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과학기술 발달하면 행복지수 높아질까?
[2025년 한국] 과학기술 발달하면 행복지수 높아질까?
  • 미래한국
  • 승인 2015.06.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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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호 특집] 10년 후 한국의 환경
▲ 하지원 (사)에코맘코리아 대표·7기 미래한국 편집위원

비행기 창밖으로 펼쳐진 하늘은 10년 전과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땅위의 모습은 하루가 다르게 변해간다.

이대로 10년, 100년이 지나간다면 지구는 정말 끔찍한 모습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미래는 인간에게 늘 희망으로 다가올 것이라 생각했는데….

소름을 가라앉히고, 희망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이 그래도 아직 남아 있음을  감사하며 몸도 맘도 더 절실히 움직여야 할 시기임을 절감한다.

아무리 국가가 부유하고 사회가 풍족해도, 공기를 안심하고 마실 수 없고, 물을 믿고 마실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먹을 수 있는 농작물이 없어 알약으로 식사를 대신하는 것이 우리가 원하는 삶의 방식일까? 지금까지 살아온 삶의 방식을 이대로 우리 자식들에게도 물려준다면 그들이 행복할 수 있을까? 이제는 그 판단을 철저히, 냉정하게 해야 할 시점이다.

나는 지금 몽골의 바양노르솜 호수 주변에서 그곳 지역주민들과 지역 초등학생들과 함께 나무심기를 마치고 하늘을 날고 있다.

바양노르솜은 몽골 수도인 울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190㎞ 떨어져 있는 곳이다. 우리의 지자체 단위 즉, 시군구의 단위를 몽골말로 “솜”이라 한다. 한국으로 따지자면 바양노르구라 생각하면 되고, 우리의 구청장을 거긴 솜장이라 부른다.

지금부터 6년 전 바양노르솜장의 호소가 있었다. 지금 바양노르솜에 있는 호수 12개 중 9개가 기후변화로 말라버려 이제 남은 호수는 3개뿐이다.

이것마저 사라지면 가축이 먹을 물이 없고, 주민들의 생활이자 수입원인 유목 생활을 못하게 된다.

결국 물이 없는 땅이 되어 마실 물도, 키울 가축도 사라지는 상황이 되어 도시로 이동한 이들은 도시빈민으로 전락하게 된다. 실제로 몽골의 많은 지역주민들이 그리되었고, 지금도 그렇게 진행 중이다.


몽골 사막화로 지하수도 고갈 

몽골은 사막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비가 ‘100’이 오면 그 중 일부만 증발되고, 나머지는 땅속에 머물러 있어야 지하수도 되고, 호수로 강으로 흘러가게 된다.

그런데 이 지역은 비가 ‘100’이 오면 ‘300’이 증발한다. 비가 온 양의 3배나 많은 양이 증발하는 것이다.

과거 땅속에 남겨 있던 물까지 덩달아 증발해버리니 지표수가 점점 낮아지게 되고, 결국 물의 씨가 말라버린다.

점점 더 사막화는 가속화되고, 우리나라에는 “황사”라는 이름으로 더 자주 찾아오게 된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에 등장했던 매력적인 사막은 먼 이야기가 되었다.

낙타와 오아시스가 존재하고 어린왕자에 나오는 동화 같은 사막이 그립다. 사막(desert)이란 강수량보다 증발량이 훨씬 많은 지역이다. 이곳은 식물이 자라기 힘든 지역으로, 전 육지의 10분의 1을 차지한다.

이런 사막과 사막화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매력적인 사막이 인류를 위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막화’ 때문이다. 사막화(desertifiation)는 기후변화와 자연자원의 사용 형태에 의해 토양과 식물의 생태학적 기능이 낮아지는 과정이다. 

즉 사막으로 변하는 과정이나 단계를 표현하는 것으로, 현재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부의 사헬지역이나 몽골의 고비와 같은 반건조 지대에서 주로 나타난다. 

이 사막화가 인류를 위협하는 큰 위험이 되고 있는 이유는 사막이 그냥 사막으로 머무르지 않고, 다른 지역마저 사막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이 급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 바양노르솜은 몽골 수도인 올란바토르에서 서쪽으로 190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바양노르솜에 있는 호수 12개 중 9개가 기후변화로 말라버려 이제 남은 호수는 3개뿐이다.

사막화에는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자연적 요인으로는 극심한 가뭄과 장기간에 걸친 건조화 현상을 들 수 있고, 과도한 경작 및 관개, 산림벌채,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등이 인위적인 원인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숲이 점차 사라지면 지표면의 태양 에너지 반사율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지표면이 냉각되면서 온도가 낮아진다.

차가워진 지표면에는 건조한 하강기류가 형성되고, 강우량이 감소하여 토양의 수분이 적어지므로 사막화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이는 또 지구의 산소를 점차 부족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며, 이로 인해 야생동물은 멸종위기에 이르고, 물 부족 현상으로 작물 재배가 불가능해지면서 극심한 식량난에 빠지게 된다. 

또 인간들의 여러 경제활동이 더해져서 이산화탄소의 양은 계속 늘어나게 되고, 지구 온난화를 더 가속화시켜 인간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는 지구가 될 것이다. 

2009년 기후변화 및 유목 생활로 인해 몽골의 사막화는 더욱 더 가속화되고, 이로 인해 호수는 점점 더 말라가고 있었다.

이런 호수를 살려달라는 비양노르솜장의 애절한 호소로 인해 바양노르 호수 살리기 시민연대를 시작으로 하여 한국의 여러 NGO들이 나무심기와 농경지 조성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재앙

인간의 힘으로 지표수가 낮아져가는 죽어가는 거대한 호수를 살릴 수 있겠냐는 의구심이 많았으나, 그래도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행동이 시작되었다.

기적은 호수 살리기 프로젝트를 행동으로 옮긴 5년 후 유엔 조사 결과에 의해 밝혀졌다. 계속 저하되는 지표수가 드디어 플러스(+)로 돌아선 것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약 14억㎦ 이라 한다. 그 중 인간이 실제로 이용할 수 있는 담수 자원은 전체 물량의 0.07%(9만㎦)뿐이다.

대한민국도 지금은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콸콸 나오지만 전체 총량은 한정되어 있다. 아니 기후변화로 인해 점점 더 줄고 있다.

과거에는 굶주림과 전염병 그리고 전쟁이 죽고 사는 가장 큰 이슈였고 세계적인 고민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해결해갈 수 있었다. 농업혁명을 통해 먹거리가 풍부해졌고, 의학이 발전하면서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병들이 잡혀가기 시작했다.

전쟁도 협상을 통해 통제가능하게 되었고, 전략적으로 조정이 가능한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 기후변화 및 유목생활로 몽골의 사막화는 점점 더 진행됐다. 바양노르호수 살리기 시민연대를 시작으로 한국의 여러 NGO들이 나무 심기 및 농경지 조성 등의 사업에 참여했다.

그런데 환경만큼은 그렇지 않다. 근대화와 현대화가 진행될수록 환경은 더 피폐되었다. 이제는 굶어죽거나, 전염병에 걸려죽거나 전쟁에 의해서 죽는 것이 아니라 숨 쉬지 못해서, 마실 물이 없어서 죽어가는 것이다. 지구는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으며, 우리는 이 귀한 환경을 매일 손상시키고 있다.

문제는 그와 같은 현실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환경문제의 심각성과 지구 온난화로 인한 위기설에 대해 매일 듣고 있지만 피부에 와 닿는 현실감이 없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어가고 있는 것은 알지만, 그것은 머리로 알고 있는 지식에 그쳐 있는 듯하다. 그렇지 않고서는 이토록 거꾸로 살아가는 삶을 지속할 수가 있을까.

기후변화로 인한 대기오염은 심장질환, 뇌졸중, 호흡기질환, 폐암 등의 다양한 질병을 유발한다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대기오염은 매년 700만 명에 달하는 조기 사망자의 원인이며, 이는 전 세계 사망자수의 8분의 1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 동안 기후변화에 대해 사람들이 무심했던 이유는 나와 관계없는 먼 나라의 이야기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우리 인간들의 여러 경제활동에 의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장의 나의 편리함을 떨쳐버리지 못했고, 산업체도 탄소 배출 줄이기에 저항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업들은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자동차에는 이득을 주고, 많이 배출하는 차에는 부담감을 물리는 저탄소차 협력금 제도를 반대하여 이미 법으로 제정된 이 제도가 연기되었다.

탄소 배출권 제도도 연기하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를 위한 탄소 배출 활동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10년 후 우리의 환경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나의 작은 습관이 지구변화와 유기체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내가 맛있게 먹는 햄버거 하나도 지구의 사막화, 폭풍, 해일과 연결됨을 생각해야 한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편하게” 의 구호와 과학기술 발달이 효용성도 있지만 부작용도 매우 크다.

이전에는 문제가 생겨도 그 지역에서만 머물렀는데 지금은 비행기를 통해, 인터넷을 통해 활동무대가 전 세계가 되었고, 그만큼 해악도 커졌다.

태평양 건너 미국에서 발생한 리먼 사태가 나와 우리 사회를 힘들게 만든 것도 안보이지만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생각을 바꿔라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더 빨리, 더 많이, 더 편하게” 살고자 하는 삶의 방식을 우리는 선(善)이라 믿고 있다.

이를 위해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대량생산과 파괴적인 소비의 반복으로 태평양을 위시한 지구 곳곳의 아름다운 자연들이 엄청난 크기의 쓰레기 섬으로 변해가고 있다.

여기에 과학기술이 발달하면서 환경오염을 비롯한 여러 문제를 해결해주고, 기계들이 다 일을 해주니까 우린 시간이 많아지고 행복해질 거라는 안일한 낙관주의까지 한 목소리를 더해준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그리고 우린 “더 빨리, 더 많이, 더 편하게” 사는 삶을 위한 솔루션으로 서구의 자본주의 경제체제를 도입했다. 자본주의의 본질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이익을 산출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선이라 믿어왔고, 이를 위해서는 코스트를 줄여야 한다. 이 자본주의에 의해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데 대중의 이익, 그리고 지구라는 행성 ‘전체’의 이익과 상충된다면 기업은 누구의 편을 들어야 하나? 당연히 주주의 이익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지금까지 현대사회에서 벌어진 많은 문제들의 상당한 부분을 설명해준다.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엘리노어 오스트롬과 미쉘 포터 교수는 협력적 공유의 가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길임을 주장한다.

자본주의 시장경제는 결국 파괴적이고 독점적인 경쟁사회를 야기하게 되고, 생태와 인간을 파괴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사실 이 모든 문제는 마음의 문제, 철학의 문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생각을 바꾸면 된다.

코스트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다. 현재의 코스트는 상품과 서비스 생산과 관련된 것뿐이지만 여기에 인간을 포함한 지구생태계를 위한 비용까지 코스트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만약 이 비용을 코스트에 포함시키기 어려울 땐 그 물건 만드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 즉, 사람과 지구를 위한 생태자본주의를 시작한다(그동안 모든 사람의 정신과 철학을 지배해온 기계적, 원자적 세계관을 버려야 한다.

이것은 중세 암흑기를 극복하면서 새롭게 신복고주의로 등장한 르네상스운동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린 어떤가? 기업만이 환경파괴의 주범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 모두는 작든 크든 어떤 형태로든 현재 발생하고 있는 환경문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기본적으로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을 만든다. 우리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비환경적이고 비생태적인 제품을 원해왔고 우리의 삶 자체도 그랬다.

그럼 우린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것을 유기체적인 철학을 가지고 다시 분석해야하나? 그렇다고 원시시대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부탄이란 나라를 예로 보자. 그 나라에는 영화관이 하나밖에 없다. 세상의 눈으로 볼 때 아주 가난한 나라다.

그런데도 행복지수가 1위다. 국가의 가장 큰 수입원이 관광인데도 관광객의 수를 제한하고, 돈 대신 자연이 회복될 수 있는 시간을 얻는다.

가난하지만 자연을 위한 코스트를 생각하는 사람들이다. 원래 우리가 했던 가장 자연스럽고 순리에 맞는 방식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빌려 쓰고 있는 이 지구에서 우리 자손들도 계속 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자연과 닮은 생각과 행동을 해야 한다.

인류 스스로 이 지구를 망가뜨린 지 불과 몇 백 년도 안 되지만, 이 아름다운 별은 60억 년 동안이나 스스로를 지키고 존재해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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