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기운 내서 당당하게 나가면 보수우파는 극적으로 결집할 수 있다. 세상엔 역전과 반전이 많다.

박 대통령은 연설문을 첨삭 받았다고 이미 시인했고, 재단 모금 연루 의혹도 받고 있다. 박 대통령은 재단 모금 연루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직접 밝혔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 사죄를 두 차례 했고, 측근 전부를 사퇴시켰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잘못은 반역죄만큼 중하다고 볼 순 없다.

대통령은 내란·외환의 반역 혐의가 아니면 임기 중 형사처벌을 안 받는다. 살인을 해도 임기 전까지는 처벌이 면제된다. 현재 박 대통령은 반역 혐의, 살인 혐의를 받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다들 하야하라고 난리인가?

재단 모금 의혹은 검찰이 밝히면 된다. 물론 박 대통령이 개인 축재 차원에서 모금에 개입했다면 잘못이지만, 만약 공익 차원의 일인데 의욕이 앞서 실수한 것이라면 크게 단죄할 필욘 없다. 재단 돈이 박 대통령에게 십 원도 흘러가지 않았다면 박 대통령은 도의적 책임만 지면 된다.

즉,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 태산이 크게 요동했지만 고작 쥐 한 마리 나타나다)이 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게다가 탄핵 역시 생각처럼 쉽지 않다. 탄핵은 국회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여당인 새누리당을 빼면, 야당과 무소속을 다 합해도 3분의 2가 안 된다. 새누리당과 박 대통령이 갈라서지 않는 이상, 상식적으로 탄핵은 어렵다.

설령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서로 원수가 돼 탄핵이 된들 9인의 헌법재판관 중 6인의 찬성이 필요하다. 탄핵 소추가 되면 대통령 권위가 크게 실추하지만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사정을 아는 친북좌파들은 대통령 끌어내리기에 하야투쟁을 이용할 것이다. 물론 박 대통령도 잘못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지면 박 대통령의 법적 책임은 그닥 크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마녀 사냥식 인민재판 여론으로 나라 전체가 휘청임은 분명 잘못이다.

두 번의 사죄 후, 측근 파면과 야당 성향 인물 등용 등 여러 조치가 있었다. 그럼에도 지나치게 몰아가는 분위기다. 상대방의 꼬투리를 잡아 심보를 부리고 있다. 예컨대 운전자가 실수로 경미한 사고를 냈는데, 피해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해 터무니없이 많은 보상금을 요구하는 것과 유사하다.

성난 민심(民心)이라고? 이 혼란은 오히려 친북좌파와 불순한 언론들로 인한 ‘만들어진 분노’에 더 가깝다. 예전 광우병 선동에 넘어 갔던 ‘전과 있는 민심’이다. 사실 이 민심은 적당히 무시하면 된다. 하지만 ‘성난 민심’을 가장한 친북좌파의 난동은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 불법시위 세력에 대해 공권력으로 단호히 맞서야 한다. 박 대통령의 불통(不通) 이미지는 오히려 지금 시점에 요긴할 수 있다.

법이 정한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 엄연히 있음에도 너무 많이 양보한 느낌이다. 박 대통령이 기운 내서 당당히 나가면 보수우파는 극적으로 결집할 수 있다. 지금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기회란 얘기다.

박근혜 대통령님! 부디 힘내시고 당당히 대처하십시오!

세상엔 역전과 반전이 많다. 시카고 컵스는 3대1의 위기에서 내리 3연승을 해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했다. 이런 역전 드라마는 스포츠에만 있지 않다. 한국 사회에 역전이 없으란 법은 없다.

※ 이 글은 조갑제닷컴(www.chogabje.com) 게재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