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결혼의 역사와 상징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결혼의 역사와 상징
  • 정용승
  • 승인 2015.01.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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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결혼> (남정욱 著, 살림)
 

하얀 면사포를 쓰고 들어오는 신부의 모습은 아름답다. 신부 아버지의 손을 잡고 들어오는 신부의 눈에는 눈물이 살짝 맺혀 있다. 신부의 손이 신랑의 손으로 옮겨가고 평생을 사랑하겠다는 의미가 담긴 반지를 신랑은 신부의 손가락에 끼워준다. 마지막으로 케이크를 자르고 다시 한 번 ‘결혼 행진곡’에 맞춰 신랑 신부는 퇴장한다.

‘보통’ 평생에 한 번 치르는 결혼식의 모습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결혼식의 ‘속내’를 살펴보면 오늘처럼 아름답기만 한 것은 아니다. 결혼식에도 ‘역사’가 있고 우리 생각보다 그 역사는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본능’적이고 ‘자연’스럽다고 하는 게 어울릴 것 같다.

<결혼>의 저자인 남정욱 교수는 결혼의 원래 모습을 말해준다. 면사포는 주로 어망을 사용해 신부를 약탈하던 북유럽 게르만족의 변형된 유물이다.

그물 면사포는 낯선 사내들에게 사로잡힌 처녀의 상징이었던 것이다. 신부의 아버지로부터 옮겨지는 신부의 손의 의미는 ‘주인이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소유권이 아버지로부터 신랑에게 넘어가는 것이다. 약혼반지의 유래도 그리 로맨틱하지는 않다. 여성을 사고 파는 ‘매매혼’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케이크는 다산을 뜻한다.

남 교수는 단지 결혼의 역사만 말하지 않는다. 결혼의 ‘미래’까지 바라보고 있다. 결혼 제도는 계속 변형될 것이라는 그의 예측은, 다음 세대의 결혼식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게 만든다.
 

정용승 기자 jeongys@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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