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혁명이 한국을 키웠다
과학기술혁명이 한국을 키웠다
  • 박성현 편집위원
  • 승인 2015.07.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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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대한민국을 바꾼 과학기술 70選

영국이 산업혁명 후 250년 걸린 발전 과정을 한국은 50년의 압축 성장을 통해 성취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6월 24일, 광복 70년을 맞아 1950년 이후 국가 경제발전을 견인한 과학기술의 역할을 조명하기 위해 ‘대표성과 70선(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대표성과선정위원회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의 이장무 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필자, 그리고 과학창의재단의 김승환 이사장 등 11명을 위원으로 구성하여 각계 의견을 광범위하게 반영하여 신중하게 선정했다.  <표 1>은 선정된 70선이다. 

연대별 주요 과학기술과 시사점

6·25 한국전쟁이 있었던 1950년대는 정부의 별다른 지원 없이 개인 차원의 연구 성과가 나타나는 시기로, 한글 기계화의 효시인 공병우 타자기, 산림 부국(富國)의 꿈을 실천한 현신규 박사의 임목 육종 등 5건이 선정되었다. 

1960년대는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 1965년), 과학기술처(1967년) 등이 설립되면서 정부 주도로 초기 과학기술 진흥정책이 추진된 시기로, 우장춘 박사의 배추품종 개발, 나일론 생산기술, 화학비료 생산기술 등 8건이 선정되었다. 

1970년대는 의욕적인 산업화 추진과 함께 한국고유 모델 국산차 포니, 통일벼, 소립자 이론물리학 발전에 큰 획을 그은 이휘소 박사의 게이지 이론의 재규격화 등 9건이 선정되었다.  

1980년대에는 정부의 기술 드라이브 정책과 함께 민간 기업의 개발 활동이 활발해지기 시작한 시기로 국산 전자식 전화교환기 TDX-1 상용화, 유행성 출혈열 바이러스를 발견한 이호왕 박사의 한탄바이러스 백신, 우리나라를 반도체 강국으로 만든 DRAM 메모리 반도체 등 17건이 선정되었다. 

1990년대에는 대학과 출연연구소의 연구 활동이 왕성해진 시기로 우리별 인공위성, 코드분할 다중접속(CDMA) 기술 상용화, 한국형 표준원전(原電) 설계기술 등 10건이 선정되었다. 

2000년대에는 우리 기술이 세계에서 경쟁을 시작한 시기로 글로벌 신약 팩티브, 인간형 휴머노이드(휴보), 초음속 고등훈련기(T-50) 등 19건이 선정되었다. 2010년대에는 아직 진행 중인 연대이지만 나로호 우주발사체 등 2건이 선정되었다. 과학기술 70선 중에서 연대별로 위에서 언급된 것을 중심으로 그림으로 그려보면 <그림 1>과 같다.

우리나라의 경제개발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한 시점을 경제개발 제1차 5개년 계획이 시작된 1962년으로 본다면, 우리 사회는 지난 반세기 동안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영국이 산업혁명이 있은 후 250여 년이 지나면서 겪은 발전 과정을 우리나라는 지난 50년 동안 압축 성장을 경험하면서 겪었다. 

과학기술의 미래비전 

국민 1인당 총소득이 1962년 87달러에서 2014년에 2만8180달러로 300배 이상 증가하면서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것이다. 그 주된 원인이 과학기술의 발전이다. 이번에 선정된 70개의 과학기술 연구 결과를 관련기관별로 나눠 보면 개인 또는 대학에서 9건, 정부지원 출연연구소에서 30건, 나머지 31건은 민간 기업 연구소다. 대한민국을 변화시킨 과학기술의 쌍두마차는 출연연구소와 민간 기업 연구소다.

이들의 연구 활동을 강력히 지원하고 응원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내년도 정부 R&D 연구비 규모를 동결한다는 방침이 알려지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향으로, 향후 50년을 내다보고 계속적인 증액이 바람직하다. 

70선 중에서 개인 과학자의 이름이 거론된 것은 모두 7건으로, 이 중 공병우 박사를 제외하고 이태규, 현신규, 이임학, 우장춘, 이휘소, 이호왕 박사 등 6인은 모두 ‘과학기술인 명예의 전당’에 헌정된 분들이다. 이 분들은 탁월한 과학기술 업적으로 국가 발전 및 국민 복지 향상에 기여한 분들로 대한민국이 존속하는 한 영원히 그 이름이 빛날 것이며, 젊은이들이 과학자의 꿈을 꾸게 하는 귀감이 될 것이다. 

70선을 <표 1>에 있는 분야로 나눠 보면 기계소재 16건, 농림수산 6건, 생명해양 8건, 전기 전자 정보 14건, 건설 환경 에너지 14건, 국방 우주 항공 7건, 기초과학 5건 등이다.

21세기의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가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낳으려면 이들 분야를 융합한 융합기술에서 획기적인 돌파구를 열어야 한다. 또 과학기술의 밑바탕을 이루는 기초과학에 장기적인 투자를 하여 이호왕, 이휘소 박사와 같은 세계적인 과학자를 다수 배출해야 한다. 

세계 문명을 변화시킨 3대 혁명을 꼽는다면 영국을 중심으로 한 18세기 후반의 산업혁명, 미국을 중심으로 한 20세기 중반의 정보혁명, 그리고 현재 진행 중인 21세기의 창조혁명이라고 볼 수 있다. 산업혁명은 철강, 제조업을 중심으로 하드웨어형 인재가 주도했다면, 정보혁명은 IT, 금융을 중심으로 한 소프트웨어형 인재가 주도하고 있다. 

이제 창조혁명은 융합기술, 문화콘텐츠를 가진 융합창의형 인재가 주도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문화 한류(韓流), IT 한류를 넘어 모든 분야에서 융합적, 창의적 아이디어로 창조혁명을 주도할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광복 100주년이 되는 2045년에도 과학기술 100선이 선정되기를 기대하며, 이 속에 세계 문명의 변화를 주도할 과학기술이 우리나라에서 많이 나오기를 염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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