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성공의 방정식
박근혜 정권, 성공의 방정식
  • 김용삼 편집장
  • 승인 2015.05.0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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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길] 김용삼 미래한국 편집장

보수우파의 재집권 성공해야 박근혜 정권도 성공한다

이완구 총리의 사퇴로 박근혜 대통령은 리더십의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 

박 대통령이 총리 후보로 지명했던 김용준, 안대희, 문창극 씨는 상처만 입고 정식 임명도 되기 전에 사퇴했고, 믿었던 ‘의리와 뚝심의 사나이’ 이완구 총리도 취임 63일 만에 무덤으로 간 성완종 회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너졌다. 

사실 이완구 총리의 낙마(落馬)는 박근혜 정부의 자승자박(自繩自縛)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비리를 정밀 타격하기 위한 사정(司正) 드라이브는 타깃 설정에 하자가 발생했다. 

목표물을 정조준 한 다음 회심의 강타를 날렸다고 생각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친박(親朴)의 호위 무사들이 나가떨어지는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이다. 

정치판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고 박근혜 대통령이 참담해 할 필요는 없다. 한국 정치가 돈 없이도 잘 굴러가고, 자원봉사자와 정치 후원금, 정부 지원금만으로 투명 정치가 완성된다고 믿으면, 그건 유아 수준으로의 퇴행이거나 정신적 병리상태에 해당한다. 

입만 열었다 하면 ‘청렴영생 부패즉사’를 외치는 정치인이 우리 사회에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런 방식으로는 의미 있는 정치적 함의(含意)를 창출해내기는 쉽지 않다. 

박근혜 대통령도 여러 차례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두 차례 대권(大權) 도전에 나섰으니 정치와 돈의 함수관계를 모를 수는 없을 것이다. 

아니, 모를 수도 있다고 치자. 본인이 정치자금 문제에 초연할수록 아랫사람들은 ‘각자 알아서’ 혹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정치 자금을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그 바닥의 생리다. 

윗사람이 돈 문제와 관련하여 지고지순(至高至純)의 영역에 몰입하면 아랫사람들은 정치 자금 마련의 순수성과 도덕성에 있어 원칙을 벗어나기 마련이다. 

그것이 한국 정치의 어두운 현실이다. 

성완종이란 인물이 잘못 건드리면 자폭할 수 있는 ‘뇌관 제거된 지뢰’란 사실을 박근혜 대통령과 측근들은 몰랐을까? 

그보다 더 궁금한 게 있다. 하필 왜 이 어려운 시기에 박근혜 정부는 그 많은 정치적 타깃 중에 아군(我軍)이나 다름없고, 자신과 지지층도 비슷한 이명박 정권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을까. 


사면초가의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이 의도했던 대로 성완종의 구속을 통해 전임 정권의 자원외교 비리를 척결하는 데 성공했다 해도 ‘상처뿐인 영광’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자살 과정에서 성완종 회장이 뚜껑을 연 ‘판도라의 상자’가 사상자를 양산하고 있듯이, 검찰 수사와 지루한 법적 공방의 와중에 새누리당과 박근혜 지지층의 상당 부분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일들이 벌어졌을 것이다. 

전임 이명박 정권을 벼랑 끝에 세워서 박 대통령이나 새누리당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전리품은 무엇일까? 아무리 계가(計家)를 해 봐도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무엇을 얻기 위한’ 싸움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오히려 MB를 치면 자신의 지지층이 돌아서고, 정치적 반대세력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박 대통령은 피아(彼我) 전선이 명쾌하게 정리되지 못한 상황에서 자원외교 비리를 건드리는 바람에 아군 살상이라는 부메랑을 맞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금 박근혜 대통령은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태다. 여당이라는 정치적 우군(友軍)은 중립지대로 철군해 버렸고, 야당은 틈만 보였다 하면 각종 살상용 무기를 동원하여 스마트하게 공격해댄다. 

세월호 1주기 추모 난동 시위에서 보듯 체제 불만세력과 반(反)정부 세력들은 여차하면 청와대 앞마당까지 진격 점령할 태세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아버지가 했던 것처럼 조국 근대화라든가 중화학공업 육성 등 한 시대의 획을 긋는 거보(巨步)를 기대할 수는 없다 해도 정권의 명운을 건 국가개혁 과제가 없을 수는 없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 부분에서 욕심이 좀 과했다. 국민행복, 창조경제, 국가개조, 4대 개혁, 통일대박, 비리척결, 정치개혁…. 이 중 한 가지만이라도 성공시켰다면 대통령으로서의 치적 평가는 분위기가 완연히 달라졌을 것이 틀림없다. 

청와대의 호위 무사들과 골수 지지층을 제외한 필부필부(匹夫匹婦)들이 느끼는 박근혜 대통령의 치적에 대한 체감 온도는 국민절망, 퇴화경제, 국가퇴보, 4대 개악(改惡), 통일쪽박, 비리만연, 정치개판 등등 기대와는 많이 다르다. 

여기에 한미일(韓美日) 삼각동맹이 사망선고를 앞두고 울려대는 절망적인 구조신호와 친중반일(親中反日)의 외교적 정서까지 가미되면 이 정부의 존재 이유가 도대체 무엇인지 의문이 증폭된다. 

오죽했으면 언론인 류근일은 조선일보 칼럼(4월 21일자)에서 박 대통령이 “정당성의 위기, 효율성의 위기, 신뢰의 위기, 대통령 영(令)의 위기, 전통적 지지자들의 실망 등 5중고(重苦)를 한꺼번에 맞을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겠는가. 


박근혜 정부의 중요한 업적 세 가지 

기자는 박근혜 정부 3년차의 성적표에 가혹하고 인색한 평가를 내려서는 안 된다고 믿는 사람 중의 하나다. 거리에 나가 돌팔매를 얻어맞더라도 박근혜 정부를 변호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 대한민국 안보의 생명선인 전시(戰時)작전권 반환 시기를 무기 연기시켰다. 말이 무기 연기지 사실상 폐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둘째, 통진당 해산을 단행하여 종북(從北)세력에게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가했다. 

셋째, 현재까지는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발동된 5·24 대북(對北) 제재조치를 원칙대로 일관되게 준수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현재 검토 중인 공무원 및 군인 등의 연금개혁에 성공하고, 한반도의 평화 관리에 성공하면 박 대통령은 넉넉한 평가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현재 시중에는 여야(與野) 정권교체 10년 주기설이 파다하고, 야당 유력 대선후보 진영으로 인재들이 몰린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 

집권여당의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물들의 경쟁력이 야당 후보군에 비해 지지율이나 1 대 1 가상 대결에서 한참 뒤지는 현상으로 미뤄 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게다가 이번 성완종 파문으로 보수우파의 선거승리연합 구도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한 보우수파의 선거승리연합 구도는 대구·경북+부산·경남+충청의 여세를 몰아 수도권으로 진격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성완종의 유탄에 부산·경남의 우군세력 홍준표 경남지사가 어려운 상황에 처했고, 충청의 기수 이완구 총리는 낙마했다. 

현 상황 그대로 가면 새누리당과 보수우파 연합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필패(必敗) 구도이자 백약이 무효일 수도 있는 백척간두의 위기 상황이다. 

그러나 대선 때까지는 아직도 2년 6개월의 시간이 남아 있고, 일주일 앞을 예측하기 힘든 한국적 정치지형의 특성상 의미심장한 변화들이 무수히 반복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지지했던 다수의 보수우파 인사들은 인사라든가 정책, 정치적 행보를 보면서 박근혜 정부가 더 이상 자신들을 우군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험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성공한 대통령으로 변신하려면 나의 지지층이 누구인지를 확실히 파악한 후 그들과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 지향’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언론인 조갑제는 “보수우파들이 현재의 국가적 위기를 위기로 감지하고 있는 한, 그것은 진정한 위기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위기는 곧 기회의 다른 표현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정권을 종북좌파연합에 넘겨주지 않는 보수재집권 플랜의 비책을 미래한국이 커버 스토리로 준비한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보수우파 재집권 플랜 

선거전략가 이영작 박사는 새누리당이 호남과 손잡고 공동정권을 창출하면 보수우파가 재집권이 가능하다는 전략을 내놓았다. 

원래 호남은 전통적으로 보수이며, 경남에 뿌리를 둔 친노(親盧) 세력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호남 정치권에서 종북좌파를 배제한 다음 정치연합을 이뤄내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캠페인 전문가 이동호는 역대 대선은 경제 이슈를 성공적으로 선점한 후보가 승리했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을 것을 조언했다. 

그리고 경제 문제를 나의 프레임으로 정의하고, 가치 중심의 선거전을 펼친다면 보수우파는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역설했다. 

여론조사 전문가 홍형식은 반기문 본인은 “편안한 노후생활”을 극력 주장하고 있지만, 여권(與圈)의 필승 카드로 반기문 카드가 언제든 유효하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임기 3년차로 접어든 만큼 시간은 박 대통령 편이 아니다. 이제 버릴 것은 버리고 반드시 챙겨야 할 이슈와 집단과 세력은 확실하게 챙겨야 한다. 

무엇보다 중대 과제는 정권이 반(反)헌법적 좌파연합세력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아내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성공해야 박근혜 정권도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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