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박당하는 이집트 기독교인들
핍박당하는 이집트 기독교인들
  • 미래한국
  • 승인 2013.09.0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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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acks on Christians In Egypt Show Dangers of Islamic Rule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이집트에서 자행되고 있는 기독교 교회와 학교에 대한 공격은 광신적 극단주의자들 가운데서 기독교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위험을 잘 보여준다.

이슬람 열성분자들은 중동 전역에서 기독교인들을 골라 보복·살해·파괴를 일삼고 있다. 축출된 무하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무슬림 형제단 회원들이 폭력적인 반(反)기독교 극단주의를 보이고 있는 것을 보면 이들을 동정하기가 참 어렵다.

이집트에서 이슬람 광신주의자들의 공격을 받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콥트교인들이다. 콥트교는 이슬람이 부상하기 훨씬 전인 10세기까지 이집트에서 압도적이었던 고대 신앙이다. 현재 이집트에서 콥트교인들은 전체 인구의 10%로 중동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 수이면서 동시에 이집트에서는 가장 큰 소수 그룹이다.

이들은 재산과 교육 수준이 이집트인 평균 이상으로 이집트 현대화에 심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런 점에서 콥트 기독교인들에 대한 이슬람 광신주의자들의 공격은 종교적 열정 못지않게 탐욕과 시기심이 주된 이유다.

콥트교人 박해가 주는 교훈

모든 기독교인들은 이집트에서 콥트 기독교인들의 겪는 비극을 잘 알아야 한다. 한국 역사에도 기독교가 한국의 주요 종교로 부상하기 전까지 초기 기독교 선교사들이 공격을 받고 처형을 당하거나 살해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한국에서 기독교가 부흥하면서 기독교인들(개신교 혹은 가톨릭이든)은 유명한 대학을 설립하고 문학과 음악 등 문화 활동 및 사업과 정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교회 지도자들 간, 혹은 교회 분파 간 다툼이 기독교계에 종종 있지만 한국인들은 전반적으로 다른 종교를 포용하는 성숙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불교 신도들은 극심하게 분열돼 있어 한국의 어떤 종교보다 땅과 건물 소유권을 두고 분쟁하며 내홍을 앓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기독교인과 불교도들이 서로 싸우고 있다는 말은 듣지 못한다.

그러나 한국인들은 그 어느 누구보다 종교적으로 불포용적일 수 있다. 김씨 왕조를 신흥 종교처럼 숭배하는 북한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북한에서 김일성과 김정일 동상은 단순한 기념비가 아니라 외국인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절을 해야 하고 헌화해야 하는 신전이다.

외국 여행객들에게 보이기 위해 평양에 있는 2, 3개의 교회를 꽉 메운 사람들과 달리 북한의 진짜 기독교인들은 감옥에 갇히고 고문을 당하고 있으며 종종 처형되기도 한다. 북한에서는 비밀리에 예배를 드리는 것은 고사하고 성경만 갖고 있어도 사형 당한다.

서방 언론들은 광신적 행동을 자행하는 이집트 시위대들에게 동정적이기 때문에 이들이 이집트 콥트 기독교인들을 공격하는 것을 매우 거북해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무슬림 형제단이 이끄는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이집트 군대가 총격을 가해 무고한 행인을 비롯해 수백 명의 시위 참가자들이 죽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구를 지지할지는 어려운 일이다. 무르시 대통령 혹은 무슬림 형제단을 축출한 군부 지도자들은 무슬림 형제단들이 교회를 공격하는 것 만큼 잔혹하기 때문이다.

군인들이 군중을 향해 총을 발포하는 것이 정당화될 만한 이유는 없다. 마찬가지로 종교적 광신론자들이 기회만 있으면 다른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파괴하고 죽일 만한 정당한 이유 역시 없다.

우리는 중동 전역에서 이런 종교적 불포용을 보고 있다. 이라크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교회가 불타고 교인들이 폭탄에 살해당하는 이라크에서 도망을 나와야 했다.

지금 이라크에 있는 대부분의 교회는 문을 닫았다. 시리아에서는 아사드 독재 정권에 대항한다는 이유로 서구의 많은 동정을 얻고 있는 반군세력들이 기독교 교회를 공격하고 파괴하고 있다.

오늘날 중동에서 기독교인들은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어디서도 안전하지 않다. 이스라엘은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하고 그 사도들이 제일 먼저 기독교 신앙을 전파한 장소들에 세워진 고대 기독교 교회들을 보존하고 있다.

중동 이슬람의 종교적 불포용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기독교 선교사들은 팔레스타인보다 이스라엘을 지지한다. 그것은 이스라엘 정책을 지지하는 미국과 유럽의 교회들로 돌아갈 외국 기독교인들을 자기편으로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이스라엘 정치 지도자들이 깨달았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슬람 세력이 정권을 잡은 뒤 한때 팔레스타인에서 가장 큰 소수 세력이었던 기독교인들이 최근 몇 년 동안 숫적으로, 또 영향력면에서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집트, 시리아 및 중동 도처에서 자행되는 학살을 보면 어느 쪽도 지지하지 말고 개입하지 말자는 유혹이 생긴다. 그렇게 생각하면 어느 쪽이 이기든 상관없이 민주주의, 포용과 종교·정치적 자유 등 민주적 가치가 이들 국가에 만연한 잔혹한 독재 통치의 폐습을 극복할 가능성은 없어지는 것이다.

군부는 이슬람 극단주의를 억압하고 있고 기독교 가치들은 이슬람 세력들의 공격으로 파괴되고 있는 지역에서 이런 유혹은 특히 강하다. 신앙이 잔인하게 짓밟히고 있고 있는 북한을 바로 옆에 두고 있는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에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번역/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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