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 연방정부 상대해 승리한 데이비드 그린 회장
골리앗 연방정부 상대해 승리한 데이비드 그린 회장
  • 이상민 기자
  • 승인 2014.07.17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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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리포트] 기독교 신앙 지키기 위해 회사 운명 걸고 소송
데이빗 그린

데이비드 그린(David Green). 미국 대형 공예품 도매회사인 하비 라비(Hobby Lobby) 설립자이자 회장이다.

하비 라비는 미국 41개주 500여개의 지점을 두고 있고 2만500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으며 지난해 4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 72세의 그린 회장은 지난해 미국 400대 부자 중 79위로 45억달러의 순자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이다. 그는 40년 전 은행에서 600달러를 빌려 차고에서 소형사진 액자를 조립해 팔면서 시작한 하비 라비가 이렇게 커진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한다. 그는 하비 라비의 진짜 주인은 하나님이라며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세계 최대의 복음주의 자선가

그린 회장은 1997년부터 매년 크리스마스, 부활절 때는 미국 전역의 주요 신문에 수십만달러를 들여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과 부활을 알리는 전면 광고를 내고 있다. 2007년 부활절 때는 30개주 290개 신문에 부활절 광고를 내 4700만명이 이 광고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전문지 포춘은 그를 ‘세계 최대의 복음주의 자선가’라고 표현했다. 그린 회장은 2004년 1050만 달러를 주고 구입한 버지니아 린치버그의 한 공장 단지를 고(故) 제리 파월 목사가 설립한 기독교 대학인 리버티 대학에 기증했다. 2007년에는 메사추세츠 헤버힐에 소재한 시온성경대학에 1600만달러 상당의 땅을 캠퍼스로 기부했고 릭 워렌 목사의 새들백 교회에 리트릿 센터를 기증했다.

그는 800만달러를 들여 워싱턴 DC의 한 건물을 자신이 모아온 성경들을 전시하는 성경박물관으로 만들어 2017년에 개장할 예정이다.

그린 회장은 해외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의 손에 성경을 쥐어주도록 하는 활동에 재정 지원하고 있다. 그는 아프리카와 아시아 지역의 4세에서 14세 사이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성경을 전달하는 One Hope Foundation, 이 지역의 가난한 나라들에 집집마다 성경을 전달하는 Every Home for Christ 등의 재단을 통해 성경 보급을 하는 등 100개국 이상에서 14억개의 복음전도지가 배포되도록 재정 후원을 해왔다. 그는 스마트폰에 144개 언어로 된 300여개의 성경을 무료로 제공하는 YouVersion이라는 성경 앱 개발을 지원했는데 이 앱은 5000만번 이상 다운로드 됐다.

이렇게 복음 전파 사역에 그린 회장이 기부한 돈은 5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신이 뭔가를 갖고 있다면 그것은 우리 창조주가 주신 것이다. 그래서 ‘보세요. 하나님, 이 모든 것은 당신 것입니다. 이것들을 다 당신께 드릴 것입니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그에게 연방정부의 오바마케어는 그의 신앙을 시험하는 도전이었다.

오바마케어는 회사들이 직원들에게 주는 건강보험에 여직원들의 피임도 커버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제시된 피임 내역 중 성관계 후 임신을 막기 위해 먹는 응급피임약, 수정된 난자의 자궁 착상을 막는 자궁 내 기구 등은 피임이 아닌 낙태용이라는 데 있었다.

그는 “오바마케어는 우리 회사가 낙태에 사용되는 약까지 제공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기독교인으로 우리는 낙태에 사용되는 약에 돈을 내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하는 것은 수정된 생명을 죽이는 것으로 우리의 신앙에 배치될 뿐 아니라 지금까지 회사를 운영해온 성경적 기초들에 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연방법인 오바마케어를 거부하게 되면 벌금으로 하루에 130만달러를 내야 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러니 법을 따르라고 했다.

지난 6월 30일 연방대법원이 기업도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판결하자 대법원 앞에서 낙태반대론자들이 기뻐하고 있다.

그린의 손을 들어준 연방대법원

하지만 그린 회장은 ‘옳지 않다’며 소송을 선택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가 자신의 신앙을 따르든지, 법을 따르든지 선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의 근본 신앙의 양심을 거스르는 법을 따르라고 강요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이 법의 이 규정을 멈추게 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며 “사람이 손익계산보다 중요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이익을 내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행정부는 이 소송에 대해 하비 로비와 같은 영리 기업은 교회와 같은 종교의 자유를 누릴 자격이 없다며 반발했고 이 사건은 연방대법원까지 올라갔다.

그리고 지난 30일 연방대법원은 영리 기업도 종교의 자유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판결하며 그린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종교적인 이유를 근거로 직원들에게 주는 건강보험 중 피임까지 커버하라는 오바마케어의 규정에서 제외될 수 있게 됐다.

이날 그린 회장은 오클라호마 본사에서 가족들과 함께 손을 잡고 기도하다 이 판결 소식을 듣고 기뻐했다.


애틀란타=이상민 기자 proactive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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