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의 현재와 미래
케이팝의 현재와 미래
  • 김민정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4.10.17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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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서울 국제뮤직 페어 ‘뮤콘 SEOUL’ 열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진흥원)이 주최한 MU:CON(이하 뮤콘)이 올해로 3회째를 맞이했다. ‘MUSIC CONNECTION @MU:CON’이라는 주제로 이달 6~8일까지 진행된 이 행사는 다섯 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사람(People), 케이팝(K-Pop), 축제(Festival), 그리고 기술(Tech)과 콘텐츠(Content) 등이다. 어느덧 국가적 관심을 받게 된 케이팝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 인사말 하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홍상표 원장

한국과 세계를 잇는 ‘가교’ 역할

뮤콘은 국내외 음악 전문가의 교류와 상호협력을 통해서 한국 대중음악의 발전과 해외 진출을 도모하는 국내 최대 글로벌 뮤직마켓을 표방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세계 음악계의 주요 거장 및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컨퍼런스와 다양한 장르와 테마가 펼쳐지는 쇼케이스, 마지막으로 글로벌 비즈니스 파트너들의 네트워크 구축과 비즈니스 상담 및 심층 컨설팅을 지원하는 비즈매칭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한편 진흥원은 국내 신인 뮤지션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지난 6일 아시아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썸머 소닉(Summer Sonic) 페스티벌(이하 썸머소닉)’을 주최하는 일본 크리에이티브맨 프로덕션(이하 크리에이티브맨)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진흥원은 매년 여섯 팀을 선정하고 있는 ‘K-루키즈’를 크리에이티브맨에게 추천해 그들이 선발한 한 팀을 썸머소닉 ‘아시안 콜링’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썸머소닉은 매년 8월 도쿄와 오사카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도시형 음악페스티벌이다. 이틀 동안 140여개의 영미·아시아권 뮤지션팀이 공연을 펼치고 있으며 약 23만 명의 관람객이 찾는 행사이기도 하다.

썸머쏘닉에서는 아이산 콜링 무대를 통해 한국과 중국뿐 아니라 태국 등 아시아권의 실력 있는 뮤지션을 내세우고 있다. 또한 진흥원은 같은 날 뮤콘의 글로벌 음악시장 진출을 위해 매년 1000여 명의 관련 해외 바이어와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도쿄국제뮤직마켓(TIMM)과도 서면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두 기관은 홍보부스를 상호 교환하는 것은 물론 서로의 로컬(Local) 뮤지션을 추천해 공연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행사는 세계적 엔터테인먼트 매체인 빌보드와 할리우드리포터그녀는 “케이팝은 빌보드에서 광적으로 다루는 콘텐츠 중 하나지만 싸이(PSY) 이후로는 하나의 장르라고 여겨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한 “한류는 360°의 방향처럼 춤과 노래뿐 아니라 패션까지 포함돼 있어 모든 사람이 만족할 수 있게끔 완벽히 포장된 문화 콘텐츠”라며 케이팝의 위상을 치켜세웠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녀는 “매니지먼트 회사는 아티스트를 통제하는 것보다 그들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내세울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며 “그들이 (아티스트의) 음악적 스토리를 드러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충고했다.

▲ 기조 연설(왼쪽 조현진 교수, 오른쪽 Janice Min)

케이팝, 조금 더 진솔하게 ‘스토리’ 드러내야

재니스 민은 이에 적절한 예로 90년대 큰 인기를 얻었던 아이돌 밴드 엔싱크(NSync)의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를 꼽았다. 그는 기획사에서 나와서 본인의 예술적 영감을 자유롭게 펼치며 가수이자 배우로 활약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이 그를 독보적인 아티스트의 위치로 이끌었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뮤콘은 다섯 가지의 키워드를 골고루 컨퍼런스에 배치했다. 특히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가 어떻게 현재 음악 시장에 적용되며 미래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관한 청중들의 호기심은 뜨거웠다. 강연을 진행한 연사도 자신의 강연이 끝나면 곧바로 한 사람의 청중으로 돌아가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한편 네모 갤러리에서는 비즈매칭이 이뤄졌다. 사전에 등록한 업체들이 사흘 동안 상주해 있었다고 한다. 그 중 모바일 앨범이 컨셉인 앱 ‘바이닐(Banil)’의 대표, 그룹 클래지콰이를 배출한 플럭서스(Fluxus Music)의 박준석 이사는 “한 달 전에 서비스 오픈한 현시점에서, 뮤콘의 비즈매칭을 통한 소기의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비즈매칭은 해당 업체에 관심이 있는 개인 혹은 기관 및 기업이라면 누구라도 인터넷을 통해 비즈니스 미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진흥원은 이를 위해 상담 테이블 및 홍보 부스를 운영해 참가자간의 효율적인 연결을 도왔다. 또한 모바일 디바이스를 활용해 비즈매칭의 집중도를 늘리는 구체적인 성과를 확보하려 노력했다고 한다. 자신의 서비스를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바이닐에게 긍정적인 결과가 나타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쇼케이스에 참여한 뮤지션에게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뮤콘 초이스 프로그램(MU:CON Choice Program)’이다. 이는 해외의 주요 음악 마켓에서 공연을 펼칠 기회를 잡게 되는 것이다. 뮤직 페스티벌 마켓의 디렉터 및 후원사들이 직접 뮤지션들의 공연을 관람해 그들이 원하는 아티스트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초이스 인터뷰’는 해외 4개 음악마켓의 주요 관계자로 제임스 마이너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WSW) 총괄 매니저, 재스퍼 도넷 뮤직 매터스(Music Matters) 대표, 기욤 크리사풀리 미뎀(Midem) 매니저, 존 캐스트너 캐네디언뮤직위크(CMW) 프로그래머 등이 국내 음악 기획사 및 뮤지션들과 1:1 미팅을 진행했다.

이밖에도 일반인들을 위한 피칭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었다. 진흥원 음악패션산업팀 이종훈 과장은 “작년에 비해 18팀이 참석해 피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피칭을 위한 홀을 별도로 마련했다. 해외에 직접 나가야 볼 수 있는 분들을 한 자리에 모아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주로 마켓에서 일괄적인 설명을 한 다음 관심이 있는 개인 혹은 업체들이 따로 인터뷰를 진행했다고 한다. 특히, 쇼케이스에 참여한 레이블을 가장 우선적으로 피칭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덧붙였다.

“이제 음원수익은 기대할 수 없다”

뮤콘에서는 음원과 관련해서 여러 가지 말들이 오갔다. 특히 한 가지 전제가 시선을 끌었다. ‘이제는 음원 수입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 CD와 LP라는 매체는 이제 낡은 중고품이라는 인식이다.

구글 코리아 뮤직 파트너십 유트브 이선정 이사는 ‘제네레이션 씨(Generation C)’가 자사의 사용자라고 소개했다. 그들은 만들고(Creation) 공유(Communtiy)하며 나름의 기준에 따라 편집(Curation)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결(Connection)돼 있다는 의미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세대에 대한 정의이기도 했다.

특히 그녀는 마케팅을 위한 콘텐츠 전략을 강조했다. 넘쳐나는 것 중에서 내 것을 가장 돋보이게 하는 방법으로 그녀는 ‘팬’이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채널에 들어온 방문자는 당신의 콘텐츠가 마음에 들면 구독합니다. 관심이 생기고 더 많은 영상을 보고 싶어서인데, 이 구독자는 더 빈번하게 자신의 시간을 콘텐츠 시청에 할애하죠. 그러면 자연스레 팬이 됩니다.”

‘제너럴 씨’가 팬덤으로 형성되는 과정을 보여준 셈이다. 또한 이선정 이사는 “다양한 콘텐츠를 꾸준하게 제공하는 것이 뮤직 비즈니스에서 가장 중요하다”며 “하지만 좋은 채널을 만들기 위해서는 음악이 먼저다”라고 밝혔다.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기 위한 음악 상품이 성공을 거뒀던 적이 있다. 통화 연결음과 미니홈피 BGM서비스이다. 이는 ‘공감’이라는 코드 위에서 이뤄진 것이다. 카카오 뮤직 콘텐츠사업부 김홍기 부장은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를 바탕으로 한 자사의 데이터를 언급하면서 “많은 연령대가 이용하는 장점을 살려 작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카카오 뮤직(카뮤)’을 소개했다.

카뮤는 앱 안에서의 음원 재생만 가능하며 단품 가격은 600원이라고 한다. 또한 그는 카뮤가 개인의 ‘뮤직룸’에 방문한 일명 ‘뮤친(음악을 통한 친구)’이 스티커와 댓글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전할 수 있는 소셜 서비스라고 밝혔다. 특히 몇몇 스타는 카뮤에 중독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는 달리 카뮤는 오직 음악만으로 대중들과 소통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들은 스스로 본인에게 필요한 서비스라고 느꼈다.

▲ 컨퍼런스 모습

3.6이라는 숫자, 그 너머를 향해

전 세계는 스트리밍 서비스 경쟁 중이다. 서비스 업체는 저가 정책으로 음악을 유통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스타트업의 필요조건이다. 이제 스트리밍 서비스는 신선하지 않다. 현 풍토에서 좋은 음악은 멸종될 수 있다는 것이 창작자의 생각이다.

‘바른 음원 협동조합(바음협)’의 신대철 이사장은 미래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는 자기가 낸 돈만큼도 듣지 못한다”며 “한 곡을 스트리밍 하는데 3.6원밖에 들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무제한으로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때의 기준이다. 또한 그는 “10년 전 불법 다운로드 시장이 득세해 음반사들이 지금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계약을 덜컥 맺었다”며 “아무도 이 서비스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창작자에 대한 존중이 아이튠스(iTunes)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한편 바음협은 7일 뮤콘에서 ‘문화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족하는 합리적 플랫폼’이라는 주제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신대철 대표는 “3.6은 의미 있는 숫자다. 1회당 스트리밍 가격으로 이쑤시개 하나를 살 수 있다”고 전했다. 창작자의 노력이 담긴 결과물이 1회용품보다 못한 취급을 받는 세태를 생생하게 표현한 것이다. 3.6원에서 1원이 채 안 되는 수익을 창작자와 음반사가 나눠 가진다.

‘음악’이라는 세계 공통의 언어를 둘러싼 수많은 사람들의 비전이 공유되는 자리. 2014년 뮤콘에선 음악의 현재와 미래를 둘러싼 수많은 물음표들이 던져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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