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공간 너머로! 각광받는 SF의 세계
무한한 공간 너머로! 각광받는 SF의 세계
  • 김주년 기자
  • 승인 2014.01.17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o Infinity and Beyond!”(무한한 저 공간 너머로!)

인기 애니메이션 ‘토이스토리’의 주인공 중 한명인 버즈(Buzz)의 단골 대사다. 자신을 실제로 외계인이라고 생각하는 장난감 버즈가 무한한 우주로의 여행을 꿈꾸면서 하는 대사다.

인류가 1969년 달착륙에 처음 성공하기 전부터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은 인류의 숙원이자 과제였다. 인구 폭발과 핵전쟁, 환경오염, 온난화 등으로 인해 인류의 터전인 지구가 언젠가는 파괴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우주 공간을 향한 열망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좁은 지구가 아닌 광활한 우주를 무대로 한 공상과학(Science Fiction. SF) 장르는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꾸준한 매니아 층을 형성해 왔다.

2013년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인기 SF 소설 ‘엔더의 게임’(Ender's Game)을 원작으로 한 영화 ‘엔더스 게임’이 개봉했다. 영화 ‘엔더스 게임’은 먼 미래 12세의 천재소년 엔더의 활약을 그린 영화다.

외계 종족 ‘포믹’의 공격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은 뒤 우주함대를 결성한 인류는 지구를 지켜낼 단 한 명의 영웅으로 뛰어난 지능과 천재적 전략을 지닌 엔더(아사 버터필드)를 선택한다. 외계의 2차 침공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인류의 미래가 걸린 최후의 반격뿐이다. 이 마지막 전투에서 엔더가 연합함대를 총지휘하게 되는 것이다.

오슨 스콧 카드(Orson Scott Card)가 집필한 원작 소설은 1985년 출간됐다. 출간 즉시 20여개국의 언어로 번역됐고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각광을 받았다.

특히 주인공 엔더의 심리 변화와 치밀한 전략이 녹아 있는 이 소설은 미국에서 리더십, 심리학, 난독증 치료용 교재로도 사용되고 있다. 후속작인 ‘엔더의 그림자’(Ender's Shadow) 역시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파운데이션’과 ‘스페이스 오디세이’

‘엔더의 게임’ 시리즈가 20세기 후반 SF 소설을 대표한다면 2차대전 직후였던 20세기 중반부터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SF 대작으로는 아이작 아시모프(Isaac Asimov)의 파운데이션(Foundation)이 있다.

이 소설은 지난해 10월 국내에 양장판으로 재발간됐다. 파운데이션 시리즈는 먼 미래의 은하계를 배경으로 가상 국가 파운데이션(Foundation)이 가진 500년 역사를 다룬 대하 SF 소설 연작이다.

20세기로부터 약 1만년 후 인류는 좁은 지구를 벗어나 은하계 전역에 진출하는 데 성공한다. 서기 12000년을 기준으로 우리 은하계 내에서 인간이 정착한 행성은 10만개가 넘으며 약 1경명 이상의 인간들이 이들 행성들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 이들 행성들은 은하계 전체를 통솔하는 제국(Empire)의 지배를 받는다.

인류 역사상 최대의 번영이 지속되던 어느 날 심리역사학(psychohistory)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완성한 천재 과학자 해리 셀던(Harry Seldon)이 등장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셀던은 이 학문을 통해 기체 분자의 운동역학을 인간 집단에 적용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이론을 만들어 낸다.

분자 개개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지만 공기 전체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고, 마찬가지로 인간도 개개인의 행동은 예측할 수 없지만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20세기 후반부터 과학계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인지과학(Cognitive Science)의 개념과 유사한데 수십년전인 1950년대 이 개념을 고안해 낸 아시모프의 천재성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셀던은 은하계 전체를 지배하고 있던 은하 제국이 몰락하며 몰락 후에는 3만년에 달하는 거대한 암흑기가 찾아올 것을 예견한다. 인류는 3만년의 암흑기 후 제2제국을 건설하게 되는 것이다.

이미 역사의 대세는 제국 몰락으로 흐르고 있었다. 해리 샐던은 제국 몰락을 막을 수는 없지만 암흑기를 천년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 이것이 바로 파운데이션(Foundation)으로, 인류가 이뤄 놓은 모든 성과를 두 행성으로 피난시켜 암흑기를 줄이는 것이었다.

제1파운데이션은 터미너스(Terminus)행성에 자리 잡는다. 제2파운데이션은 제1파운데이션의 은하계 반대편에 위치하게 된다. 그 이후 수백년간 이어지는 스토리가 파운데이션의 줄거리다.

아이작 아시모프와 쌍벽을 이루는 SF계의 거장으로는 아서 클라크(Arthur Charles Clarke)가 있다. 클라크는 대표작인 ‘스페이스 오디세이’ 시리즈 외에도 ‘라마’, ‘유년기의 끝’, ‘도시와 별’ 등의 대작들로 유명하다.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외계에서 온 것이 분명한 어떤 물체가 인류의 발전 과정을 촉발하고 감시하는 내용이다.

 

‘광속 한계’ 극복이 우주여행 열쇠

그러나 인류의 우주 진출에는 현실적이고 기술적인 문제가 있다. 그것은 빛의 속도(초속 30만km)를 상회할 수 없다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다. 먼 미래에 고출력이 가능한 우주선이 발명되더라도 빛의 속도를 뛰어넘을 수는 없다는 의미다.

결국 인류가 우리 은하계 내 20광년 떨어진 별에 갔다가 지구로 복귀하려면 빛의 속도로 비행하더라도 왕복에만 40년이 걸린다. 또 전파를 통해 지구와 교신하는 데도 똑 같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는 SF 소설 및 영화의 상상력에도 제약이 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SF 작가들은 이런 시공간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특별한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이르렀다. ‘엔더스 게임’에서 인류는 외계종족 포믹으로부터 실시간 교신 기술을 취득한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통신은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또한 ‘스타트랙’을 비롯한 상당수의 SF물에서는 워프 항법(warp navigation)의 개념이 사용된다.

워프 항법은 FTL(Faster-Than-Light, 빛보다 빠르다는 뜻) 추진 시스템의 일종으로 워프 드라이브 시스템이 장착된 우주선은 빛보다 빠른 속도로 이동할 수 있고 그 속도는 조절이 가능하며 상대성 이론에 의한 시간 지연 등을 무시한다. 또한 우주선 안을 정상적인 시간으로 유지시키는 인공적인 버블로 둘러쌈으로써 항속 중에도 우주의 다른 물체와 접촉할 수 있게 한다.

종족을 보존하고 번영하겠다는 인류의 본능이 좁은 지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면 무한한 우주를 겨냥한 인류의 꿈은 SF의 형태로 계속 구현될 가능성이 높다.

김주년 기자 anubis00@naver.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