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잠 못 이루는 밤’
김정은의 ‘잠 못 이루는 밤’
  • 미래한국
  • 승인 2015.08.25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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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애란의 평양별곡]

‘김정은 목에 현상금’ 보도 후 북한은 급작스럽게 김정은 암살 대비 훈련 진행

지난 7월 31일 강원도 철원 백마고지 일대에서 청년들이 대북(對北) 전단을 보냈다 소식이 전해졌다. 이번 대북 전단은 아주 특별한 내용이었는데, 최근 북한에서 떠돌고 있는 통일 후 처단해야 할 북한의 고위층 명단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북한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를 통해 발끈하고 나섰는데, 아무래도 다른 전단보다 더 심장이 서늘해졌던 모양이다. 

원래 처단자라는 말은 한국에서는 별로 사용하지 않는 용어이고 북한지역에서 자주, 그리고 많이 사용되는 용어다. 특히 북한 정권의 오늘이 있기까지 아마 이 처단자라는 용어가 가장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북한 주민 괴롭힌 자들 반드시 찾아내 처벌해야

북한은 정권 수립 초기부터 사람들을 계급으로 분류하고, 계급에 따라 처단해야 할 대상들을 지정하여 무자비하게 살상해왔다. 북한에서 가장 가혹한 처벌은 처단자 명단에 드는 것이고, 처단자 명단에 들면 3대를 멸족시킨다.

설사 살아 있다 해도 집단관리소라 불리는 정치범수용소에 온 가족이 끌려가 짐승보다 더 잔인한 대우를 받으며 죽음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지옥의 불가마를 경험하게 된다. 

북한에서 처단자로 지정된 사람들은 주로 정치범으로 김 씨 왕조를 비판하거나, 김 씨 왕조에 반기를 든 사람들과 탈북자, 종교인들로 그 사람들의 양심이나 행위에 상관없이 김 씨 왕조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가족 중에 처단자가 나타나면 그 가족 구성원들은 알거나 모르거나에 관계없이 수용소로 끌려가 짐승 같은 삶을 살게 되기 때문에 ‘처단자 가족’이라는 말은 북한 주민들에겐 공포와 고통의 대명사다. 

그런데 지금 북한 주민들이 망해가는 북한 정권을 바라보면서 통일이 되면 자신들이 당했던 것처럼 일신의 향락과 안위를 위해 김 씨 왕조 집단에 충성하면서 북한 주민들을 고통과 공포에 몰아넣었던 자들을 처단하기 위한 명단을 만들고 있다고 하니 세월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조짐은 두 가지 측면에서 획기적이며 혁신적이라고 평가된다. 우선 오늘과 같이 북한 땅을 지옥 중의 지옥으로 만들어 온 권력 지도부를 향해 북한 주민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신호이자, 썩고 병든 권력층에 대한 압박으로 작용하여 권력층의 무제한 폭력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이다. 

▲ 북한에 통일 후 처단해야 할 고위층 명단이 떠돈다고 한다. 이는 북한 주민들이 북한 땅을 지옥으로 만든 권력 지도부에 압박을 가하고 북한 독재 정권 붕괴가 멀지 않다는 의미가 있다. 사진은 김정은이 농기계 전시장을 방문한 모습.

지난 8월 1일 뉴스를 통해 통일 후 북한의 처단자 명단을 접한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면서 북한 권력층 내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북한 주민들이 두려운 김정은이 밤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라고 하면서 기발한 아이디어에 박수를 보냈다. 

모든 일에는 부메랑이라는 것이 있다. 북한 주민들이 만들어 퍼뜨리고 있다는 통일 후 처단자 명단은 어쩌면 김 씨 왕조 집단의 전매특허를 북한 주민들이 모방한 것이다.

즉 김 씨 왕조가 북한 주민들을 향해 무자비하게 휘둘렀던 살인의 칼날이 통일이 되면 김 씨 왕조를 충성스럽게 추종했던 자들에게 향해질 것이니 지금부터 알아서 몸조심하라는 평화적인 메시지다.  따라서 이것은 아주 중요한 평화적인 통일 방법의 일환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이번에 보낸 통일 후 처단자 명단은 북한의 김 씨 왕조 추종집단과 북한 주민들에게 북한 붕괴가 멀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김 씨 왕조 추종집단의 가혹한 인권 탄압 행위에 대해 강력한 압박이라는 점이다.

북한은 그동안 ‘우리민족끼리’라는 매체를 통해 남한에서 활동하는 북한 인권 운동가들과 탈북 인사들에 대해 테러 협박 메시지를 보냈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활동을 위축시킬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일반 국민들에게도 협박과 공갈을 통해 북한 인권 운동과 탈북자 구출 운동, 북한 붕괴 운동과 통일 운동에 협력하지 못하도록 심리전을 폈던 것이다. 

김정은의 목에 현상금 걸리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국 국민들이 아닌 북한 주민들이 벼르고 있는 민족의 원수들에 대한 처단 명단을 북한에 전달함으로써 김정은을 추종하며 북한 주민들을 괴롭히는 권력층들과 추종세력에 엄청난 위력의 공격을 했다. 바로 이런 것이 총 한방 쏘지 않고 적을 무력화 시키는 남한의 대북 심리전술이다. 

이번 전단에는 김정은과 그 가족, 최용해와 황병서, 김원홍 같은 김정은의 최측근들에 대한 현상금도 제안하여 북한 정권의 멸망을 촉진시키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된다. 

북한의 내부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해 2월 1일 TV조선에서 김정은의 목에 현상금을 걸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나서 2월 중순부터 북한 지역에서는 김정은이 암살되었다는 루머가 나돌았다고 한다.

일부 탈북자들은 한국 사람들에게 “김정은의 목을 베어 오면 남조선에서 천만 달러 상금을 준다는데 사실이냐?”며 확인하는 해프닝도 있었으며, 일부에서는 김정은의 목을 베고 싶어 하는 선수들이 나타나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김정은은 역사상 처음으로 아주 급작스럽게 암살 대비 훈련까지 펼쳤다. 

향후 민간 차원의 통일운동은 이러한 심리전 차원에서 진행되는 것이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고 생각된다. 지금부터 북한 주민들의 민심을 사고, 북한 주민들이 보다 확실하게 김정은 정권이 붕괴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김정은 정권과의 대화니, 협력이니, 교류니 하면서 떠드는 것은 북한 주민들이 대한민국 정부가 김정은 정권과 한통속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나쁜 시그널이다. 북한의 고위층일수록 탈북할 때 한국행보다는 외국행을 선호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북한 주민들이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것이며 한국 정부와 김정은 정권이 밀착 관계에 있다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북한을 해방하고 자유민주주의 통일을 이루기 위한 통일전략과 전술은 전면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이애란 북한전통음식문화원장·미래한국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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