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포츠의 경제학
프로스포츠의 경제학
  • 미래한국
  • 승인 2013.11.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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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각 교수의 세상보기
 

스포츠는 솔로(solo)나 단체 경기를 막론하고 당사자들의 심신을 강건하게 해줄 뿐 아니라 관전할 때에도 좋은 긴장감과 인내, 그리고 승패에 대한 기대감을 통해 정신적, 문화적 건강을 증진시켜준다.

따라서 운동 효과를 직간접 금전적으로 환산하기는 어렵지만 상당한 경제적 외부성(economic externality)을 포함하는 경제성장효과를 지닌다. 또한 프로운동은 국민들의 경제수준과 생활 여유가 높아진 현대사회에서는 대중들이 즐길 수 있는 가장 건전한 서비스산업의 일익을 담당한다.

프로스포츠 경기가 창출하는 생산, 소비, 정신적 문화적 측면에서의 가치평가는 나라마다 정도의 편차는 크지만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프로스포츠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국내 모든 프로구단의 순생산액을 기초로 계산하는 접근방법도 있고, 프로구단의 운영에 소용되는 총지출비를 기초로 계산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어느 측면으로 계산하나 두 방법에서 산출되는 액수는 통계상 오차를 제외하고는 같아야 하며 이런 방법으로 도출되는 금액은 프로스포츠의 직접 경제가치로 간주된다.

이것 말고도 운동경기가 경제에 영향을 주는 간접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할 수도 있는데 이를 경제적 외부효과라고 하며 직접효과보다 클 수도 있다.

그러나 이의 산출은 많은 관련 요인과 자료를 수집 분석해야 하고 적용하는 분석기법과 고려하는 자료의 차이에 따라 산출에 큰 분산분포를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통계학도는 직접적 경제가치액의 산출에 관심을 두지만 경제학도는 인간 활동의 간접적 외부적 효과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는 데 더 관심을 두는 경향이 있다.

프로스포츠의 인기종목 중의 하나인 프로야구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만 최근 천만 명 관중시대로 진입해 경제적 가치도 엄청나다. 작년 우리나라의 8개 구단이 경기 입장표만 팔아 번 돈이 600억 원 정도이고 그 외에 먹거리, 기업들이 쏟아 부은 광고비 등을 포함한 프로야구의 경제적 파급효과(외부경제)는 어림잡아 연 1조원을 훨씬 넘은 것으로 추산된다.

기업 마케팅 위한 최고의 무대

스포츠는 기업 마케팅을 위한 최고의 창구 역할을 한다. 따라서 스포츠 마케팅은 스포츠(sport), 스타(star), 스폰서(sponsor)를 통합하는 ‘3S 경제학’이라고 불린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국내외 야구경기, 골프대회는 오늘날 엄청난 경제적 생산 창출 효과를 지닌 동시에 세계 기업들의 더 없는 홍보 경쟁의 장이다. 기업은 운동선수의 선수복과 모자 등에 자사 로고(logo)를 노출시켜 팬들의 뇌리에 기업 이미지를 심어주고 자사제품에 대한 수요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막대한 후원금을 지출한다.

이같이 스포츠 후원과 홍보를 통해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는 말할 것도 없고 스포츠가 개인적으로 건강유지, 자아실현, 스트레스 해소 등에 미치는 역할, 국민들의 선의의 경쟁의식과 프로정신의 보급, 승자나 패자가 결과에 승복하는 프로정신의 함양과 그 교육적 효과, 국가나 후원기업의 이미지 제고, 국위선양, 과학기술과 경제력의 대외과시 등을 포함한 사회공동체의 자긍심과 의식 선진화 등의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기능을 통틀어 스포츠의 외부경제효과라고 부른다.

운동경기에서 창출되는 유형, 무형의 외부경제를 내재화해 명시적 금액으로 산출하기는 매우 복잡하고 어렵다. 외부경제를 내재화하는 가상적 범례를 운동경기와는 좀 색다른 대조이긴 하지만 쓰레기(폐기물)의 수집 처리 과정에 수반되는 경제적 비용(이익)을 산출하는 데 이용되는 중요한 고려사항들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본다.

쓰레기는 가정과 산업에서 배출되는 각종 폐기물이다. 재생가능폐기물은 예외로 하고 재생 불능폐기물은 소각처리하거나 매립처리(landfills)하는 방법이 있다. 이 쓰레기들의 수집으로부터 시작해 최종 처리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 직접 소요되는 비용을 집계 합산한 것이 직접비용이다.

다른 한편 이에 관련된 간접(외부)비용은 그 최종처리과정에서 발생하는 파생비용을 의미한다. 매립의 경우 그 부근에 악취, 지하수 오염 등으로 상당기간 인근 주택이나 토지가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 부정적 영향을 금액으로 환산한 다음 그 매립장 위에 공원을 건설한다거나 골프장을 건설해 기대되는 생산적 수익흐름을 금액으로 환산해 부정적 영향평가금액에서 차감하고 남는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 잔액이 매립에서 발생되는 순 외부경제 이익 또는 비용개념이다.

이와 같이 어떤 활동이나 경제행위에 수반되는 외부성의 산출은 기술적으로 복잡하다. 여기서 순개념으로 볼 때 그 금전적 크기에서 비용은 수익과 동일 규모로 간주된다.

관련 인력 생산소비 활동으로 이어져

마찬가지로 프로스포츠가 경제에 미치는 외부성 효과를 금액으로 산출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관련 통계와 자료의 수집을 포함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연구비와 시간이 허용된다면 오늘날 우리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부상하는 이혼의 사회적 비용을 계산하는 연구이거나 스포츠의 사회적 이익(외부성)을 산출하는 시도는 사회경제학도의 중요관심연구과제라고 본다.

프로스포츠가 선수와 관중을 포함한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는 그 프로 경기에 직간접으로 연계된 사람(기업 포함)들의 생산소비활동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스포츠의 상업화 프로화가 촉진되고 국민소득의 증가와 더불어 흥행을 확대재생산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끊임없이 자극과 충동적 재생산 활력 욕구를 지닌 동물이다. 사람에 따라 정(靜)적인 사람도 있고 동(動)적인 사람도 있지만 누구나 여가시간을 직접 경기장에서나 또는 TV 중계로 프로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는 것만큼 경제적(절약적), 그리고 영육간의 재충전을 가져다주는 좋은 여가 선택 방법은 없을 것이다.

경기관람자는 긴장감과 박진감 넘치는 경기 관람 몰입의 시간을 통해 자아 재충전의 계기를 삼기도 하고, 마치 냉탕욕과 온탕욕을 번갈아가며 즐기듯 긴장감과 휴식의 혼합모드 속에서 새 동력, 즉 삶의 활력을 얻기도 한다.

스포츠는 인생의 교육 현장이다. 다섯 살 때 수영장에 들어가기를 두려워하던 나의 11살 된 손자가 최근 지역 수영 경기에 참여해 첫날 시합에서의 실패를 잘 소화하며 다음날 승리를 일궈 내는 극기, 결의, 실적에서 칠순이 넘은 할아버지가 인생을 배운다.

일상 삶의 경쟁이 긴장과 스트레스의 압박으로 가득한 현대에 개인의 정신적 건강과 활력을 회복시켜주는 방법으로 프로스포츠 참여 또는 관람만큼 좋은 대안은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3S의 경제적 이익’을 뛰어넘는 프로스포츠의 긍정적 외부성 효과는 모든 세대와 함께 증대되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국내 프로스포츠의 진흥을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우수 선수를 많이 발굴 육성하는 노력과 투자는 선수 개인들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위 선양의 첩경 중의 하나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황의각 편집고문·고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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