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EU 탈퇴가 한국에 주는 교훈
영국의 EU 탈퇴가 한국에 주는 교훈
  • 도널드 커크 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6.07.24 2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민자들의 통합이 영국에서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면 남북한 간의 통합 혹은 통일도 그렇다 

런던 =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라는 폭풍이 담고 있는 세계적 의미는 다른 어느 곳 못지않게 한국에도 중요하다. 영국의 EU 탈퇴로 한국이 봉착하게 되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기술적인 부분이고, 둘째는 전반적인 외국인들과의 관계, 특히, 이슬람과의 관계에 대한 것이다. 

기술적 차원에서의 문제는 EU와 별개의 독립체로 영국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이다. 한국은 이미 영국을 포함한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다. 한국은 영국과 별도의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기 위한 협상을 벌여야 할 것인가? 아니면 한국과 영국은 기존에 EU와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교역을 계속할 것인가? 

이 문제는 EU 잔류 48% 대 EU 탈퇴 52%라는 국민투표에 따라 영국이 EU를 서서히 탈퇴하는 향후 몇 년 동안 서울과 런던 사이에 이뤄질 협상에서 가장 곤란한 부분이 될 것이다.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기아차나 전자제품 메이커인 삼성·LG 같은 수출 기업들은 양측의 고위급 각료들이 협상하는 원론적인 내용 이면에 들어 있는 세부적인 문제들을 다뤄야 할 것이다. 

이런 상업적 관계는 중요한 내용이지만 문제의 전부는 아니다. 영국의 과반수가 EU 탈퇴를 지지한 주된 원인은 이민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이미 영국에는 다른 EU 국가에서 온 300만 명이 영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영국인들과 똑같이 일할 수 있는 여권을 갖고 합법적으로 살고 있다. 

런던과 주요 도시 외곽에 주로 살고 있는 보수적인 영국인들은 이 ‘외국인’들을 불신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영국인들은 이들이 없으면 자국 인구가 감소하게 되는데도 이들이 자신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본다. 

외국인 배척 확산되는 영국 

외국인 배척은 우파 영국인들 사이에서는 병처럼 확산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에서 내무장관을 역임한 테레사 메이가 집권 보수당 대표와 총리를 계승할 예정이다. 캐머런 전 총리는 국민들로부터 영국의 EU 잔류 지지를 얻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국민투표를 실시한 후 사임했다. EU 탈퇴라는 영국 국민들의 결정은 그에게 엄청난 패배였기 때문이다. 

테레사 메이는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해 왔지만 영국인 과반수가 지금은 EU 잔류를 원하고 있는지 국민투표를 다시 하자는 것에 대해서는 반대다. 그녀는 영국에 있는 다른 EU 국가 출신 이민자들의 자리는 결코 보장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영국 내 보수적인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그녀는 EU 국가들과 영국의 운명을 두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야당인 노동당은 약하고 분열되어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당수는 자신의 적들이 노조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 동안 내부 반란에 봉착해 있다. 노동당이 차기 총선에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어쨌든, 노동당은 얼마나 많은 노동자들이 EU 잔류를 반대하는지를 기준으로 영국의 EU 탈퇴에 회의적인 입장인 듯하다. 

영국의 EU 탈퇴라는 혼란은 중동 출신 테러리스트에 대한 우려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이슬람에서는 종종 ‘지하드’(聖戰)를 부르짖고 있는데, 영국인들은 한때 영국이 지배했던 아랍과 인도에서 오는 이민자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고 있다. 

▲ 브렉시트를 계기로 영국에서 이민자들의 통합이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면 남북한 간의 통일에도 그런 면이적용될 수 있다. 사진은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가 지난 7월 1일 향후 영국-EU-한국 관계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

한국의 선택 

그들 대다수는 합법적으로 영국에 와서 영국 여권을 갖고 주요 도시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그들과 그들 자녀 및 손자들은 대학에 진학하여 전문직 분야에서 일하거나 가게, 식당, 호텔을 소유하고 정치와 정부에 참여하고 있다.  

런던 시장인 사디크 칸은 무슬림으로, 파키스탄 이민자의 자녀다. 노동당 지도자들은 폭력과는 싸우지만 무슬림 성직자들을 만나 화해를 추구하고 있다. 그의 리더십은 국가 통합에 필수적인 수용과 통합의 정신을 대변하고 있다. 

하지만 영국은 여전히 분열되어 있다. 스코틀랜드 유권자들 과반수는 EU 잔류를 지지하고 있기 때문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려는 스코틀랜드의 움직임은 힘을 얻을 전망이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테러는 영국과는 매우 다르지만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민자들의 통합이 영국에서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인다면 남북한 간의 통합 혹은 통일도 그렇다. 영국은 북해산 원유라는 안정적인 공급처가 있지만, 한국은 중동 국가들이 자신들에게 절박한 원유 공급처라는 점에서 이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영국은 한국을 방어하려는 미국을 지지하는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다. 테러와의 전쟁에서 한국과 영국은 비록 다른 적들을 대면하고 있지만 공통의 명분을 갖고 있다. 

What the British Vote to 'Exit' the European Union Means for Korea

LONDON =The storm over Brexit, that is, Britain's exit from the European Union, carries global significance with implications for Korea as much as anywhere else. The problems for Korea are obvious on two distinct levels. The first is technical, the second the broader issue of relations with foreigners in general and Islam in particular.

On the somewhat technical level, the question is how Korea should deal with Britain as a separate entity from the European Union. Korea already has a free trade agreement with the EU, including Britain, that is, the United Kingdom. Will Korea have to negotiate a separate FTA with the UK or will Korea and the UK continue to do business on the basis of the existing FTA with the EU? 

These questions will lie at the crux of negotiations between Seoul and London for the next few years while Britain is slowly withdrawing from the EU in accordance with the referendum in which 52 percent of the voters said they preferred to "leave" as opposed to 48 percent who wanted to "remain."

Exporters of motor vehicles, notably Hyundai-Kia, and electronics products, such as Samsung and LG, will have to be dealing with such matters in talks that will percolate largely behind the scenes while senior ministers negotiate overall policy on a general, higher level.

But commercial relations, while vital, are not all that matters. The major reason why a majority of British voters preferred to get out of the EU is their fear of immigration. Already three million people from other European countries are now living legally in the UK with passports that make them eligible to work there as freely as those born and bred there.

Conservative British people, many of them living outside London and other major centers, look upon these "foreigners" with distinct distrust. They see them as competing for jobs even though Britain's population, without them, may be declining.

Anti-foreignism is spreading like a disease among right-wing Brits. Theresa May, who served as home secretary in the cabinet of David Cameron, is succeeding him as leader of the Conservative Party and prime minister. Cameron resigned after having called for the referendum on Brexit in hopes of a resounding show of support for remaining in Europe. The vote to leave the EU was for him a huge defeat.

Theresa May had favored staying in the European Union but opposes another referendum to see if a majority might now want to remain in the EU. She has appealed to deeply conservative sentiment by saying the place of immigrants from other European countries in the UK is by no means guaranteed. Rather, she believes Britain should negotiate their fate with EU countries.

The opposition Labor Party, meanwhile, remains a weak and divided force. The Labor leader, Jeremy Corbyn, faces revolt from within while his foes look for support among labor unions. The chances of a Labor Party leader winning a majority of seats in parliament in a general election appear bleak. In any case, Labor leaders seem uncertain about Brexit considering how many workers oppose staying in Europe.

Disarray over Brexit goes deeper into concerns about the influence of terrorists from the middle east. Islamic clerics sometimes call for "jihad" or holy war while English people look with suspicion on immigrants from regions once ruled by Britain, including both Arab nations and the Indian subcontinent.

Most of them came legally, many with British passports, and are deeply entrenched in major centers. They, their children and grandchildren go to universities, take professional positions, own shops, restaurants and hotels and participate in politics and government.

The mayor of London, Sadiq Khan, a Muslim, offspring of Pakistani immigrants and a member of the Labor Party, has met with Muslim clerics in the quest for reconciliation while dedicated to fighting violence. His leadership exemplifies the spirit of acceptance and integration that is essential to national unity. And yet the UK may still fall apart. A strong majority of Scottish voters wish to remain in the EU, and the movement in Scotland for independence is likely to gain strength. 

The terrorism facing Korea is very different from that in the UK but no less real. If integration of differing groups appears almost impossible in Britain, so too is integration or reunification of North and South Korea. At the same time, South Korea needs to get along with middle eastern countries, the source of badly needed oil, while Britain has a steady source of oil from the North Sea. 

Britain, however, remains a strong ally of the United States, committed to supporting the U.S. in the defense of South Korea. In the war against terrorism, South Korea and Britain share common cause even if they face different enemies. 

번역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proactive09@gmail.com

본 기사는 시사주간지 <미래한국>의 고유 콘텐츠입니다.
외부게재시 개인은 출처와 링크를 밝혀주시고, 언론사는 전문게재의 경우 본사와 협의 바랍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