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2 탈북 소녀의 대한민국 적응기
중2 탈북 소녀의 대한민국 적응기
  • 이성은 기자
  • 승인 2015.05.2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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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소개] <나의 아름다운 첫 학기> 이근미, 물망초

탈북 청소년이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 출간됐다. 이근미 작가(본지 편집위원)의 청소년 소설 <나의 아름다운 첫 학기>다.

먼저 탈북을 시도해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어머니를 따라 북한에서 넘어온 탈북 소녀 ‘한송이’가 중학교에 편입해 대한민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은 탈북 소녀의 1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그 시선 속에는 남북의 사소한 문화적 차이에서 발생하는 탈북민의 고뇌와,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담겨 있다.

대한민국에 갓 뿌리내린 탈북 소녀가 체감하기 어려운 ‘사랑’과 ‘자유’라는 언어의 의미, 풍요로운 의식주 문화로 인한 괴리 등의 심리 묘사는, 실제 탈북민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마음까지도 쉽게 공감하도록 만든다.

이근미 작가는 “우리나라의 무서운 중2들과 너무도 다르게 사는 북한의 14세들 생각에 마음이 아팠다. 멋진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달려야 할 글로벌 시대에 고픈 배를 움켜쥐고 거짓 정보를 주입받는 그들의 처지가 안타까웠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북에서 온 친구들을 따뜻하게 맞아주고, 열심히 달려 통일을 앞당기는 역군이 되기를 바란다”고 창작 취지를 밝혔다.

‘탈북 청소년’을 주제로 한 문학 작품의 출간은 의미가 크다. 안타깝게도 국내에는 탈북을 주제로 한 청소년 소설이 드물다.

반대로 북한 체제를 미화하는 책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종북 콘서트’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신은미 씨가 쓴 북한 체제를 선전하는 에세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정부 우수 도서’로 선정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이처럼 최근 북한 관련 도서가 문제가 되었던 터라 이 책의 출판 소식은 더 반갑다. 이 소설은 남북의 사회상을 생동감 있게 담았다.

소설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의 각각의 현실에 대해 과대 포장하거나 축소한 묘사를 하지 않는다. 탈북민들이 실제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여린 소녀의 순수한 마음을 통해 전달할 뿐이다.

이 소설 속에는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 책의 중간 중간에 삽입되어 몰입을 돕는 그림들을 탈북 대학생 형제들이 그렸다는 점이다.

1999년 탈북하여 산전수전 다 겪고 8년 만에 대한민국 땅을 밟은 설지현, 설철국 형제의 꿈이 이 책 함께 담겨 있다. 이들의 그림 속에는 한국 사회에 이제 막 뿌리내리는 탈북민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숨어 있다.

지금까지 북한 땅을 넘어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을 찾아 온 탈북민들의 숫자가 2만7000명을 넘어섰다.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의미조차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는 그들의 심정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소설이 그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 볼 수 있는 매개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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