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분을 참으면 원한이 된다
울분을 참으면 원한이 된다
  • 미래한국
  • 승인 2014.09.02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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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정치적 상황이 국민의 가슴에 울분을 심습니다. 국회에서 매일 일을 해야 할 국회의원들이 일은 않고, ‘투쟁’이랍시고 장외에서 놀기만 하니 이른바 ‘민생법안들’은 묶어놓고 목을 졸라 국민의 경제생활은 황폐합니다. 그래서 울분이 쌓입니다. 국회가 국민의 성토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일전에 ‘윤필용 사건 연루자 38년 만에 재심서 무죄’라는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습니다. 부대 운영비를 횡령하고 허가 없이 총기를 소지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거 받은 손영길 장군이 재심에서 무죄가 되었다는 소식을 접하여 어안이 벙벙하였습니다.

재심에서 손 장군에게 무죄를 선고한 서울고법의 부장판사는 도대체 어떤 인물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38년 전에는 그가 판사가 아니었을 것만은 확실합니다. 모르긴 하지만 38년 전에 그는 초등학교 학생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그는 손 장군이 무죄라는 것을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윤필용과 손영길이 다 무죄라는 것을 그때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 와서 그 ‘사건’을 어쩌자는 것입니까? 잘못된 판결을 내린 그 사람들을 오늘 다 처벌할 수 있습니까? 역사가가 할 일을 판사가 도맡아 하는 것에 나는 반대합니다.

대통령에게 관련된 모욕적인 그림을 그린 화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대통령 면전에서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퍼붓는 세월호 유가족 한 사람을 나도 영상으로 보았습니다. 이들은 다 ‘진보 세력’에 속한다고 이 나라의 언론은 분류하고 있습니까? 그런 그림을 찢어버리고 그런 무례한 자의 멱살을 잡고 야단을 치면 ‘보수 반동’으로 언론이 매도할 것이 두려워 끽소리도 못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 나라에는 ‘진보 좌파’도 없고 따라서 ‘보수 우파’도 없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도깨비’와 ‘허깨비’가 난무하는 어지러운 나라일 뿐입니다. 울분은 참고 원한만 키우는 국민은 번영할 수 없습니다.

김동길

2014년 9월2일 www.kimdonggill.com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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