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한미 간의 황금시대 만들어야
[2025년 한국] 한미 간의 황금시대 만들어야
  • 미래한국
  • 승인 2015.06.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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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의 韓美 관계

한미관계는 지금까지 수많은 부침을 겪었다. 원만하게 지내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상당히 많았다. 향후 10년의 양국 관계를 전망하려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우선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대통령이 시작한 햇볕정책을 계승하던 10년 전의 한미관계가 어떠했는지 간략히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노무현·김대중 대통령은 모두 고인(故人)이 됐지만 이들이 추진했던 햇볕정책은 북한을 상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그 혹독한 현실을 보여준 실패 사례로 남아 있다.

이는 2004년 9월 미국, 일본, 러시아, 그리고 남·북한이 중국 주선으로 베이징에서 개최된 6자회담에서 합의를 한 후 더 분명해졌다.

당시 회담의 목적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는 또 다른 협약을 도출하는 것이었다. 
새 협약은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있는 5메가와트의 ‘실험용’ 원자로를 폐쇄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를 사찰할 수 있도록 하는 1994년 제네바 협정을 대체하는 것이었다.

북한은 제네바 협정 체결의 대가로 2기의 원자력 에너지 개발용 원자로 건설을 약속받았다. 건설비용은 한국과 일본이 공동 부담하기로 했지만, 주로 한국이 냈다.

미국은 원자로 건설 기간에 북한의 에너지를 지원하기 위해 1년 동안 중유 50만 톤을 보내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제네바 협정은 북한이 영변의 원자로에서 별도로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탄두를 개발해서 완전히 별개의 핵실험을 해온 것이 드러나면서 2002년 산산조각이 났다.

미국은 중유 공급을 중단했고, 북한은 IAEA 사찰단을 내쫓았다. 이에 따라 북한은 핵확산방지협약(NPT)에서 탈퇴한 후 영변 핵시설을 통한 핵개발을 재개했다.


햇볕정책 실패 확인 

이렇게 유감스러운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김대중 대통령은 5년 임기를 마쳤고, 노무현 대통령이 그 뒤를 이어 받았다.

노무현 대통령은 햇볕정책을 지지했을 뿐 아니라 한미관계를 악화시켰다. 미국과 한국의 유대관계는 바닥까지 내려갔다.

미국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1년 취임 후 북한을 상대하는 방법에서 김대중 대통령과 매우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중 대통령이 그 해 3월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부시 대통령은 북한의 ‘리더십’, 즉, 김정일에 대해 ‘상당한 의심’을 갖고 있다고 솔직히 밝혔다.

이 말은 김대중 대통령의 대북(對北)정책에 대해 부시 대통령이 얼마나 다른 입장인지를 보여주는 방증으로 이해되었다.

그 뒤, 2002년 1월 부시 대통령은 연두교서에서 북한이 핵무기와 미사일 개발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거래해온 이란까지 포함한 ‘악의 축’에 북한을 집어넣었다.

이런 배경 하에서 한미 관계는 부시 대통령의 강력한 압력에 밀려 결국 북한을 국무부의 ‘테러 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는 것을 묵인한 2007년까지 최악이었다.

그 전년에 북한은 첫 번째 핵실험을 했고, 당시 미국의 북핵(北核) 협상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이 주도하는 부시 대통령 보좌관들은 새로운 북핵 협정이 북한이 자랑하는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부시 대통령을 설득했다.

2007년 북핵 협정은 모든 협상 관계자들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이 협정은 제네바 협정과 마찬가지로 실패로 끝날 것이 불 보듯 뻔한 것이었다.

▲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 후 한미 관계는 개선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한미 관계는 돈독하다. 한미 양국은 교역 이슈, 국방 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면서 양국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서로에게 유리하다.

미국의 북핵 협상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은 북한이 자신들이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실에 눈이 멀어 있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2008년 후 한미 관계는 개선되었다. 이 대통령이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는 달리 매년 수백만 톤의 식량과 비료를 북한에 지원하는 것을 중단하면서 오랫동안 상실되었던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회복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후에도 한미 관계는 돈독하다. 나는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장관 때, 그리고 그의 후임자인 존 케리 국무장관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두 사람 모두 한미 관계는 긴밀할 뿐 아니라, 국방과 관련된 주요 이슈에 대해 입장을 같이 한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가령, 한국의  군 지도부가 아직 한국군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며 전시(戰時)작전권 이양을 연기하자고 하는 데 대해 미국에서는 전혀 문제 삼지를 않았다.

그렇다면 향후 한미 관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북한은 몇 차례 더 유혈 도발을 감행하고 과장된 표현들을 쏟아내며 위협하다가 지하 핵실험을 하는 식의 지금까지 해왔던 비슷한 패턴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이런 패턴에 익숙해져 북한의 정치 선전이나, 심지어 남북 회담 혹은 외교적 노력에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은 지겨워 보인다. 우리의 인생은 계속되고 한국은 경제적으로 더 발전하고 아무것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고수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언제까지 ‘전략적 인내’가 미국의 대북(對北)정책이 될 것인가? 2016년에 선출될 차기 미국 대통령도 비슷한 패턴으로 이어가길 원할까? 


중국, 自國 영토분쟁 관심 돌리려고 북한 도발 지원할 수도

한 가지 시나리오는 오바마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 마지막을 맞아 민주당 내 좌익의 압력에 밀려 지금 미국이 쿠바에 외교관계를 열기 시작한 것처럼 북한과의 난국을 풀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아니면 오바마의 후임자가 지금까지 북한과 했던 수많은 협상이 휴지조각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과 협상을 다시 하자는 악순환을 결정할 수도 있다.

다른 시나리오 역시 고려할 만하다. 북한이 말로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로 심각한 군사행동을 감행한다면 어떨까? 가령, 서해상에서 한국이 북한 선박의 진입을 막고 있는 북방한계선(NLL)을 북한 군함이 침범하면서 말이다.

북한의 고집 세고 어린 지도자 김정은은 군대를 방문하면서 이런 위협을 해왔기 때문에 그는 자신의 말들을 실제 군사 행동으로 옮길 때가 되었다고 결정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는 한반도 전체에 ‘안정’을 원하는 중국의 기대를 생각할 때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배제할 수 없다.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은 남중국해에서 고조되는 긴장 관계다.

중국은 필리핀, 베트남, 말레이시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의 일부 섬과 해역에 대해 동일하게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동중국해에서는 중국명으로 ‘댜오위다오(釣魚島)’로 알려진 센카쿠(尖閣) 열도를 두고 중국은 일본과 대립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교전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중국은 이때 한국에 대한 북한의 군사 공격을 지원하면서 미군을 다른 곳으로 돌리는 기회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전략적 인내’가 최선의 정책

이 시나리오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하지만 고려해야 할 다른 이유들이 있다. 미국과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했음에도 교역 관계가 원만하지 않다.

한국은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가입하지 않고 있다. 반면, 중국이 추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지원하기로 동의했다.

미 상공회의소 등 미국 사업가들은 한국이 미국과의 교역에서 보는 엄청난 무역 흑자에 불만이 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적자가 훨씬 크지만 한미 간 교역 차이는 양국의 군사조약 관계를 훼손시킬 수도 있다. 북한과 중국이 제2의 한국전쟁을 준비하면서 이 틈을 이용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시나리오는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다. 하지만 향후 10년의 한미관계를 전망할 때 고려해 봐야 할 내용이다.

솔직히 나는 한미관계가 가끔 삐그덕거리기는 하지만 안정적인 관계로 유지될 것이라고 믿는다. ‘전략적 인내’는 효과가 전혀 없는 또 다른 핵 협정이나 제2의 한국전쟁보다 분명히 나은 것으로, 사실 최선의 정책이라고 본다.


한국 주도의 통일지지 세력은? 

한 가지 또 다른 시나리오가 있다. 북한 김 씨 왕조가 마침내 붕괴된다면 어떻게 될까? 북한 붕괴에 대한 예측들은 지금까지 실현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이 고위 장성과 관료들을 위협하고 괴롭히고 처형하면서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의 통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일부 세력이 결국 반란을 일으키면 어떻게 될까? 오랫동안 질병과 굶주림, 고문과 처형에 시달리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이런 무자비한 독재 정권 하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북한이 내부적으로 붕괴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나고 미국과 한국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나는 북한의 붕괴 혹은 분열을 예측하고 싶지 않다. 하지만 모든 시나리오 가운데 이 가능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한국 주도의 통일을 지지해 적극적이고 강력하게 행동한다면 중국, 러시아, 일본의 반응은 어떨까?

중국은 한반도 전체를 장악하고 싶어 하고 러시아는 미국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일본은 전쟁을 금지한 헌법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 군사적으로 침략하려고 할까?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일본 극우주의자들은 이미 헌법 개정을 언급하며 일본이 국경을 넘어 전쟁을 다시 일으킬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는 동북아에서 전면전이 일어나는 것이다. 미국은 이 가운데서 지금 사이가 좋지 않은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와 체결한 방위조약을 준수해야 한다. 그런 전쟁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것이다.

결국, ‘전략적 인내’와 강력한 방위를 통한 현상 유지가 향후 10년 최선의 시나리오인 것 같다. 한미 양국은 교역 이슈, 국방 문제 등을 함께 극복하면서 양국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 서로에게 유리하다.

우리는 이 기간을 한미 관계의 황금시대라고 부를 수 있다. 이 관계가 오랫동안 찬란히 빛나기를 기원한다!


번역/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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