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도의 힘’을 아시나요
‘충청도의 힘’을 아시나요
  • 정용승
  • 승인 2015.02.23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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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장면1. “여기 다 호남분들이시던데유 뭘~” “저, 형편없는…”
장면2. “의원님은 젊으셔서 옛날 일도 기억하시겠지만, 제 나이되면유 15년 전 일 기억 못합니다.” “어리다니요.”
장면3. “충청도에서 후보가 나오는데 호남분이 계속 (반대)하잖아유.” “여보세요.”
 

지난 11일 이완구 총리후보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나온 강희철 충청향우회 명예회장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의 기싸움이 있었다. 강희철 증인의 모습은 곧바로 화제가 됐다.

그의 모습이 전형적인 충청도 사람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하나 더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이번 청문회를 통해 충청도의 민심이 야당을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충청도 지지율이 3.4%나 떨어졌다. 이 때문일까. 문창극 전 후보에 이어 이완구 총리후보까지 낙마를 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선거와 충청도의 관계를 본다면 충청도의 민심을 무시할 수 없다. 1992년 이후 영남과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한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대립해 온 양당 구도 하에서 충청도는 역대 선거 때마다 캐스팅 보트의 역할을 해 왔기 때문이다.

1997년 대선에서는 김대중 국민회의 후보와 김종필 자민련 총재가 ‘DJP 연합’을 성사시키면서 승리했다. 김대중 후보는 전국 40.27%의 득표를 기록하며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38.74%)에 약 1.5%p 차이로 이겼는데 역시 충청권에서의 승리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02년 대선에서는 97년과 같은 지역 연합보다는 충청권을 겨냥한 공약에 의해 승부가 갈렸다. 2002년 11월말. 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정몽준 국민승리21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를 성사시켰다.

그 후 이회창 후보의 추격이 거세지자 노 후보는 수도를 충청도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결국 노 후보는 48.91% 대 46.58%로 이 후보를 누를 수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된 2012년 대선은 ‘충청도의 힘’이 유감없이 발휘된 선거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전국 득표율은 51.55%로 문재인 민주당 후보(48.02%)보다 3%p 높았다.

격차가 미세했기 때문에 충청권에서의 승리는 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 후보는 충북에서 56.22% 대 43.26%의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대전에서도 박근혜 후보가 49.95% 대 49.7%로 문재인 후보에 미세하게 앞섰다. 충남에서는 박근혜 56.66% 대 문재인 42.79%로 격차가 더 컸다.

다음 선거 때는 어떻게 될까. 충청도의 표심을 잡아야 한다는 사실만은 확실한 것 같다. 하지만 과연 야당이 충청도의 표심을 잡을 수 있을까? 


용승 기자 jeongys@futur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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