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 에너미’와 국가안보
‘소프트 에너미’와 국가안보
  • 미래한국
  • 승인 2015.01.08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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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송대성 편집위원 (세종연구소 소장)
 

국가안보차원 적(enemy)에 대한 개념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될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이 등장하기 이전 적의 개념은 하드웨어(hard ware) 차원의 개념이었다.

적의 전력분석에 있어 육·해·공군 및 예비군, 그리고 전차·전함·전투기 등을 논하는 개념이 하드웨어 차원 개념이다. 그러나 디지털 플랫폼 상에서의 적의 개념은 해커들 군작전문서 혹은 한수원 문서유출, 군부 내 이적성 사이트 침투 등 소프트웨어 차원의 적(soft enemy) 개념이다.

2011년 5월 17일 미국의 폭스 뉴스(Fox News)는, “북한은 미국의 CIA와 맞먹는 사이버전사 3만여 명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미국 정보기관들은 “2011년 당시 북한은 미 CIA 뺨치는 해커부대 2개 여단 1200여 명을 평남 상원 및 남포에 배치해 놓고 있으며 소련의 프룬제 군사대학 출신 러시아 교수 25명을 초청 매년 100-110여 명의 전문성 있는 해커요원들을 매출시키고 있고, 압록강 군사기술대, 국방대, 공군대, 해군대 등이 전자전 요원교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2011년 5월 초 우리의 농협전산망을 마비시킨 사이버 공격은 천안함 폭침을 지휘한 북한의 정찰총국 산하 6국이 주도한 것으로 보도된 바도 있다.

지난 12월 20일 전후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보도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자료들 해킹을 지휘한 ‘원전반대그룹’도 북한 해커부대라고 분석되고 있다.

   
▲ 지난 12월 말, 한국수력원자력 해킹 사태는 큰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다. 한수원 해킹을 지휘한 그룹은 북한 해커부대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의 소프트 에너미 공격은 이제 공공연한 현실이 돼 있고 국가안보차원에서 이들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 및 실천은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중차대한 과제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은 3가지 대책이 절대 필요하다.

우선 우리를 위협하는 소프트 에너미에 대한 더 강화된 국가통합차원의 전략·전술사령부 운영이 더 절실하다. 현재 국정원이 주관하고 있는 사이버 총괄지휘부는 대한민국 수호에 큰 의미를 갖고 있는 중요 부서이며 그동안 중차대한 역무들을 잘 수행해 오고 있다.

2011년 농협전산망이 해커를 당한 이후 더 이상 결정적인 소프트 에너미의 공격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국정원 주관 사이버 총괄지휘부 덕분이라고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차제에 국정원 기존 조직을 더 강화하고 더 전문화시켜 세계 최고의 능력을 구비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예산, 더 많은 전문 인력 양성, 더 첨단화된 장비개발 및 확보, 더 치밀한 국제적 협조망 형성 등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소프트 에너미를 더 철저히 차단할 수 있는 차단력(deterrence power)을 대폭적으로 강화시켜야 한다. 소프트 에너미가 가시적인 재앙으로 나타나면 그것은 국방안보의 실패를 의미한다.

재앙의 대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전 차단이 우선시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재앙의 근원과 소프트 에니미의 공격을 사전 예단하는 능력이 절대로 중요하다. 소프트 에너미 차단력 강화를 위해 국가정보기관 역량 제고는 필수적 요소다.

국정원 및 기무사, 그리고 경찰은 자체능력 및 국제적 공조능력 등을 총동원해 소프트 에너미 차단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단 소프트 에너미의 공격이 있을 경우 그 공격의 원점, 지원세력, 지휘세력을 박멸시키는 보복능력(retaliation power)을 강화해야 한다. 소프트 에너미에 대한 보복은 강력하고 잔인할수록 더 좋다.

공격의 원천을 뿌리 뽑는 철저한 박멸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자체적인 능력으로 그 보복력이 충분치 않는 경우 전략적 동맹국인 미국, 전략적 동반자인 중국의 능력들도 총동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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