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사회의 이상한 기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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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한국
  • 승인 2014.06.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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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wol owner: A unique individual and symbol of modern Korean life
도널드 커크 편집위원·전 뉴욕타임스 특파원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 세월호 참사와 그 배의 실제 소유주를 잡으려는 한국의 모습은 놀랍다. 외국인 뿐 아니라 한국인 대부분은 한국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재벌과 그보다는 작은 기업들의 내부가 어떤지 잘 모른다. 이 사건에서 우리는 부분적이지만 수배 중인 73세의 유병언과 그의 아들을 둘러싼 상업, 종교 및 예술 기업들의 독특한 네트워크를 볼 수 있다.

유 씨와 그의 사업, 그의 가족 이야기는 특별하다. 어느 곳에도 그와 같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대다수 사람들의 상식 밖의 방식으로 크든 작든 자신들의 제국을 구축하고 있는 기업과 종교, 예술 사업가들이 많다.

아시아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에서 악명이 높은 세계적 제국인 통일교를 창시한 고 문선명이 가장 알려진 경우다. 그가 자신과 자신의 부인을 살아 있는 신이라고 어떻게 사람들을 믿게 했는지, 그가 한국과 외국에 있는 자신의 회사들을 통해 어떻게 부를 모았는지, 그가 서울 북쪽의 산에 상당한 부동산을 어떻게 마련했는지는 이해하기 정말 어려운 한국의 모습 중 하나다.

세월호 침몰로 볼 수 있는 한국 기업 간의 거래

이런 미스터리는 광적인 추종자들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충성을 다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유명한 사람들만의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기업의 실제 소유주가 회사 공금을 횡령하고 사람들을 구타하거나 다른 범죄를 저질러 알려지는 경우를 제외하고 한국 기업들의 복잡한 소유권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 일이 있다고 해도 우리는 그들 내부 핵심의 거래, 경쟁자, 그들의 제국을 하나로 묶는 특혜와 뇌물 등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

우리는 세월호를 소유한 회사 청해진의 숨겨진 소유주가 유 씨라는 것을 304명 승객이 목숨을 잃은 끔찍한 세월호 침몰 사건이 없었다면 알 수 없었을 것이다. 목숨을 잃은 승객 대부분은 안산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다.

이 비극이 없었다면 우리는 그가 실제 소유주임을 숨긴 채 친척들과 직원들을 통해 이 회사를 운영해왔다는 것을 몰랐을 것이다. 검찰은 그가 이 조직의 중심 인물이라고 이제서야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한국 기업의 특이한 구조

우리는 다른 회사들의 실제 소유구조에 대해서도 궁금하다. 이런 관계 구조는 기업이 사업을 하는 것과 관련해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한국인들은 이런 구조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그들은 학자, 군 장교, 회사 중역 사이에서 이뤄지는 향응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외국인은 이런 관행 밖에 있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한국 회사를 위해 혹은 한국 회사와 함께 일한 사람들은 그 구조의 복잡함과 전체적인 내용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들여다만 보는 외부인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떤 외국인은 한국인 삶의 비밀스러운 내용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어떤 외국인은 우리가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는 대대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 자주 사람들이 다치거나 죽는 크고 작은 사고를 듣는다.

그 사고의 원인은 건축과 검사에서의 결함, 눈을 감아주는 데 익숙해져 있는 관리와 공무원과의 뒷거래에 있다는 것으로 판명돼 왔다.

1995년 502명이 목숨을 잃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때처럼 조사관이 뇌물들을 받는 경우가 종종 드러났지만 그렇다고 모두가 항상 뇌물과 향응을 받은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개인적 친분 관계, 은퇴 후 일자리 제공에 대한 기대, 같은 대학 출신이라는 학연 등을 이유로 정부 관리는 회사 대표가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유병언 회사의 풀 수 없는 미스터리

세월호의 경우 회사 중역들과 선원들은 유 씨가 1962년에 세운 기독교복음침례회에 소속이었다. 그들은 모두 영적, 종교적, 상업적 관계로 매우 긴밀하게 묶인 집단의 멤버들이었다.

유 씨는 교회에서 자신의 충성스러운 회원들의 기부를 통해 얼마나 돈을 쉽게 벌 수 있는지 알았고 이렇게 마련된 돈을 화장품, 부동산 등 다양한 곳의 많은 회사에 투자했다. 그는 부정한 방법으로 돈벌이를 할 수 있었고 부정을 저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추종자들에게 세월호에 화물과 차량을 과중해서 싣도록 했고 배에 있어서는 안 되는 추가 갑판을 짓도록 했다.

유 씨는 예술 사진을 찍는 에너지와 기대가 있어 수백만장의 사진을 찍어 자신의 고급 집 밖에 전시했다. 그의 작품은 런던, 파리 등 여러 곳에 전시되기도 했다. 이 놀라운 사람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한국인들 모습의 이 미스터리는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는 이 질문을 끝없이 할 것이지만 제대로 된 대답은 듣지 못할 것이다.

번역 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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