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의 재도약은 가능할까
과천의 재도약은 가능할까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3.06.28 2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가격 회복세 … 실거주 가치 높아


서울 서초구에서 남태령 고개를 넘어 남쪽으로 내려가면 인구 7만여명 규모의 계획도시가 나온다. 정부청사가 입주한 행정의 중심지, 경기 과천시다.

과천은 조선 초기까지는 ‘해가 돋는 곳’이라는 의미의 동사힐 또는 율목(栗木)이라 불리다가 조선 태종 13년(1413)부터 과천이라고 지칭됐다. 이어 일제강점기 때 경기 시흥군으로 흡수된 뒤 1982년 정부청사가 들어서도 4년이 지난 1986년에 과천시로 승격된 바 있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0년대 중반까지 과천은 부촌의 대명사였다. 당시 과천 아파트들의 3.3㎡당 평균 시세는 4천만원에 육박하며 강남을 능가하기도 했다. 물론 이 같은 시세는 과천의 주를 이루고 있는 주공아파트들이 대지지분이 높은 저층 아파트들이었기에 가능했지만, 부촌으로서 과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엔 충분했다.

‘부동산 침체’ 직격탄 맞아

2008년 이후 부동산 거품이 소멸하면서 과천은 수도권에서도 가장 급격한 시세 하락을 감수해야 했다. 현재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과천 별양동 주공6단지의 3.3㎡당 시세는 약 3천만원에 불과하다.

과천지역 부동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다. 그러나 기술적인 요인들도 배제할 수 없다. 과천은 1980년대부터 정부 부처들이 위치한 계획도시로 개발되면서 공무원들이 대거 거주한다는 특징을 가진 도시였다.

그러나 과천 인구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공무원들은 이제 과천을 떠나야 하는 입장이다. 세종시 건설을 통해 정부 부처들이 대거 이전하기 때문이다. 자족도시로서 출범한 과천의 프리미엄은 상당부분 사라질 수 밖에 없다.

4·1 대책 이후 회복세 확인

이명박 정부에서 과천에 건설하기로 계획을 정한 보금자리 주택 또한 이 지역 아파트 가격에 큰 타격을 준 외부 요인이었다.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분양 물량이 쏟아진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특히 자족도시인 과천엔 대지지분이 많은 주공아파트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위에서 언급한 여러 이유로 인해 과천의 프리미엄이 사라지면서 재건축 예정인 이들 주공아파트들의 가치 또한 급격히 하락했다. 일반분양을 통한 건축비 절감이 수월하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천지역 아파트 가격은 정부가 내놓은 4.1 부동산대책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한 모습이다. KB부동산알리지에 따르면 대책 발표 직후인 지난 4월말 과천 집값은 0.5% 상승, 전국 집값 상승률 최상위권을 차지했다. 지난 2011년 -7.3%, 2012년 -10.9%로 2년 연속 전국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인 주공2단지 59㎡의 호가는 6억원 선으로 호가가 5000만원 이상 상승했다. 신축 아파트인 래미안슈르 110㎡도 대책발표 이전에는 6억6000만원 선이었으나 현재는 7억원에 매물이 나온다.

주춤했던 재건축 사업도 다시 재개될 조짐이다. 2차례 유찰됐던 과천주공2단지 시공권 입찰에 SK건설·롯데건설 컨소시엄과 현대산업개발·한라건설 컨소시엄이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강남 대체재로 실거주 가치 높아

세종시 건설로 인한 후폭풍도 진화되는 추세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부처로 손꼽히는 미래부가 과천청사에 터를 잡은 데 이어 연내 방송통신위원회 등 14개 정부기관이 이주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4.1 대책에서 보금자리의 일반분양을 최소화시키겠다는 방침이 나오면서 ‘물량 폭탄’에 대한 우려도 줄어들고 있다.

과천은 면적 35.86㎢ 중 85.5%가 개발제한구역이고 관악산·청계산·우면산에 둘러싸여 있어 맑은 공기와 수려한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수도권 타 지역에 비해 낮은 용적률 또한 과천의 장점이다.

서울 강남권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도 과천은 나쁘지 않은 주거지다. 대중교통을 통한 서울 접근성 또한 탁월하기 때문이다. 지하철 4호선을 통해 사당역까지 20분 내로 도착할 수 있다.

풍부한 광역버스 및 계획도시다운 넓은 도로도 과천의 강점이다. 추후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투자가 아닌 실거주를 원하는 수요자들에겐 매력적인 지역이다.

현재 과천시는 3가지 역점 사업을 추진 중이다. 첫째는 융·복합 지식기반산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방면의 능력을 창조할 수 있는 지식정보타운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어 복합쇼핑몰 및 호텔 등과 과천서울대공원, 과천경마장 등 주변 문화관광시설을 연계해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복합문화관광단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원시설 및 공공시설이 들어서는 화훼종합센터는 고용 증가와 세수 확대 효과를 기대하며 과천시가 이끄는 중점 사업이다. 현재 각각의 사업들이 2018년까지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