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정문앞에 홀로 서서
부산대 정문앞에 홀로 서서
  • 미래한국
  • 승인 2013.09.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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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칼럼] 양정우 부산대학교 사학과 4학년
부산대 정문서 1인시위에 나선 양정우 학생

지금 대한민국의 대학생들은 종북세력이 주장하고 이끄는 국정원 해체와 국가보안법 폐지 등을 그대로 따라 외치며 대학의 정문에서 당당히 관련 피켓을 들고 그게 마치 올바른 민주주의 구현을 위한 시대정신인 것 마냥 행동한다.

미래를 이끌어갈 대학생들이 과거 산업화시대의 부모세대가 어렵게 황무지에서 옥토로 일궈낸 대한민국의 시간을 한국전쟁 전으로 거꾸로 되돌리고 북한에 공산통일의 기회를 한 번 더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하면 같은 대학생으로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이석기 사건이 국민들을 충격에 빠뜨린 직후인 8월 30일과 31일 그리고 9월 2일. 부산대 정문 앞에서 홀로 나서 진행한 ‘종북의원 사퇴 및 엄중처벌을 요구하는 부산대학생 1인 시위’는 대한민국의 현 상황과 그에 대한 경각심의 발로로 시작하게 됐다.

통합진보당 소속 당원이 부산대 총학생회로 진출하고 좌편향인 한대련 소속으로 자꾸 부산대가 이름을 올리게 된 이러한 일각의 시선에서 자칫 부산대 학생 전체가 종북에 수긍하는 학생들로 이름을 올리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과 함께 말이다.

‘종북 이석기 의원 내란 모의’, ‘종북세력 척결이 시대정신입니다’, ‘종북보다 종미가 더 문제라던 당신이 더 문제’라는 내용 등으로 정문 앞에 섰을 때 학생들은 다소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운동권의 성지인 부산대 정문에서 ‘종북’을 이야기하는 모습은 신선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을 테지만 ‘당연한’ 이야기를 ‘신기하게’ 꺼내야 한다는 사실이 씁쓸했다.

태어나 처음 하는 시위에 다소 떨림은 있었지만 그래도 삐뚤하게 급조(?)한 팻말을 깊이 지켜보며 “맞다! 종북을 뿌리 뽑아야 한다!” 라며 응원해주시는 많은 어르신들과 학생들의 목소리와 눈빛 속에서 용기를 얻어 하루 4시간가량 서서 많은 행인들과 소통을 한 것 같다.

특히 개강날인 9월 2일의 시위는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국정원은 범죄 집단’이라며 피켓을 들고 홍보물을 돌리는 상황 속에서 나 역시 피켓을 들고 그들의 옆에 서서 이뤄진 맞불시위였는데, 부산대에선 생소한 맞불시위를 흥미롭게 지켜보는 많은 학우들이 저쪽에는 냉담하고 反종북의 피켓을 든 이쪽에 더 큰 환호를 보내는 모습은 학우들 스스로가 종북에 대해 우려와 거부감을 가지고 그들의 속삭임에 귀를 기울이지 않겠다는 표현이었다.

‘Freedom is not free’라는 말처럼 자유는 그저 하늘에서 떨어지는 열매가 아니다. 종북이란 비정상을 사회와 대학에서 몰아내는 정의의 씨앗이 심어졌다면 이제 자리를 잡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기까지 사회 각계각층의 꾸준한 노력과 나라를 사랑하는 온기가 매우 절실한 시점이다.

양정우 부산대 사학과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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