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유 씨’할리우드
‘나우 유 씨’할리우드
  • 이원우
  • 승인 2013.08.30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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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 유 씨 미’ ‘잡스’, 한국영화 강세 속 흥행몰이 성공할까
 

“한국영화를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요즘의 극장가는 어떻게 보일까. ‘설국열차’ 안에서 ‘숨바꼭질’하다 ‘감기’에 걸린 한국영화들의 ‘더 테러 라이브’가 여전히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외국 영화들은 때 아닌 찬밥 신세다. 특히 중국 영화들이 그렇다. 왕가위 감독의 신작 <일대종사>는 중국에서 5천여 개 스크린을 확보했던 작품이다.

배우 송혜교가 출연해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지만 우리나라에선 ‘예술영화’로 둔갑해 소규모로 개봉했다. 개봉 15일 만에 10억 위안의 흥행 수익을 올린 희극배우 주성치의 신작 <서유항마편>은 아예 개봉도 못 하고 있다.

해외에서 잘 나가는 영화들이 힘을 못 쓸 정도로 네 편의 한국 영화가 관객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가 하면 반드시 그렇진 않다. 각각의 영화에 대한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린다. ‘설국열차’에 내포된 복잡한 상징을 분석하는 시도들이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지만 팬들만의 잔치다. 열차의 흥행질주도 잠시 유보된 상태다.

대체재 역할을 ‘더 테러 라이브’가 해내는 듯싶었지만 이번에는 테러범에게 대통령이 사과를 해야 한다는 영화의 정치적 관점이 불편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감기’는 한 술 더 떠서 전염병으로 생성된 영화의 긴장감을 민족주의적 선동(혹은 반미감정)으로 귀결 짓는다.

‘숨바꼭질’이 그나마 넷 중에선 탈이념적인 작품이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심리적 과장이 많아진다는 연출력의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네 편의 영화가 한국 영화의 현주소를 암시한다면 비약일까.

한국 영화의 춘추전국시대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영화로는 두 편 정도가 꼽힌다. 마술과 사기를 접목한 독특한 소재의 할리우드 영화 <나우 유 씨 미: 마술사기단>은 북미를 포함한 15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흥행 수익 2억7000만 달러를 돌파한 흥행작이다. 22일 개봉과 함께 한국에서도 예매율 1위를 기록했다(31.6%,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

29일 개봉하는 영화 ‘잡스’ 역시 기대작이다. 2년 전 사망한 스티브 잡스의 일생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20대 관객층에서 폭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애쉬튼 커처가 젊은 시절의 잡스와 꼭 빼닮은 외모로 분장해 화제가 됐다. 한편 애플의 공동 설립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이 영화에 대해 “잘못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8월 하순에 개봉하는 작품들은 관객의 지지를 얻어낼 경우 9월 중순의 추석시장까지 석권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게 된다. 스크린 쿼터와 같은 인위적인 제도가 아니라 망설임 없이 티켓을 끊고 입소문을 내는 관객들의 지지야말로 각각의 영화를 지켜주는 가장 든든한 ‘보호 장치’일 것이다.

이원우 기자 m_bishop@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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