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 숨바! 뜨리마까시 숨바!”
“헬로 숨바! 뜨리마까시 숨바!”
  • 미래한국
  • 승인 2013.08.2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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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단기선교를 다녀와서
 

Halo Sumba! (안녕 숨바!)

한국은 장마로 후덥지근한 여름 중턱을 달려가고 있을 때 인도네시아 숨바섬으로 단기 의료선교를 떠났다. 숨바섬은 인도네시아 소순다 열도에 딸린 섬으로 여행지로 유명한 ‘발리’에서 현지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가량 더 들어 가야 하는 작은 섬이다. 전기도 없고 심지어 휴대폰조차 터지지 않는 지역이다.

벌써 3번째 오륜교회 의료선교팀이 숨바섬 와잉아푸지역으로 떠나고 있다. 현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가 숨바섬에 처음 갔을 때 자동차조차 다닌 적 없어 돌을 치워가며 길을 내면서 다녀왔다. 이때 길이 처음 생겼다며 ‘코리안 로드’라고 불렀을 정도의 순수한 숨바 사람들이었다.

올해는 내과, 정형외과, 한방, 마취통증과 등 다양한 전문의들과 이미용팀과 통역하는 현지 대학생 친구들까지 약 60여명이 한 팀을 이뤘다.

숨바섬의 중심지 와잉아푸에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산속마을 겟세마네교회에서부터 서숨바의 사르밧교회, 사막 가운데 있는 와일루교회, 정령숭배 하는 엘샤다이교회까지 4개의 교회를 하루씩 이동하면서 낮에는 아픈 사람들을 진료하고, 저녁에는 준비해간 저녁식사와 드라마, 한국무용, 부채춤을 통해 함께 예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숨바섬 교회 여행

첫째날 겟세마네교회는 정말 산속 마을이다. 이곳에서 민박을 했는데 숨바섬의 집들은 그냥 나무를 얹은 형태로 우리나라 오두막과 비슷해 평상위에서 나란히 자면 된다.

그래서인지 새벽부터 닭과 돼지, 개들이 우리가 자는 밑을 자유롭게 지나다녔다. 맑은 공기와 서울에서 볼 수 없는 별이 이곳에서는 은하수까지 볼 수 있을 정도로 아주 밝게 빛난다.

 

겟세마네교회 근처 산속에는 약 2000명 주민이 몇 가구씩 떨어져 산다. 우리가 사역하는 진료를 받기 위해 2~3시간 정도 맨발로 걸어서 온다.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왔는지 알기에 우리의 진료는 대부분 밤늦게까지 진행됐다. 쌀이 없어 1년 내내 굶다시피 하는 주민들에게 따뜻한 저녁 한 끼 대접하는 것 또한 우리의 몫이었다.

둘째날 겟세마네교회를 떠나 엘샤다이교회에 도착했다. 외국인이 처음 마을을 찾아왔다며 환영식과 함께 우리를 반겨줬다. 그들은 우리가 무척이나 신기했던지 팔을 건드려보고 우리가 손을 흔들어주면 부끄러운지 숨기 바빴다.

마을 중심부 공터에는 아직도 닭의 목을 비틀어 제사를 지내는 돌무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전기가 없어 밤에는 도저히 다닐 수 없는 길과 교회였지만 올해는 설비팀에서 전기공사를 해줘 밤에도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됐다.

그들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이런 길을 어떻게 다니는지 내 눈에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우리를 신기해하며 졸졸 따라다니던 어린 친구들, 진료하는 모습이 새로웠던지 온종일 창문에 붙어 구경하던 학생들도 저녁에는 돼지 한 마리를 잡아 다 같이 나눠 먹을 정도로 우리와 친해졌다.

셋째날 사르밧교회는 서숨바에 있어 2시간 정도 평지를 달려 갔다. 오륜교회에서 후원해 세워진 3번째 교회이다.

저녁에 문화공연까지 다 마치고 나서 우리 팀 모두가 교회 사람들과 한사람씩 신의 축복을 빈다는 의미로 ‘뚜한 멈브르까티’라고 악수하며 배웅했다.

마지막으로 숨바섬의 중심지 와잉아푸에 있는 예수구주교회를 섬기게 됐다.

다른 지역보다 기독교인이 많은 숨바섬

2년 전 숨바에 처음 왔을 때 예수구주교회 앞은 공터였다. 올해 가보니 학교가 지어졌다. 이슬람을 비롯 다양한 종교의 친구들이 교복을 입고 운동장 조회를 하고 수업을 듣고 있었다. 준비해간 문화공연을 통해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처음 보는 아름다운 한복의 한국무용과 짧은 무언극의 드라마 공연을 보면서 학생들은 마음의 문이 많이 열렸고 우리에게 관심도 많았다.

산속마을보다 형편이 나은 이곳 친구들은 축구를 좋아한다고 한다. 베컴이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고 너도나도 베컴 머리스타일로 잘라달라고 미용팀에 몰렸다고 한다. 나중에 보니 남학생 전부가 베컴 머리를 하고 있어 우리는 크게 웃었다.

 

마지막 날 모든 사역을 마치고 돌아가기 전 숨바 왕가를 방문했다. 숨바섬은 고인돌로 유명한 섬이다. 그래서 왕가에 도착하면 왕들의 무덤 고인돌을 볼 수 있다. 2010년에 마지막 숨바왕이 죽고 나서 최근에 만들어진 고인돌부터 예전의 왕의 고인돌까지 고스란히 남아 있다.

감사하게도 최근에 왕이 크리스천이 되면서 가문이 기독교로 이어져오고 있고 현재 숨바 곳곳의 땅을 기증해 교회를 지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이 숨바섬은 인도네시아 인구 88%가 이슬람종교를 믿는 것과 달리 숨바섬 인구 37%가 크리스천이다. 숨바섬에는 이슬람보다 기독교가 먼저 전해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지금은 숨바섬 위에 숨바와섬이라는 대다수 이슬람교를 믿는 주민들이 숨바섬으로 돈을 들고 선교를 하러 온다고 한다. 앞으로 기독교를 잘 이어갈 수 있는 왕이 나오길 소망하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인도네시아에서도 작은 섬 숨바. 인도네시아 자국민들도 오지 않는데 자신의 마을에 와서 병도 고쳐주고 함께 예배드리는 것에 감격하는 정말 순수한 사람들. 너무나 풍족한 세상에 감사하지 못한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고 순수한 그들을 만날 수 있어 감사하다. 마치 그들과 함께 짧은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뜨리마까시! (감사합니다)

김민지 기자 futurek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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