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또 인질극이라니…
北, 또 인질극이라니…
  • 미래한국
  • 승인 2013.12.04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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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일의 북한이야기

최근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해 상투적으로 써먹는 인질극을 다시 시작했다. 지난 10월 26일 북한은 순안공항에서 관광차 북한에 왔다 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했던 미국인 메릴 뉴먼(남. 85)을 억류했다. 뉴먼은 6·25전쟁 참전용사로 알려져 있다.

이 사건 직후 미국 정부는 다각적인 방향으로 북한과 접촉하고 있지만 아직 뉴먼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대표적인 대북통인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측 역시 북한과 접촉하고 있지만 새로운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평양 주재 스웨덴대사관도 뉴먼에 대한 영사 접촉을 북한 측에 신청해 놓은 상태이지만 어떤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현재 북한에는 메릴 뉴먼 외에도 한국계 미국인인 케네스 배(본명 배준호) 씨가 체제전복혐의로 15년 로동교화형을 받고 억류 중이다. 여행업체 운영자인 배 씨는 지난 2012년 11월 북한 나선경제특구에서 길거리 ‘꽃제비’를 촬영했다는 이유로 억류됐다.

이후 2013년 5월 북한은 케네스 배 씨에게 15년 로동교화형을 선고하고 그를 특별교화소에 감금했다. 북한은 미국정부에 그의 석방 대가로 식량 500만톤을 요구했으나 미국 정부가 어떤 대가도 제공할 수 없다는 답변을 해오자 로버트 킹 대북인권대사의 평양 방문을 불허한 적도 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은 메릴 뉴먼과 케네스 배 뿐이 아니다. 지난 2009년에는 북·중 국경지역에서 북한을 취재하던 미국인 로라 링과 유나 리를 국경지역에서 강제로 체포해 북한에 구금했던 적이 있다. 지난 2010년에는 북한인권 활동가인 미국인 아이잘론 말리 곰즈와 한국계 미국인인 로버트 박이 북한인권 개선을 요구하며 불법입국했다가 북한 당국에 의해 장기간 억류됐던 사건도 있었다.

그렇다면 왜 북한은 계속 미국인들을 억류하는 위험한 장난을 일삼고 있는 것인가? 미국인들의 북한 억류사건이 터질 때를 보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치달을 때가 많았음을 알 수 있다.

북한이 자신들의 체제 유지를 위해 핵 내지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해놓고 국제사회로부터 경제제재를 받아 곤경에 처할 때면 꼭 미국인들에 대한 납치극과 인질극을 벌여 미국의 유명인사들을 평양으로 불러들이곤 했다.

북한은 최근 중국을 통해서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노리고 있으나 뜻대로 잘 풀리지 않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 역시 미국은 북한의 핵포기를 위한 행동이 먼저 진행돼야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북한의 입장에서는 핵을 포기한다는 것은 수령독재체제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어떤 방법으로 미국과의 꼬인 실타리를 풀려고 할까? 바로 인질극이다. 케네스 배 씨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노렸지만 미국의 강경한 입장에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고 북한은 판단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 벌인 것이 바로 메릴 뉴먼 씨 인질극이다.

이제부터 북한은 또 하나의 위험한 게임을 미국을 상대로 시작한 것이다. 북한의 입장에서는 별로 나쁠 것이 없는 게임이다. 그러나 미국은 다르다. 미국인의 신변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국 정부가 메릴 뉴먼 씨의 억류사건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박광일 세이브엔케이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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