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뽀뽀뽀"를 검색했다
[미래한국 2PM] 대한민국은 "뽀뽀뽀"를 검색했다
  • 이원우
  • 승인 2013.08.05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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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8월 5일 오후 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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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노래를 부를 시간이다. “헤어질 때 또 만나요 뽀뽀뽀.”

- 1981년 5월 25일 시작돼 32년간 유아교육 프로그램의 대명사 역할을 했던 MBC <뽀뽀뽀>가 8월 7일 7,754회를 끝으로 폐지된다는 소식이다.

- MBC 측은 “현행 유아교육 프로그램이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할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폐지 이유를 밝혔다. 후속 프로그램은 8월 12일부터 방송되는 <똑?똑! 키즈스쿨>(가제)로, TV를 통해 누구나 영재교육을 받게 한다는 취지의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 ‘뽀뽀뽀’ 폐지를 안타까워하는 건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다. ‘뽀뽀뽀’가 전성기를 누렸던 80년대에 유아기를 보낸 사람들이다. ‘국민 주제가’로 불려도 손색없을 ‘뽀뽀뽀’의 오프닝 음악을 따라 부르며 자랐던 꼬마들이 이젠 그 나이 또래의 아이를 가진 부모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듣게 된 폐지 소식이 전통(傳統)의 끝을 암시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 ‘뽀뽀뽀’와의 이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93년에도 한 차례 축소 방영된 적이 있다. 시청률 하락으로 인한 주 1회 ‘토요일 50분 편성’ 개편이었다. 그러자 MBC 본사 앞에는 서울YMCA를 위시한 ‘시청자 시위대’가 등장해 “뽀뽀뽀 부활”을 적극 주장하는 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결국 MBC는 3주 만에 프로그램 편성을 종전대로 돌려놓았다. 

- 20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SNS의 많은 사람들이 ‘뽀뽀뽀’ 폐지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지만 1993년의 기세가 재현될지는 의문이다. 숫자는 많지 않더라도 ‘마니아’들이 존재했던 20년 전과는 달리 2007년부터 <뽀뽀뽀 아이 조아>라는 프로그램으로 방영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은 양적‧질적 측면에서 모두 현저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 작년 8월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지상파 3사의 어린이 TV 프로그램 시청률 변화 및 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지상파 3사의 어린이 프로그램 시청률은 연평균 0.673%이었다. 2000년에만 해도 7.076%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90% 이상 하락한 결과다. 대신 아이들의 시선은 KBS <개그콘서트>, SBS <일요일이 좋다>, 드라마 <내 딸 서영이> 등으로 향해 있었다.

- ‘뽀뽀뽀’가 폐지되고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기획 중이라는 보도에 대해 많은 이들은 씁쓸한 심사를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씁쓸한 것은 ‘뽀뽀뽀’의 시청률이다. 아이들을 위한 ‘뽀뽀뽀’는 사실상 이미 존재하지 않는 상태였던 것이다. 어른들을 위한 추억의 아이콘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대한민국은 ‘뽀뽀뽀’를 검색했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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