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대웅홀딩스"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대웅홀딩스"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7.29 1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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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29일 오후 2시 00분
 

- 포털사이트 NAVER 1위 -

- ‘딸기찹쌀떡’ 논란의 주요 당사자는 총 셋이다.

- 첫 번째는 김 씨다. 영화 스태프 출신인 김 씨가 처음으로 딸기찹쌀떡 사업을 구상한 것은 2009년 10월 오사카에서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20년째 딸기모치를 팔고 있던 다카다 쿠니오 씨에게 삼고초려 끝에 비법을 전수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 한국으로 돌아와 점포를 알아보던 김 씨는 역시 딸기찹쌀떡을 팔고 있는 명동의 분식집 ‘별별스낵’의 안 씨를 만났다.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난 때는 2013년 4월. 안 씨는 이 사건의 두 번째 당사자다.

- 둘은 이전까지 면식이 없는 사이였으나 두 달 만에 명동에서 동업을 결정했다. 여러 메뉴 중 딸기찹쌀떡을 취급했던 별별스낵이 딸기찹쌀떡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이찌고야’로 바뀐 것이다. 이 점포에 대하여 안 씨와 김 씨는 각각 5,500만원과 4,500만원씩을 투자했고 지분은 안 씨 51%, 김 씨 49%로 계약했다. 또한 점포의 운영은 김 씨의 책임 하에 운영하며 안 씨는 이에 최대한 협조하기로 계약했다(계약서 5조).

- 6월 3일 개업과 동시에 이찌고야의 딸기찹쌀떡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100% 손수 만드는 딸기찹쌀떡이 하루 2회(오후 12시/6시) 판매될 때마다 3-40분 안에 완판 되었다는 것이 김 씨의 말이다. 이 기세로 개업 1주일만인 6월 10일, 김 씨는 ‘대한민국 청년 달인’이라는 이름으로 SBS <생활의 달인> 384회 방송에 출연했다. 방송 이후 매출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이 프로그램 출연이 사달의 시작이었다.

- 방송 8일 후인 6월 18일, 안 씨는 김 씨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김 씨가 매출 및 인테리어 사항 등에 있어서 보고를 누락했고 정해진 영업시간에만 운영해 손해를 끼쳤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에 억울함을 느낀 김 씨는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 이 글에서 김 씨는 “(알고 보니)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고 있는 대기업과 공동으로 체인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하며 그들에 의해 협박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또한 이 글에서 김 씨는 대웅홀딩스와 이찌고야(안 씨)가 프랜차이즈 협약을 맺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다수 링크시켰다. 김 씨의 사연은 28일 MBC <시사매거진 2580>을 통해 보도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 대웅홀딩스가 안 씨와 ‘프랜차이즈 컨설팅 및 지원’ 계약을 맺은 것은 사실이다. <생활의 달인>이 방송된 바로 그 날이다. 하지만 김 씨가 말한 대로 대웅홀딩스가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고 있는 대기업’인지는 의문이다. 대웅홀딩스는 2010년 시작된 회사로 (주)대웅, 대웅제약 등의 회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 프랜차이즈 사업 계약에는 대웅홀딩스 말고 다른 기업인들도 관여했다. (주)스마트&소셜의 이 대표와 펀딩 전문기업인 박 대표 등이다. 이 중에서 박 대표는 안 씨와 친구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김 씨와 개인적으로 만났을 가능성이 높다. (김씨 측은 박 대표에게 직접 받은 것이라며 명함을 인터넷에 공개한 바 있으며 MBC 방송 역시 박 씨의 협박성 발언을 주로 다뤘다.)

- 계약 관계자가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의 십자포화는 대웅홀딩스에만 집중되고 있다. 권용순 대웅홀딩스 대표가 “‘이찌고야’ 브랜드와 업무 관련 컨설팅 계약만 체결하였으며 그 외의 관련 사업은 검토조차 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지만 비난이 계속돼 회사 홈페이지는 현재 접속 불가 상태다.

- 이 사건은 급속한 성공이 불러온 갈등이자, 서로 잘 알지 못하는 두 사람이 너무 빠른 속도로 동업에 돌입한 탓에 불거진 오해의 폭발로 보인다. 하지만 이미 프레임이 甲乙문제로 만들어져 버린 탓에 관계자 중 ‘가장 강자(强者)인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이 십자포화를 맞는 기이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 사건은 결국 법원까지 갈 전망이고, 모든 가능성은 아직 열려있다. 하지만 이미 뜨거운 감정을 쏟아내고 있는 한국인들에게 이 사건을 끝까지 지켜볼 에너지가 과연 남아있을까? 대한민국은 ‘대웅홀딩스’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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