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지도자들의 위선
정치지도자들의 위선
  • 미래한국
  • 승인 2013.08.09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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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보는 눈] 이종윤 상임고문‧한국기독교학술원장


위선자는 머리 좋은 사람인가?

우리 사회에서 속이 빈 깡통 같은 사람이 애국심이 강하고 정의감이 투철한 진실된 지도자처럼 포장돼 고위 공직자 행세를 하다가 쇠고랑을 찼다는 서글픈 뉴스를 본 적이 있다.

그런 사기꾼을 세인들은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 한다. 임기웅변의 재주가 뛰어나고 눈가림에 명수가 돼 남의 눈을 흐리게 해서 세인으로부터 자신의 영달을 찬탈한 정치 사기꾼이다. 당장은 출세가도를 달리는 사람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그런 자는 결국 사회와 자신에게 엄청난 손해를 입히는 경우가 많다.

눈앞의 이익에만 관심을 쏟거나 일의 결과를 미리 내다 볼 줄도 모르는 이는 쇠고랑을 차거나 패가망신하는 머리가 나쁜 사람들이다.

성실과 정직한 사람이 인정 받는 사회

건강한 사회에서는 성실하게 자기 일을 하고 정직하게 사는 사람이 인정을 받는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는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돈을 벌고 사회적 지위에 오른 사람을 성공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고 그를 부러워하게 된다면 젊은이들이 자기도 그런 방법으로 출세해 보겠다는 유혹을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될 경우 우리 모두는 그런 강도떼를 만드는 데 일조를 하고 있는 셈이 될 것이다.

상전에게 아부하거나 국민에게 아첨하며 국회의원 공천을 받을 때와 당선 후 정강이 돌변하고 부정직한 방법으로 세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사람은 대낮에 칼 들고 돈 뺏는 강도와 오십보 백보일 것이고, 그런 사람을 존경하고 부러워하는 사람은 강도를 부러워하는 사람과 무엇이 다른가?

‘오직 너희 말은 옳다 옳다 아니라 아니라 하라 이에서 지나는 것은 악으로부터 나느니라’고 예수님은 가르치셨다. 기회주의자가 되지 말고 옳은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옳다 하고 아닌 것은 아니라 할 수 있는 진실하고 정직한 말과 행동을 하라는 것이다. 하나님도 백성들도 그런 지도자를 그리워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을 진단해 보면 그 밑바닥에 위선의 뿌리가 깊이 심겨져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어느 정도의 위선이 있다. 마음 속에 있는 그대로를 노출 시킨다면 다른 사람과의 교제는 거의 불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성직자나 교육자들은 위선적이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인데도 가장 위선적이 될 유혹을 많이 받는다. 정치인들이나 비즈니스 하는 이들의 위선은 그들 삶에서 보편화돼 있다. 그래서 니버라는 미국의 신학자는 하나님께서 정치인들을 심판하시는 자(尺)막대기는 따로 만드셔야 할 것이라는 비아냥거리는 말을 했다.

위선자는 망한다

그들의 위선은 항상 국가와 국민의 안녕과 복지를 위해서 불가피한 것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기 때문이다. 체면과 명분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위선은 더 심화되고 있다.

특권층에 속한 이들은 항상 자신들이 누리는 특권이 부당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주장해야 하기 때문에 심한 위선자가 된다. 자신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노력했고 사회를 위해서 더 많은 희생을 치렀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더욱 큰 위선자가 된다.

백만원을 받는 근로자에 비해 자신의 천만원 수입은 나라를 위해 감당해야 할 책임과 위험부담, 정신적 압박과 긴장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며 그 백만원도 자기 같은 지도자가 있기에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라도 사회도 자기 같은 지도자의 도덕성과 노력 때문에 유지된다고 거짓된 착각을 하고 있다.

그러나 위선은 다른 거짓과 같이 자살 지향적이다. 위선의 도가 지나치면 그 정체가 밝혀지고 그 효과는 없어진다. 위선에 더 이상 속지 않는 훈련을 위선자들로부터 우리는 이미 받았다. 지도자들의 위선이 냉소적 반응으로 나타나게 된다면 우리 사회는 큰 비극을 맞게 될 것이고 위선자는 스스로 망하게 될 것이다.

회칠한 무덤이라고 예수님으로부터 책망을 받은 위선자의 대명사인 바리새인들은 독사의 자식들로 불려졌다. 위선자는 사단의 자식이라 했으니 하나님 면전에서(Coram Deo) 아무리 위선자들이 득실거려도 궁극적으로는 정직이 승리한다는 우리의 이상과 신뢰는 잃지 말아야 하고 지도자들의 위선은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이종윤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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