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 오바마 그의 마음은 딴데 있었다
한국에 온 오바마 그의 마음은 딴데 있었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5.1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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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동아시아를 순방하면서 초강대국인 두 나라에 마음이 가 있었다. 이번 일정 중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걱정은 도쿄, 서울, 쿠알라룸프르, 마닐라에서 한 발언에 나타났다.

중국과 러시아 중 어디를 더 우려하는지는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오바마는 이번 방문에서 중국을 제외하면서 중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입에 발린 찬사라는 상반되는 메시지를 보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메시지는 다른 국가들을 ‘협박’하거나 ‘괴롭히는’ 죄를 저지르는 강대국에 대한 경고였다는 점이다.

오바마는 미일안보조약이 일본명으로 센카쿠, 중국명으로는 댜오위다오로 불리는 동중국해의 군도를 포함, 일본이 점유하고 있는 모든 지역에 해당된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그 메시지에 힘을 실어준 점은 특히 중요하다.

북한이 4번째 지하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그는 서울에 도착했고 중국에 북한이 핵실험을 하지 못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암시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오바마는 “우리는 동맹과 우리의 삶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며 그 의도를 뒷받침했다.

이 말은 북한을 타깃으로 한 것이 명확하지만 이 지역에서 갈수록 힘이 커가는 중국으로부터 동맹들을 보호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한 것이다. 이 말은 또 크림반도를 우크라이나로부터 인수해가고 동 우크라이나 지역에 대한 우크라이나 정부의 통치를 거부하는 러시아계 사람들을 지지하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좋든 싫든 러시아는 뉴스의 중심이었고 오바마는 우크라이나의 러시아계 사람들이 막강한 러시아 군대가 국경 바로 너머에서 들어올 준비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우크라이나 관공서와 시 전체를 장악하자 이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해야 했다.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하다

서울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박근혜 대통령 옆에 서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우크라이나를 상대하지 않으면 러시아 경제는 약화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실제적인 질문은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들이 자신들이 사용하는 천연가스와 다른 자원의 원천인 러시아와의 관계를 위험하게 하면서 러시아를 제재할 만큼 위험을 무릅쓸 것인지다.

오바마의 말들은 푸틴이 눈치를 채지 않았다면 ‘화살통 안의 화살’을 말하는 것처럼 갈수록 공허하게 들렸다. 그는 워싱턴에 돌아와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접견하면서 “우리는 러시아 경제의 특정 분야를 타깃으로 한 제재를 포함, 다양한 방법들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선상이다.

이와 같은 미국과 유럽의 경고를 러시아가 무시할 것이라는 두려움이 부상하는 중국의 힘에 대해 경고하는 소리와 함께 동아시아에 울려 퍼졌다. 제2의 한국전쟁이 터지면 중국은 자신의 동맹이나 의존국인 북한을 분명히 지원할 것인데 이 전쟁에 대한 공포 때문에 오바마는 내년 말로 예정됐던 전시작전권을 한국에 이양하고 한미연합사를 해체한다는 당초 계획을 재고하기로 동의했다. 한국군이나 미군 지휘관들은 그때까지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을 수행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오바마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미군과 그 자원을 동아시아에 집중한다는 가장 극적인 약속을 했다. 피나투보 화산 폭발로 활주로가 화산재로 뒤덮이고 필리핀 상원이 필리핀 내 미군기지 사용에 대한 임대 갱신을 거부하면서 미군은 1991년 필리핀의 클라크 공군기지에서 철수했다. 하지만 미국과 필리핀은 필리핀 상원이나 국민투표를 통해 승인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국 군대기지, 병력 혹은 시설’의 설치를 금지하는 헌법의 내용을 위배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협정을 통해 국방 관계를 돈독히 하고 있다.

오바마는 필리핀을 처음 방문했을 때 미국 대사와 필리핀 국방장관이 서명한 이 협정을 “양국 관계의 새 장을 여는 중요한 것”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예전의 미군기지들을 되찾지 않을 것이며 새로운 기지를 건설할 계획이 없다고 재빨리 덧붙였다.

중국 봉쇄에 집중된 오바마의 동아시아 방문

‘향상된 방어협력협정’(EDCA)은 미군이 지엽적인 방어에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 필리핀의 작고 약한 군대가 공산주의자인 신 인민군 게릴라들과 이슬람 테러리스트 그룹과 싸우도록 훈련시키는 것 등의 목적을 위해 필리핀 기지를 드나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협정은 10년 동안 유효하며 그 뒤에 갱신될 수 있다.

오바마는 중국을 ‘봉쇄’한다는 전망은 부인했다. 하지만 그의 이번 방문은 전부 그에 대한 것이었다. 한국과 일본 방어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한 것처럼 그는 2차 대전에 참전한 필리핀 재향군인들에게 “필리핀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철석같다. 동맹들은 혼자 설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며 필리핀과 맺은 협정 뒤에 어떤 의도가 있는지 분명히 보여줬다.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
번역 이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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