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논란, 그래도 희망은 있다
문창극 논란, 그래도 희망은 있다
  • 김범수 편집인
  • 승인 2014.06.20 2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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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문창극 총리후보 논란의 핵심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물론 당사자나 당·정·청으로서는 당장 명운이 걸린 문제라고 볼 수 있겠으나 크게 보면 이 또한 훌훌 털고 지나갈 수 있는 문제가 될 것이다.

핵심은 문 후보가 내세운 '하나님의 뜻'에 있다. 기독교가, 우리나라의 교회가 조롱과 모욕을 당하고 있다는 데 있다. 문 후보의 교회강연 요지는 모든 역사에는 뜻이 있다는 것이었다. 기독교인들은 그것을 하나님의 섭리라고 부른다. 개인적으로 병이 들었을 때나 고통을 당할 때, 그리고 국가적으로는 흥망성쇠를 겪을때 그 모든 과정안에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믿는다.

이것은 기독교의 역사관이요 세계관이며 핵심 교리 중 하나이다. 비기독교인들이 이를 믿지 않는 것은 자유지만 옳고 그름을 놓고 왈가왈부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논란에 대해 타종교가 앞다투어 반대성명을 내놓고 있고 기독교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있다. 어떻게 이런일이 벌어질 수 있단 말인가. 이를테면 기독교단체가 불교신자의 신앙을 이유로 공직임명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일이 있을 수 있는가.

그런데 교회는 공격과 온갖 조롱에도 침묵하고 있다. 교회 목사들은 성도와 여론의 눈치를 보며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있다. 이게 뭔가! 이건 사랑과 포용과 용서가 아니라 무지와 비겁과 타락의 결과가 아닌가.

지금 우리 교회는 빛과 소금의 사회적 역할을 점점 잃고 있는 것 같다. 교회 지도자들이 잘못된 길로 가고 교단이 수백개로 쪼개져도 이를 바로잡을 자정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 정치권의 경우 아무리 부패하고 썩었다고 하지만 당과 국회의원들은 끊임없이 혁신을 해야만 살수 있는 구조가 돼 있다. 옳든 그르든 ‘민심’을 거스르면 그 아무리 재주를 부려도 재선, 3선, 4선을 하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는 분위기가 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일 출범한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산하의 기독교운동본부(상임대표 이종윤 목사)가 한줄기 희망의 빛으로 다가온다. 이날 기독교계의 대표적 지도자들이 한데 모여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는 하나의 교회로 다시 태어나...통일조국 건설의 모퉁잇돌이 되게 한다”고 다짐하며 국민운동을 펼쳐나갈 것을 결의했다.

한편 이번 문창극 후보를 둘러싼 논란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좀 다른 말을 할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는 차기 총리감은 대통령과 여론의 눈치를 보는 기존의 '꼰대형 공무원' 이미지가 아닌 책임감과 소신있는 '호인' 타입이길 바랬다. 혹시 문창극 후보가 그런 인물일까 라는 기대를 잠시 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보여준 문창극 후보의 행보는 죄송하지만 비호감이다. 아무리 그의 역사관에 100% 공감한다고 하여도 공인으로서 그의 스타일은 좀 아니다 올시다. '대통령이 귀국하실 때까지 청문회 준비를 하겠다'는 그의 답변에서는 빵 터졌다. 이건 처음부터 ‘책임’ 총리는 커녕 시키는 대로 하는 ‘위임’ 총리를 하겠다는 자세이지 않은가.

그리고 기자들과 국민들이 모두 그의 후배나 되는 것처럼 하대를 하는 것은 '호인'과는 전혀 다른 무개념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언론인으로서 언론을 잘 다룰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지금까지 취재만 해왔지 본인이 취재를 당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완벽한 사람도 완벽한 제도도 없다. 끊임없이 아파하고 도전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고 미래로 나아가는 수밖에.

발행인 김범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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