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추위도 녹여주는 프랑스 뮤지컬의 진한 감동
겨울 추위도 녹여주는 프랑스 뮤지컬의 진한 감동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5.02.1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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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문화적 자긍심이 높은 프랑스에서 뮤지컬 장르는 오랜 세월 동안 인기를 끌지 못했다. 주류 뮤지컬인 미국 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통속적으로 여겨 도외시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에서 뮤지컬이 인기를 끌게 된 것은 프랑스만의 독자적인 뮤지컬 장르를 확립한 이후부터다. 그 시초가 된 작품은 바로 1998년 초연을 올린 <노트르담 드 파리>다.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교 프롤로, 그의 충성스런 성당 종지기 콰지모도, 왕의 근위대장 페뷔스가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를 동시에 사랑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인간의 욕망과 파멸의 과정을 시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이번에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프렌치 오리지널 공연이 10년 만에 한국 무대를 찾아왔다. 프랑스 뮤지컬의 원형을 다시 볼 수 있는 이번 공연은 한국 관객들에게 기대 이상의 감동을 선사해주고 있다. 프랑스 뮤지컬이 한국에서도 ‘통’한다는, 이 사실에 남다른 의미가 있다.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알 수 있는 프랑스 뮤지컬의 특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성스루(Sung-through) 진행이다. 일반적인 뮤지컬은 대사와 노래가 함께 극을 이루지만, 프랑스 뮤지컬은 오로지 노래로만 이뤄진다. 두 번째는 배우와 무용수의 철저한 분리다.

보통의 뮤지컬이 배우와 앙상블 모두가 안무와 노래를 소화하는 것과 달리 프랑스 뮤지컬은 배우와 무용수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된다. <노트르담 드 파리> 역시 배우들은 노래를 통해 인물의 감정을 서정적으로 전달하고 무용수들은 인물의 감정을 안무를 통해 표현한다.

프랑스 뮤지컬과는 달리 한국 뮤지컬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수용하며 성장해왔다. 따라서 라이선스 공연은 물론 국내 창작뮤지컬도 브로드웨이 양식이 대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도 화려한 무대와 의상, 앙상블의 조화를 이루는 브로드웨이 형식의 뮤지컬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는 감정의 높낮이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대사와 노래, 웅장한 세트, 오케스트라 음향이 울려 퍼지는 뮤지컬과 거리가 멀다. 상징적이고 시적인 프렌치 가사의 뮤지컬 넘버 53곡이 성스루로 전달될 뿐이다.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고 정서적 거리감이 있는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 관객들에게 기존 뮤지컬과는 전혀 다른 감동을 전달하고 있다.

공연이 끝난 후 많은 관객들은 감동의 여운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모습으로 광화문 거리를 나섰다. <노트르담 드 파리>가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관통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2월 2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성은 기자 nomadworker@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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