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이 인도로 간 까닭은…
박 대통령이 인도로 간 까닭은…
  • 미래한국
  • 승인 2014.01.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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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 돈 커크 편집위원
 

(뉴델리=돈 커크 편집위원) 박근혜 대통령의 인도 방문은 지난 40년 동안 상승 궤도를 그려온 한국과 인도 관계에 정점이 될 것이다. 포스코가 인도 동부 오디시아에 120억 달러 규모의 철강공장을 건설하려는 협상 결과에 상당 부분 좌우될 양국관계는 박 대통령의 방문으로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

인도가 1962년 북한과 영사관계 수립 이후 인도와 한국은 이런 역동적인 관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었을까? 1973년 한국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던 당시 비동맹 정책을 견지하던 인도는 북한과의 관계를 한국과 동급으로 올렸다. 북한은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 큰 대사관이 있고 인도 대사는 평양에 있다.

인도와 한국의 관계는 꾸준히 개선됐다. 하지만 경제협력이 도약하는 데는 20여년이 걸렸다. 양국 간 교역은 2000년 23억 달러에서 2011년 206억 달러로 비약했다. 2010년 포괄적 경제파트너협정을 서명하면서 양국 관계는 새로운 수준에 접어들었다.

박 대통령 방문, 韓-인도 관계 정점될 것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한국은 OECD(경제개발협력기구) 국가 중 첫 번째로 인도의 자유무역협정(FTA) 대상국이 됐고 인도는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이른바 BRIC 국가 중 첫번째로 한국의 FTA 대상국이 됐다”며 “이를 통해 양국관계가 전략적 파트너십으로 격상됐다”고 말했다. 인도가 11년 만에 한국의 9번째 수출대상국이 될 만큼 양국 간 교역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인도가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 적극적으로 다가서는 한 가지 이유는 인도 최북단과 동북부 국경지역에서 1962년에 발생한 인도와 중국 간 전쟁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인도는 정치적으로 논란이 많은 동맹이 아니라면 중국의 위협과 중국이 1962년에 점령한 후 돌려주지 않고 있는 땅에 대한 병합에 맞설 수 있는 주요 국가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필요로 하고 있다.

또 다른 이유는 해외직접투자(FDI)에 대한 인도의 필요다. 한국과 일본은 인도에서 특히, 자동차와 전자 분야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포스코는 공장 건설로 자신들의 집을 포기해야만 하는 지역 주민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공장을 건설한다는 방침이다.

인도 당국은 이 건설에 필요한 부지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인도의 사업승인위원회는 162만496헥타르의 부지를 매입하는 것은 침해가 아니며 침해 제거와 보상금 지급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포스코를 지지하고 있다.

인도가 동북아시아 경제 강국들과 관계를 맺는 것은 소련이 붕괴되면서 정치적, 지역적 대(大) 집합체가 개별국가들로 쪼개진 후인 1992년에 표방했던 ‘동방정책(Look East)’의 본질이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경제와 부패 문제를 잘 다루지 못해 국내적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소련 시절 무기와 비행기를 제공해줬던 러시아와 인도의 가장 큰 교역대상국인 중국에 다가서면서 한국과 일본의 환심을 능숙하게 얻어냈다.

총리로 10년을 재임하는 등 오랜 공직 생활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80대의 싱은 오는 5월 인도 하원인 록 사브하 선거 몇 달 뒤 물러날 것이다. 오래 존재했지만 형태가 없던 정당인 보수적, 힌두 중심의 바라티야 자나타당의 지도자인 나렌드라 모디가 뒤를 이으려 하고 있다. 한 가지 질문은 81세의 싱이 마련한 이 사업들이 그가 물러난 뒤에도 계속될 것인가이다.

한국-인도 관계의 놀라운 부분

한국과 인도와의 관계 발전은 놀라운 것이다. 왜냐하면 인도는 한국전쟁 후 구 소련과 중국을 제외하고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해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인도는 사실 (한국전쟁 당시) 한국에 군사지원을 승인하는 UN 결의안을 거부했고 UN 깃발로 모인 연합국에 앰뷸런스 부대를 억지로 지원했다. 그 기간 중 인도의 가장 큰 역할은 전쟁포로 송환을 두고 미국, UN, 중국, 북한이 모두 받아들이는 협정을 마련하는 중립국송환위원회 의장 역할이었다.

60년이 지난 후 한국의 주요 기업들은 인도에 군사 장비들을 수출하려고 한다. 한 한국관리는 “한국인들은 국방 시장에서 신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인도는 그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인도는 기본적인 보병 무기, 탄약, 군용 차량 등만 자체적으로 제조하고 있다. 특수광학장비 제조업체로 1977년에 설립된 삼성테크윈은 1984년부터 한국 육군에 공급하고 있는 형태의 자주포를 인도에 팔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보기에 큰 흑자를 낼 것으로 생각하는 한 분야에서 일본을 이긴 것 같다. 임기 종료 1년을 앞둔 이명박 전 대통령과 인도의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은 2011년 7월 서울에서 원자력 발전소 협력에 대한 기반을 놓는 협정에 서명했다.

그 협정은 이 대통령과 명목 뿐인 인도의 대통령보다 훨씬 막강한 힘을 가진 총리 싱이 2010년 1월 뉴델리에서 마련한 양해각서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들은 동맹과 같이 견고한 관계를 의미하는 말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임기 종료를 1년도 남겨두지 않은 2012년 3월 서울에서 가진 회담에서 싱 총리와 이 대통령은 양국의 국방 관계자들 간 고위급 교환을 계속하고 양자 간 국방관계 심화를 위해 상호 동의한 활동들을 착수하며 연구개발, 기술 이전과 공동생산 등을 통한 군사장비 제조 등의 합작투자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하기로 동의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적, 군사적 혜택을 바라면서 한국은 해군전함, 비행기, 선박 제조 등을 포함한 군사 및 국방분야에서 인도와의 협력 증가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공동성명문에는 중요하지 않은 것처럼 아래 부분에 써 있으나 북한이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리고 3번째 지하 핵실험을 성공하는 것을 보면서 이 내용은 싱 총리와 이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마련된 가장 중요한 합의가 될 수 있다.

양국 정상이 인도우주연구기관과 한국우주연구소 간 양해각서에 따라 우주의 평화적 사용을 위한 협력 증대를 서약한 것이다. 그들은 양국의 관련 부처들이 한국 학생들이 개발한 나노 위성을 인도의 발사장치에 올려서 발사하는 등 미래 우주활동에 대한 협력 가능성을 연구하자고 제안했다.

항상 경제적인 유익을 찾는 이 대통령은 인도 정부에 한국 원자로를 설치한 장소를 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2032년까지 6만3000메카와트의 원자력 발전 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인도는 한국에서 원자로를 유일하게 만드는 회사인 두산중공업의 원자로를 팔고 있는 한국전력공사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한국은 자신의 원자로를 처음으로 구입한 나라인 아랍에미레이트에 4기의 원자로를 이미 만들었고 인도를 유력한 다음 국가로 보고 있지만 조건을 맞추는 것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의 비전은 '모든 분야 한국기업 유치'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한 요소로 2011년 1월부터 발효된 한‧인도 간 포괄적 경제파트너십협정은 한국이 인도에서 수입하는 물품에 대한 90%의 관세를 삭감하거나 제거한 것처럼 인도도 한국산 물품에 대한 85%의 관세를 줄이거나 제거하도록 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의 대기업들은 인도에 투자하고 있다. 한국 제품과 기술을 위한 해외시장이 되겠다는 인도의 비전은 모든 분야의 한국기업들을 유치하는 것이다.

LG와 삼성은 인도 전자 시장에서 2/5에서 3/5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 거리를 다니는 차의 20%는 인도 첸나이에서 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의 차들이다.

한국 기업들은 선박 건조, 도로와 고속도로, 송유관, 정제소 및 석유화학 공장 건설 등에 대한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모든 투자가 한국에서 인도로 가는 것이 아니다. 인도의 대기업인 타타 모터스, 노벨리스, 마힌드라는 역으로 한국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 김철수 전 상공부 장관은 “양국의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을 가속화하는 데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그는 “무엇보다 포스코의 투자사업이 가능한 빨리 빛을 보기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가 규제 장벽 때문이라며 이 사업은 한‧인도 협력의 상징으로 교역과 투자를 본질적으로 증가시키는 효과를 낼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번역 /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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