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 균형 교류해야 레버리지 효과 만들어”
“인도와 파키스탄 균형 교류해야 레버리지 효과 만들어”
  • 김범수 발행인
  • 승인 2013.09.17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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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인터뷰] 송종환 신임 주 파키스탄 대사
송종환 신임 주 파키스탄 대사

인구 1억8000만 명의 세계 6위 ‘인구 대국’ 파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중동과 서부 중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서남아시아의 중심부인 지정학적 요충지에 위치한 국가다. 동쪽으로는 인도와 중국, 서쪽으로는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접하고 있다. 더욱이 핵보유국 중국과 인도, 그리고 핵무기 개발 의심을 받고 있는 이란과 맞서고 있는 핵보유국이다.

경제 발전은 더딘 편이어서 면적은 79만6095㎢로 한반도의 약 3.5배이지만 국내총생산은 2334억 달러로 세계 44위에 불과하다. 1인당 GDP는 1368 달러. 특히 국제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에는 외환부족으로 IMF로부터 76억 달러의 긴급 자금을 수혈 받은 경험도 있다. 우리나라와의 교류도 교역량 17억 달러가 말해주듯 그다지 활발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북한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대시장으로서의 잠재력, 발전 가능성과 지정학적 중요성에 비해 저평가되고 있는 파키스탄. 지난 5월 총선에서 1947년 건국 이래 처음으로 66년 만에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뤄낸 나와즈 샤리프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M) 정권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지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샤리프 총리가 친중 반미 성향으로 알려져 한때 미국을 긴장시키기도 했지만 그의 우선순위는 인도를 비롯한 주변국과 화해하면서 테러를 근절하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부임 후 두 달 만에 일시 귀국한 송종환 주 파키스탄 대사를 만나 파키스탄의 지정학적 중요성과 한국과 파키스탄 관계의 현 주소를 진단했다.

- 파키스탄에 대해 알려진 것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개황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파키스탄은 인구도 많지만 20-30대 젊은이들의 구성비가 높아요. 이들이 비교적 저렴한 임금에 열심히 일하고 있고 천연가스, 수력, 석탄 등 자원이 많으니 잠재력이 큰 나라죠. 이슬라마바드 시내에 자동차가 가득하고 공항이 붐비는 것을 보면 경제도 점점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교역량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알아요.

물가도 한국에 비해 3분의 1 정도로 싸고 식품 사정이 좋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있지요. 외환보유고가 마이너스였다가 이제 겨우 100억 달러 수준이 됐으니까요.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내 탈레반들이 파키스탄 국토 안에서 테러 활동을 하고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 간에 보복 테러가 일부 지역에서 자행되고 있어 치안상태가 좋지 않습니다. 서양인에게는 다소 배타적이지만 동양인에겐 호감을 갖고 있는 편입니다.

파키스탄 66년 만의 평화적 정권교체, 경제 회복 노려

- 지난 5월 파키스탄 총선에서 당시 야당인 PML-M이 승리를 거두고 샤리프 총재가 총리로 선출됐습니다. 신임 파키스탄 총리의 정책은 어느 분야에 주안점을 두고 있나요?

1990년대 두 번 집권 경험이 있는 나와즈 샤리프 총리가 세 번째 정권을 잡았죠. 새 총리는 경제 마인드가 있는 사람입니다. 6월 취임식에서 세 가지를 강조했는데 전력난 극복을 포함한 경제 회복을 제일 앞에 뒀어요. 그리고 인도나 미국, 아프가니스탄,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국가와의 대외관계 개선을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탈레반 등에 대한 테러 근절을 약속했어요.

샤리프 총리는 국민과 의회로부터 굉장한 신임을 받고 있어요. 여당이 하원 의석 57%를 차지하고 있고 파키스탄 인구의 과반인 펀잡주 의회에선 85%의 의석을 획득했습니다. 이와 같이 국민들의 지지와 기대가 큽니다. 이제껏 파키스탄에선 군인들이 외교나 안보에 영향력을 행사했는데 주재국 외교관들은 샤리프 총리에 대한 국민의 지지 기반이 대단해서 군부가 함부로 하지 못한다는 평가도 하고 있습니다.

- 현재 파키스탄의 대외관계는 어떤가요? 미국이 반대하는 핵보유국이기도 하고, 미국의 빈 라덴 저격 사건으로 최대 원조국인 미국과의 관계도 소원해진 것 같은데요.

1947년부터 시작된 인도와 카슈미르 지역 영토 분쟁이 계속되고 있어요. 한국군 최영범 육군소장이 지휘하고 있는 유엔 평화유지군(PKO)이 활동하고 있지만 긴장 관계는 여전합니다. 국방예산도 많이 쓰고 있고요. 파키스탄은 인도와는 달리 700km에 이르는 통제선(LOC: Line of Control)을 존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미국은 파키스탄이 아프간 내 반정부세력인 탈레반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어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는 않아요. 미국이 대 아프가니스탄 전쟁 수행을 위하여 파키스탄에 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미국의 대 테러용 무인폭격기 드론의 오폭으로 파키스탄 민간인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어 미국에 대한 반감도 있는 편이에요.

중국과는 전통적으로 가까운데 샤리프 총리도 중국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요. 리커창 중국 총리의 파키스탄 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이었지만 총리가 되고 처음 방문한 국가가 자신의 망명지였던 사우디가 아니라 중국이었습니다. 북한과는 예전에는 가까웠으나 지금은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여하튼 샤리프 총리는 당선 이후 인도를 포함한 대외관계 회복에 꾸준히 노력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는 케리 미 국무장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잉락 태국 총리,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파키스탄을 방문했습니다.

- 인도에 비해 소원한 것 같은데 우리나라와 파키스탄과의 관계는 어떻습니까? 특히 파키스탄에서는 총리나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지만 우리는 총리급이 간 적이 없죠. 아마 감사원장이 최고위급으로 알고 있는데 이건 외교적 결례 아닌가요?

우리가 주로 4강 외교 중심이잖아요. 그리고 서남아시아에선 인도 중심이고요. 인도와 견원지간인 파키스탄 측도 한·파 간 고위인사 교류의 불균형을 계속 제기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도와 파키스탄에 대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적 입장을 취해야 양쪽 나라에 대한 레버리지가 생깁니다. 고위 인사의 불균형 방문은 단계적으로 개선될 것입니다.

세계를 넓게 봐야 합니다. 파키스탄도 거대시장입니다. 1억8000만 인구 중에 최상층 부자가 10%이니 2000만 명에 가까워요. 이들만 해도 엄청난 규모의 부유층인데 여기에 전체 인구의 15%인 상위 중산층 2500만 명을 더하면 구매력은 상당할 겁니다. 그럼에도 파키스탄에 대한 우리 기업의 진출은 소극적인 편이예요. 그 많은 자동차를 거의 일본 브랜드가 장악했어요.

인도에는 현대차 공장이 있는데 파키스탄에는 없죠. 최근 인도 경제 하락에 비춰 시장 다변화 차원에서 우리 기업들의 파키스탄 진출이 절실합니다. 날로 늘어나는 한·파 간 인적 교류와 여행객을 위한 국적 항공기의 취항이 앞으로 검토될 것으로 봅니다.

“양국 교역량 지금의 3배 늘려 50억 달러로 만들겠다”

- 파키스탄 대사로서 생활은 어떠십니까? 신임 대사로서 본인이 정한 과제나 목표가 있으십니까?

주재국 관리들과 외교관들 만나고 업무 파악하느라고 바쁩니다. 이곳 사람들이 학자 출신이 왔다고 좋아하는 것 같기는 합니다. 나이에 비해 열심히 한다고 보는 모양이에요.

파키스탄은 전략적이나 경제적으로 다소 위험하더라도 가서 부딪쳐야 하는 나라입니다. 파키스탄의 전체 교역량이 600억 달러인데 우리와는 17억 달러예요. 전 이것을 3배 늘려서 50억 달러로 만들 계획입니다.

대사 사무실에 우리 기업의 파키스탄 진출 상황 지도를 그려놓고 기업체 접촉도 활발하게 하고 있어요. 당장은 삼부토건, K-Waters, 남동발전, 중부발전,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수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도울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사기 진작 차원에서 대사관 뜰에서 기업체 임직원들을 초청하여 족구대회도 하고 불고기 대접을 하기도 했습니다.

- 대사관이 기업들을 어떤 식으로 도와줄 수 있을까요?

공무원이 국민을 섬긴다는 게 앉아서 손님 잘 맞이하라는 게 아닙니다. 저는 제가 가진 모든 열정과 시간을 파키스탄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들과 여행 오는 국민들을 적극적으로 섬기고 좋은 일을 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하고자 합니다. 전 손님이 오면 때에 따라 대사관저를 숙소로 제공하고 필요하면 업무 차량도 내줍니다.

얼마 전에는 영국에서 활동하기도 한 한국인 여성 피아니스트가 파키스탄의 극빈 아동을 돕는 봉사활동을 위해 방문한 적이 있어요. 피아니스트 일행 3명이 그 전날 대사관저에 1박한 우리 기업인 일행이 활동하고 있는 라호르(수도에서 약 350km 떨어진 도시)로 향발한다기에 적극적으로 수소문해 그들이 타고 온 차량에 동승할 수 있도록 주선해 줬어요.

앞에서 잠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주재국의 새 정부가 열악한 전기 사정을 개선하려고 해서 우리 기업의 이 분야 진출을 돕고자 합니다. 파키스탄은 히말라야에서 발원하는 인더스 강의 풍부한 수자원 덕분에 수력발전소 건설이 활발하며 여기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원은 우리 기업이 20%를 담당하고 80%는 World Bank, IFC, ADB, ISDB(이슬람은행) 등으로부터 차관을 얻어 추진할 수 있습니다.

- 정부나 민간 차원에서 교류 협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파키스탄은 이슬람 국가인데 기독교인의 선교활동은 가능합니까? 그리고 파키스탄이 우리나라의 새마을 운동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외교부 산하기관인 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 김영목)의 파키스탄사무소(소장 성춘기, 부소장 연제호)는 지난 해 350만 달러를 들여 라왈핀디시(市) 소재 건조농업대학에 농축산기술역량강화센터를 건립하는 사업을 착수하고 지난 8월 26일에는 동 대학에서 새마을운동을 소개하는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파키스탄은 지금 국토 가운데 27%만 경작하고 있으니 나머지 땅의 개발이 절실한 상태입니다. 지금 파키스탄의 산업 분포도가 우리의 60년대와 유사하게 농업에 종사하는 인력이 45%나 되므로 새마을 운동을 전수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게 보입니다.

종교 문제는 조심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파키스탄인을 대상으로 선교 활동을 하는 것은 알라신에 대한 신성 모독에 해당되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인구의 3% 정도가 기독교인인데 주로 하층 계급에 속합니다. 숫자도 계속 줄고 있고요. 파키스탄 정부가 소수 종교를 인정해 주니 이들을 좀 도와야 할 것 같아요.

이석기 사태, 이번 기회에 용공세력 뿌리 뽑아야

- 최근 남북한 문제 전문가로서 ‘가까이 다가온 자유민주주의의 통일과 과제들’이라는 저서를 내셨습니다. 주로 강조한 부분을 소개해 주십시오.

우리가 1945년에 해방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막판 2,3년에 변절자가 많았죠. 마찬가지로 통일도 아무도 기대하지 않을 때 갑자기 됩니다. 전 2020년과 2030년 사이에 통일이 온다고 봅니다. 그 이유로 다섯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세계적으로 공산주의 체제가 없어지고 장기군사독재국가도 사라지는 추세입니다. 둘째는 북한체제는 부도난 회사와 마찬가지로 붕괴가 임박한 상태이고, 셋째 남북한 경제력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넷째는 북한의 개방화입니다. 현재 휴대폰 숫자가 200만대가 넘는다고 하고 중국과의 왕래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력입니다.

가까이 다가온 통일을 앞당기는 것은 우리 하기에 달려 있습니다. 대북정책의 기본은 국가안보를 튼튼히 한 상태에서 북한 체제를 변화시키는 노력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동시에 북한 급변사태와 같은 하드랜딩 대비도 철저히 해야 합니다.

- 최근 이석기 국회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데 이 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그리고 NLL 대화록 공개, 내란음모 등 일련의 안보 사건으로 볼 때 현 국정원장의 업무 수행이 적절하도 평가하십니까?

이번 사태는 대북포용정책에 의해서 우리 사회 제도권에 잠입하고 암약한 친북 용공세력들이 드러난 것입니다.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이번 기회에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척결, 정리돼야 합니다. 국정원장은 안보에 투철하고 북한에 대해 잘 알며 애국심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정보를 종합하는 경험이 있어야겠지요.

남재준 원장은 후배들이 ‘이순신 장군 다음으로 애국심이 투철하다’고 존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마음이 놓입니다. 남 원장이 최근에 취한 조치들을 생각하면 그 전의 원장들에 비해 전반적으로 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통일, 10년 내에 올 수 있다"
송종환 주 파키스탄대사 남북한 문제 저서 출간

송종환 파키스탄 주재 한국대사가 지난 8월 15일 남북한 문제와 통일을 다룬 저서 <가까이 다가온 자유민주주의 통일과 과제들(An Impending Liberal Democratic Unification of the Two Koreas: Vision & Tasks)>을 출간했다.

송 대사는 서울대 외교학과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 터프츠대 플레처 국제법·외교대학원에서 석사, 한양대에서 정치학 박사를 취득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남북한 문제 전문이다.

1968년부터 3년 넘게 해군사관학교에서 국제법·정치학 교관(중위)으로 군 복무를 마친 후 1972년 남북적십자회담 우리 측 실무 수행원으로 공직을 시작해 정권교체로 1998년 3월 퇴직할 때까지 청와대 정무비서실 외교부·통일원 담당관, 주유엔 공사, 주미 공사, 국가안전기획부 해외정보실장 등 주로 외교안보통일 분야에서 근무했다.

그 이후 2013년 6월 주파키스탄대사로 임명돼 다시 공직을 하기 전까지 15년간 충북대, 명지대 북한학과 교수로 후학들을 가르치면서 본지 <미래한국> 편집위원으로 자신의 전공분야에서 기여해 왔다.

송 대사는 이 책에서 남북한이 2020년 전후나 늦어도 2030년까지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그 근거를 제시했다. 그리고 통일이 우리 사회에 가져올 기대효과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자유민주통일에 대한 장애와 가능한 대책들을 상세 기술했다.

현경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권두언에서 “송 대사는 평소 자유민주주의의 통일이라는 한반도의 거대한 토네이도를 예고하는 날개 짓을 멈추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송 대사는 저서와 관련 “41년 전 28세 때 서울, 평양, 판문점 회담에 참가한 우리 대표단의 막내가 70세를 바라보는 시점에서 통일을 이룩하자고 호소하는 책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인터뷰 / 김범수 발행인 www.kimbumsoo.com
정리 / 정재욱 기자 jujung19@naver.com
사진 /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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