄 기구이다. 조평통 산하에는 많은 대남문제 관장 부서가 있다.

조평통이 소속된 노동당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수장이 다름 아닌 김양건 대남비서이다. 북한의 행정총괄기구인 내각에는 정작 대남문제를 관장하는 우리 통일부와 같은 행정부처가 없다.

오직 북한에서 대남문제는 노동당중앙위원회 산하 통일전선부가 담당한다. 따라서 북한에서 대남문제를 총괄하는 책임 있는 당국자는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비서가 맞다.

그런데도 북한은 노동당중앙위원회는 명목상 행정기구가 아니라며 행정실무부서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를 내세우고 수석대표도 김양건 대남비서가 아닌 조평통 서기국 국장으로 한다는 것이다.

그들 말대로 한다고 해도 조평통에 부위원장들이 있기 때문에 적어도 조평통 부위원장 정도라도 수석대표로 나와야 했다. 하지만 북한은 조평통 부위원장보다 격이 낮은 국장급을 수석대표로 내세운 것을 보면 진정한 대화 의도가 있지 않고 남북 당국회담의 격을 낮춰 6·15나 7·4공동선언 기념 남북 공동행사나 치르려 한 의도로밖에 달리 해석할 수 없다.

그렇다면 미국과 중국, 유럽 국가에는 최고의 격을 높여 고분고분한 북한이 왜 한국 정부만 깔보는 것일까? 자신들이 저지른 온갖 불법행위에 대해 국제사회가 한목소리로 규탄하고 유엔제재가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형제 국가로 여겼던 중국마저 등을 돌리니 화풀이를 한국에 해보겠다는 심보이다.

하지만 더 이상 북한의 억지가 먹히는 시대가 아니다. 북한의 김정은 정권과 그 추종자들은 시대의 흐름을 잘 알아야 한다. 북한에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곳은 한국 정부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하루속히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박광일 세이브엔케이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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