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의도, 나쁜 결과’ 전형적인 포퓰리즘의 극치
‘선한 의도, 나쁜 결과’ 전형적인 포퓰리즘의 극치
  • 한정석 편집위원
  • 승인 2016.03.28 17:0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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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더불어 성장론의 정체

더불어민주당의 ‘소득 주도 성장론’은 기업의 역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공산주의식 발상. ‘분수경제’는 시장경제 원리를 부정하는 이론 

20대 총선이 다가왔다. 하지만 격렬한 공천 소용돌이가 빚어내는 혼란으로 인해 국민들은 정당들이 내세우는 정책과 공약에 대해 깜깜이 선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 당마다 기초적인 선거 공약을 내놓기는 했으나, 정치적 잡음 속에 가려져 있다.

과거 19대 총선 공약과 다른 점이 없어 심지어 당내에서조차 관심들이 없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 최근 ‘더불어 성장론’을 이번 총선 공약으로 제시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더불어 성장론은 문재인 전 대표의 ‘소득 주도 성장론’과 정세균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 공동위원장의 ‘분수경제론’이라는 기본 틀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경제민주화론’이 합쳐진 형태다. 김종인 대표는 이를 ‘경제민주화 2.0’이라고 명명했으며, 이번 총선에서 더민주의 핵심 의제가 될 것임을 천명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 각각의 경제정책들은 어떤 이념과 실행 방안을 가진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거대한 포퓰리즘의 재공세’라는 평가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을 것 같다. 먼저 문재인 전 대표의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해 살펴보자. 

‘소득 주도 성장론’이란 가계와 근로자의 소득, 특히 임금소득을 올려주면 소비지출도 같이 늘어나므로 이러한 소비 진작에 의해 투자가 늘어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을 근거로 더민주는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70만 명의 청년 고용할당제를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70만 명의 청년 중 3만 명은 기업에 의무적으로 고용을 배당하고, 나머지는 공기업과 공공기관이 고용하게 한다는 전략이다. 

▲ 야당은 임금을 올려 소비를 늘리고, 부자인 대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을 골자로 한 ‘더불어성장론’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과연 우리 대기업들이 이런 세금폭탄을 견뎌낼 수 있을까?

임금이 오르면 지출이 늘어날까? 

일단 이 공약이 타당한지를 살펴보려면 정말 임금소득이 오르면 소비지출이 늘어나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 간단한 경제원리를 적용해 보자. 소득이란 생산에 기여한 만큼을 분배받은 것이다. 즉 생산이 늘어야 분배, 즉 소득도 함께 늘어난다. 이 원리는 흔히 ‘생산한 것 이상으로 분배할 수 없다’는 명제로 설명된다. 

그렇다면 그냥 생산을 늘리면 되는 문제일까. 중국 경제가 그런 식이었다. 중국은 공산당의 계획경제에 의해 공장과 건물들을 목표 경제성장률에 맞춰 때려 지었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고용이 늘고 근로자의 임금도 오르게 된다. 하지만 그렇게 공급된 생산물은 시장에서 다른 생산물과 교환되어야 비로소 부(wealth)가 된다. 즉 생산물은 수요에 의해 팔려야 부가가치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부가가치가 없는 생산물, 즉 수요가 없는 생산물은 재고다. 이런 재고는 생산자, 즉 기업의 소득을 늘려주지 못한다. 기업의 소득이 늘지 못하면 임금도 늘어날 수 없게 된다. 

기업은 근로자에게 임금을 선불로 준 것이고, 근로자가 생산한 재화를 팔아서 이윤을 임금 이상으로 회수해야 고용을 지속할 수 있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오른 임금만큼 더 비싸진 재화를 팔 만한 시장이 있어야 소득 주도 성장론은 가능하게 된다. 

만일 그런 확대된 시장이 없다면 기업은 오른 임금만큼 생산 재화의 가격을 높이게 되므로 인플레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가계의 구매력은 다시 떨어진다. 결국 나아진 것은 없이 물가만 오르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자기 임금을 올릴 수 없는 자영업자들과 농민들, 영세 기업인들은 더욱 고통이 커질 수밖에 없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경험적 데이터로도 그 실효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06~2013년 사이 가계의 경상소득은 31.6%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가계의 소비지출은 2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가계의 소비지출 증가가 부진한 것은 비소비지출 및 기타지출 증가로 인해 전체 소득 중 소비지출에 쓸 수 있는 부분이 줄어든 결과다. 

즉, 비소비지출을 구성하는 사회보장(76.5%), 이자비용(55.1%), 경상조세(44.0%), 연금(40.2%)이 크게 증가하면서 소득이 증가해도 소비지출에 쓸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또 부동산 대출 상환·기타 대출 및 전세금 반환 등 기타지출도 47.2%나 증가해서 소득 증대가 소비지출 증대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한마디로 소득 주도 성장론은 헬리콥터로 공중에서 돈을 뿌리는 것과 그 효과는 동일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불황을 걱정해야 할 일이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소득 주도 성장론’은 기업의 역할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공산주의식 발상일 뿐이다. 

더민주의 분수경제론은 사이비 경제론 

더민주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더불어 성장론에는 ‘분수경제’라는 것이 있다. 이는 흔히 ‘낙수효과(Trickle down)’라고 불리는, 시장경제 원리를 부정하는 이론이다. 낙수효과란 대기업이 수출로 이익이 나면 부품 등을 납품하는 1차 중소기업의 이익도 함께 늘어나며, 이러한 중소기업들에 납품하는 2차 중소기업의 이익도 늘어나는 이치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즉 부(富)가 톱다운 방식으로 흘러내린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이런 낙수효과가 사라졌다는 주장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런 주장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낙수효과 부정론은 지난 해 12월 OECD가 한국에 제출한 ‘더 나은 한국을 위한 정책보고서(Better Policy Korea)’로 인해 언론에 더욱 주목을 받았다.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현 상황에 대해 “재벌 기업집단이 주도하는 수출은 내수와 고용에 대한 낙수효과를 예전처럼 못 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제조업과 서비스업 사이의 생산성 격차가 극대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더민주의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가 이 OECD 보고서를 인용, ‘서민과 노령층, 사회적 약자에 대한 투자가 경제성장을 이룬다’라는 ‘분수효과 경제론’을 총선공약으로 제시했다. 

대표적인 제안은 ▲우체국 예금을 활용해 10%대 금리의 신용대출을 신설 ▲국민연금을 투자하는 셰어하우스형 공공임대 5만호 제공 ▲이익공유제 등을 들 수 있다. 더민주는 이 공약들을 제시하기 전에 먼저 OECD 보고서를 꼼꼼히 읽었어야 한다. 

보고서에는 ‘역동적·포용적·창조적 경제를 위한 정책 우선순위’라는 부제가 달려 있으며, 이 OECD 보고서는 한국 경제의 역동성을 위해 ‘노동시장 개혁’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보고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함께 정규직의 과보호 현상을 타파해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정규직·비정규직 간 차별이 극심해지면서 소득 불평등 현상이 1990년대까지의 고도 성장기 때보다 더 심화되고 있음을 지적했다. 

OECD 보고서는 “2017년까지 70% 고용률을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의 현재 로드맵보다 훨씬 더 혁신적인 노동개혁 패키지가 채택돼야 한다”며 “노사정 합의가 이뤄진 만큼 정부와 노사, 정치권 등 파트너들은 노동개혁 법제화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 더민주의 ‘더불어성장론’은 시장경제 원리를 부정하고 기업의 역할을 고려하지 않는 공산주의적 발상이다. 사진은 더민주의 전신인 새민련의 ‘유능한경제정당위원회’가 지난해 6월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모습.

법인세의 한계 

이러한 OECD의 권고를 분석해 보면 한국 경제의 낙수효과 한계는 시장원리상 낙수효과가 부재한 것이 아니라, 경직된 노동시장으로 인해 불황기에 대기업들이 구조조정보다는 노조의 임금인상과 고용유지 압박으로 하도급 기업들에게 그 비용을 전가함으로써 낙수로 떨어질 부가가치가 크게 줄었음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중소기업들에 대한 정부의 과보호와 지원으로 이들 중소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이 저하됨에 따라 대기업들이 부품을 국내가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조달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낙수효과를 사라지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즉 정부의 규제 실패와 개혁 실패가 낙수효과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이야기다. 

문제의 본질은 외면하고 선심성 공약으로 ‘분수경제’를 만들겠다는 더민주의 정책 공약은 한마디로 ‘마차를 말 앞에 매고’ 달리겠다는 것과 같다. 

이런 논의와는 별개로 더민주의 우체국 예금을 활용한 10%대 금리 신용대출에는 약 60조 원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더민주는 예산 재원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 정세균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하지 못했다는 ‘부자증세’와 ‘법인세 인상’을 대안적 수단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조동근 바른사회시민회의 대표(명지대 교수·경제학)가 분석한 보고서에 의하면 2012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법인세 부담 집중도’는 매우 높다. 우선 법인세를 내지 않은 기업이 22만4000개로 전체 기업 48만2000여 개의 46%나 된다. 5000만 원 이하의 법인세를 부담하는 기업은 약 22만 개로 전체 법인의 47%다. 

10억 원 이상 법인세를 내는 기업은 총 2971개로, 비율로는 전체 기업의 0.62%에 불과하다. 이들 기업이 전체 법인세수 40조 원의 약 83%를 부담하고 있다. 한마디로 법인세를 더 걷을 여력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대기업은 2008년에만 부담이 줄었을 뿐, 그 후 5년 동안 2008년 감소분을 메우고도 10조9000억 원을 더 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의 ‘최저한 세율’이 비슷한 기간에 14%에서 17%로 단계적으로 올랐고, ‘고용창출 투자세액 공제’ 등 비과세·감면 혜택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세 부담은 같은 기간 모두 11조9000억 원이 줄었다. 

이익공유제는 공산주의적 발상 

이렇듯 대기업을 부자라고 보고 법인세를 더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무엇보다 이미 10%대 금리로 서민들을 지원하는 햇살론과 같은 정책자금이 있음에도 우체국 예금을 이용한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울러 공공셰어 하우스 5만호 건설은 민간이 투자하겠다면 문제가 없는 정책이지만, 그 재원으로 국민연금을 사용하겠다는 더민주의 계획은 위헌성마저 안고 있다. 국민연금은 엄연한 사유재산이지 국가재산이 아니며, 이 재원의 운용은 국민들의 동의를 얻은 독립적 위원회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

더구나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은퇴 후 노후자금이기에 그 운용이 대단히 보수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사업에 수익성이 있다면 민간 사업자들이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음을 더민주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더민주가 ‘더불어 성장론’으로 내놓은 공약 가운데는 이익공유제도 있다. 이익공유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성과를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나, 목표로 설정한 이익을 초과하여 이룬 이익을 나눈다는 의미다.

이익공유제는 무조건 나쁜 것만은 아니다. 성과공유제의 경우,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와 국내 삼성전자 등이 이미 부품협력업체들과 체결하고 있는 제도다. 협력업체들이 부품 가격 인하나 기술혁신을 이룬 경우, 그 성과를 본사와 부품업체, 소비자가 공평하게 나눈다는 취지다. 

문제는 이런 성과공유제가 기업들의 자발적 행위로 이뤄지는 질서라는 사실이다. 모든 기업들이 동일한 경영 환경에 놓여 있지 않기에 이익공유제를 일괄적으로 모든 기업들에게 적용한다는 것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더민주의 ‘더불어 성장론’은 한마디로 ‘선한 의도, 나쁜 결과’의 전형적 포퓰리즘 성격을 띠고 있다. 더민주 정책 전문가들의 지능이 떨어지거나 계산 능력이 박약해서는 아닐 것이다. 문제는 이념이 현실을 압도함으로써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이상인지 변별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현상은 더민주가 새누리당과 포퓰리즘 경쟁을 하면서 스스로 자신들의 한계를 잃어버린 상황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국민들은 더민주가 생각하는 것보다 현명하다. 과거와 달리 지금은 탁월하고 유능한 이들이 정치권을 선택하는 경향이 크게 낮아져 민간 부문이 정치권 보다 더 전문적이고 수준도 높다. 따라서 더민주는 하루빨리 비현실적인 미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대한민국을 진보이념의 공론장으로 만들었던 야당과 야권이 왜 지금은 생존마저 불투명한지를 반성해야 한다. 

비현실적인 낡은 마르크스 공산주의 이념에 계급적 사고라는 소아적 세계관이 진보로 하여금 진보가 아닌 퇴보의 이력서를 쓰게 만든 것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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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ㅇㄹㅈㄷㄹ 2016-04-09 14:00:11
어이 없다. 어떻게 저 보고서를 저렇게 해석하지?

^^ 2016-11-15 13:22:14
보고서 해석이 참....할말하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