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북한보다 사회주의 정책 더 많다?!
한국이 북한보다 사회주의 정책 더 많다?!
  • 미래한국
  • 승인 2015.04.10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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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의 평양별곡]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원장 · 미래한국 편집위원


한국은 최저임금제, 북한은 노동정량제 시행
노동정량 못 채우면 탄광, 광산, 건설현장 등 중노동 부문으로 쫓겨나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3월 16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최근 노동정량법과 도로교통법을 일부 개정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정량법은 2010년 초 제정된 것으로 각 작업장에서의 합리적인 노동량을 규정하고 있다. 

한국에 와서 살면서 많이 듣는 말 중의 하나가 북한 사람들은 배급을 받아 일을 성실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일리가 있지만, 맞는 말이 아니다.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공산주의자들이 그렇게 멍청할 리 없고, 마음이 넉넉하지도 않다. 

한국에 살면서 그동안 느낀 것은 자유시장경제에 기생하는 사회주의 추종자들만큼 좋은 것도 없는 것 같다. 

사회주의를 선동하면서 자유시장경제의 단물을 다 빨아먹는 것이야말로 손도 안대고 코 푸는 격이며 남의 숭늉에 땀내는 격이다.

▲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에 최저임금제가 있다면 北에는 노동정량제가 있다.

그러나 사회주의를 추구한다는 북한에서는 한국의 최저임금제나 무상복지 같은 것이 어렵다. 

처음 대한민국에 도착했을 때는 자유시장경제 체제의 한국이 북한보다 사회주의 시책들을 더 많이 쓴다고 생각했다. 

한편으로는 북한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다 온 사람으로서 한국 사람들의 오해 때문에 너무 억울할 때가 많았다. 

시간이 지나 한국 사람들의 생활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3대 세습 독재정권에 대한 분노가 더 깊어지게 되었다. 


노동정량 제정소가 노동량 책정 

 한국은 최저임금제를 적용할 때 그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한 고려 없이, 어쨌든 현장에 출근하면 현장에 주재한 시간에 대한 월급을 줘야 하지만 북한은 다르다. 

북한에서는 노동정량제도가 있어 개인이 단위시간 동안 수행해야 할 작업량을 정량으로 정해놓고, 작업수행 정도에 따라 월급을 결정한다. 

북한의 각 지역에는 노동정량 제정소들이 있다. 이곳은 그 지역 공장에서 일하는 근로자의 작업 종류에 따라 기술, 기능, 수준별로 단위 시간에 수행해야 할 노동량을 정해서 내려 보낸다.

그리고 각 공장 기업소에는 노동정량원들이 선발되어 활동하는데, 이들의 임무는 어느 노동자가 단위시간 동안 작업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감독하는 것이다. 

이런 노동정량제도는 도시 노동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농촌에서도 적용되는데, 농촌 동원을 수행할 때 이 노력공수제도 때문에 학생들이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모른다.

▲ 북한 노동현장에서는 종업원들이 노동정량을 채워야 한다. 노동정량을 못 채우면 탄광, 광산 등으로 쫓겨난다. 사진은 개성공단의 (주)신원공장 봉제라린에서 일하는 북한 여성 노동자들.

농촌 동원을 나가는 경우 일수로 따지는 것이 아니라 노력공수로 따지기 때문이다. 농촌에서 기구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노력공수가 많고, 도시 근로자들이나 학생들이 작업을 하면 노력공수가 적다. 

하루에 1공수의 일을 하려면 새벽 6시부터 밭에 나와 저녁 8시까지 일해도 노동정량을 채우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나 도시 근로자들은 노력공수를 채우기 위해 농장의 간부들에게 뇌물을 바치거나, 농장에서 별도로 요구하는 다른 일들을 해결해주게 된다. 

농장에서 집수리에 필요한 시멘트를 해결해준다거나, 농장 간부에게 다양한 생필품을 선물하기도 한다. 


‘102삽’을 아십니까?

북한의 노동정량 제정소들은 건장하고 기능이 높은 사람이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야 달성할 수 있는 과제를 노동정량으로 책정해 놓아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하루 종일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해야 한다. 

따라서 작업량을 채우기 위해 품질이 엉망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현상을 빗대어 나온 유명한 은어가 ‘102삽’이다. 이것은 노동정량원이나 간부들이 감시하는 작업시작 첫 시간에는 앞장서서 일을 하자고 선동하며 첫 삽을 뜬 다음, 간부나 노동정량원이 보이지 않을 때에는 작업장을 이탈하여 놀고 있다가 간부나 노동정량원이 오는 작업 마무리 시간에 나타나 열성을 보이면서 선동하는 모습을 풍자한 말이다. 

눈치를 보면서 요령을 피우는 사람들은 남보다 한 삽을 먼저 뜨고 다른 사람들이 100삽을 뜰 동안 딴 곳에 가서 자기 볼 일 보다가 끝날 때 돌아와 하루 종일 일한 사람들보다 흙 한 삽을 더 뜨는 것처럼 한다는 말이다. 

북한은 직업선택의 자유가 없고 직업의 이동이 어려워 괜찮은 직업에 종사하려면 정말 열심히 일해야 한다. 

만약 노동정량을 못 채우고 간부들 눈에 들지 못하면 강제 퇴사(退社)를 당한다. 한국처럼 그냥 퇴사만 당하는 것이 아니라 탄광이나 광산, 농촌, 건설현장 같은 중노동 부문으로 강제 이직을 당한다. 

한국에서는 대기업 노조에서 연봉이 높고 복지가 좋은 일자리를 승계한다고 하는데 북한에서는 광산이나 탄광,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대를 이어 직업을 승계하라고 강제한다. 

한번 잘못 걸려들어 탄광, 광산, 농촌으로 강제 이직을 당하면 자식들까지 그곳에 뼈를 묻어야 하는 고통이 따른다. 

이런 실상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도 남한에 종북(從北) 주사파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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