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비전 추진하는 핵심 브레인, 스티브 배넌
트럼프 비전 추진하는 핵심 브레인, 스티브 배넌
  •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4.11 15:3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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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 백인 유권자 겨냥한 일자리 감소, 불법이민, 이슬람테러 문제 공격

도널드 트럼프는 대선이 한창이던 지난해 8월 자신의 선거운동 책임자로 스티브 배넌 우파 온라인 매체인 ‘브레이트바트’(Breitbart) 사장을 임명했다.

▲ 배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브레인’(brain)으로 불렀던 칼 로브와 비유된다. 칼 로브는 배넌처럼 부시대통령의 선거 고문으로 활동하며 부시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 finance.yahoo.com/news 영상 캡처

배넌은 이때 선거운동 매니저로 같이 임명된 켈리엔 콘웨이, 트럼프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와 함께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선거전략을 수립했다.
이들은 백인 유권자에 집중하고 일자리 감소, 불법이민, 극단 이슬람테러 등 이들이 불편해하는 이슈들을 정면으로 내세우면서 이를 바꾸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자는 방향을 삼았다.  2012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미트 롬니가 패배한 원인 분석과 정반대의 방향을 잡은 것이다.

당시 공화당은 롬니의 대선 패인을 분석했다.
결론은 백인표만 갖고는 안 된다며 흑인, 라티노, 아시안계의 표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해 이들이 원하는 정책들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미국 전체 인구에서 백인들의 수가 줄어들면서 전체 유권자에서 백인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함께 줄자 이 주장은 설득력이 컸었다.

당시 공화당은 소수 인종 담당팀을 구성하고 흑인, 라티노, 아시안계 지도자들을 워싱턴 DC로 초대해 간담회를 갖는 등 적극적으로 다가섰다. 불법이민자들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는 등 포용적인 태도를 취하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선거캠프는 라티노가 대다수인 불법이민자들을 추방시키겠다고 하고 불법이민자들의 월경을 막기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에 담을 쌓겠다는 목소리를 분명하게 냈다. 이에 언론들과 전문가들은 그동안 공을 들여왔던 라티노, 아시안계의 표를 얻지 못하게 되었다며 남은 것은 트럼프 패배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남은 선거기간 동안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미시간, 위스콘신을 공략하되 특히, 이 주들의 시골과 내륙지역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 주들은 제조업 공장들이 문을 닫아 녹슬어 있어 ‘러스트(Rust) 벨트’로 불리는 곳으로 2012년 대선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선택했는데 경제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트럼프 선거캠프는 이 주의 유권자들에게 자유무역으로 공장들이 해외로 나가면서 제조업, 석탄업 등에서 일하는 이 지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트럼프의 메시지가 유효할 것으로 분석했다.

배넌은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백인 중산층처럼 흑인, 히스패닉 중산층 역시 자유무역을 주창하는 기성세력들의 세계주의(globalism) 정책으로 타격을 받았다며 미시간으로, 오하이로 가서 이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전략은 적중했다. 민주당 텃밭으로 알려진 펜실베니아, 오하이오, 위스콘신 등 부동(swing) 주에서 많은 백인이 트럼프를 찍으면서 이들 주에서 트럼프가 승리하고 결국 이 승리가 트럼프 대선 승리의 결정적 요인이 되면서 백인들 표만 갖고는 안 된다는 예상은 빗나갔다.

오하이오는 백인이 전체 유권자의 62%인데 트럼프는 이들 중 27% 차로 많은 지지를 받으며 승리했다. 오하이오의 한 시골의 석탄개발 지역에서는 2012년 8% 차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했는데 이번에는 47% 차로 트럼프가 승리했고 펜실베니아의 한 제조업 지역에서는 2012년 오바마 대통령이 5% 차로 승리했는데 이번에는 19% 차로 트럼프가 이겼다.

트럼프는 라티노 표도 롬니보다 많이 얻었다. 트럼프는 29%의 라티노 표를 얻어 롬니보다 2% 높은 지지를 받았다. 유권자들을 좇아가는 것이 아니라 보수적 유권자들이 중시하는 이슈를 찾아내 이를 보수적인 원칙대로 풀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이자 유권자들이 따라온 것이다.

배넌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브레인’(brain)으로 불렸던 칼 로브와 비유된다. 칼 로브는 배넌 처럼 부시 대통령의 선거고문으로 활동하며 부시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62세의 배넌은 버지니아 노폭 출신으로 버지니아공대, 조지타운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하버드대 졸업 후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에서 일한 후 영화산업에 뛰어들어 감독으로 활동했는데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2008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출마했던 새라 페일린 주지사 등을 소개한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그는 2012년 진보적 주류 언론의 대안으로 시작된 언론인 ‘브라이트바트’(Breitbart) 사장이 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브라이트바트는 민주당과 기성 보수세력을 공격해오는 것이 주된 특징인데 미국 주류 보수를 거부하고 백인우월주의, 반외국인, 반이민, 반다문화주의, 반유대인 등의 입장을 견지하는 이른바 대체 우파(Alternative right, Alt right)를 대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까닭에 민주당 등 미국 내 진보들은 브라이브바트의 사장인 배넌을 두고 백인우월주의자,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비판하고 있다.

하지만 배넌은 브라이트바트는 자유주의자(libertarians), 보수적 게이 커뮤니티, 동성결혼 반대자, 경제적 민족주의, 반기성주의 등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며 대체 우파는 이들 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 현재 백악관 수석 전략가로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 서슴업싱 들어가고 이레적으로 국가안보회의 상임맴버까지 된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대체 우파들이 인종차별적이고 반유대인적인 시각이 일부 있지만 본인은 이런 견해를 용납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배넌이 인종차별주의자이고 대체우파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그를 고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현재 백악관 수석전략가로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에 서슴없이 들어가고 이례적으로 국가안보회의 상임 멤버까지 된 배넌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을 구상하고 추진하는 전략가로 활동하고 있다. 미국 유력 일간지인 타임은 지난 2월 이런 배넌을 두고 세계에서 트럼프 다음으로 두 번째로 강력한 사람으로 평가했다.

배넌의 핵심 생각은 기성정치세력 해체(deconstruction)다. 그가 트럼프 대선 당시 내세운 슬로건 ‘잊혀진 사람들’(forgotten people)이다. 워싱턴의 기성정치 세력들이 잊어버린 미국인들을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잊지 않겠다는 메시지다. 배넌이 작성한 트럼프 대통령 취임사에는 이 내용이 잘 담겨 있다.

“너무 오랫동안 이 나라 수도의 소수 그룹이 정부의 보상들을 쌓아놓고 누려왔습니다. 기성세력들은 자신을 보호했지만 이 나라의 시민들을 보호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의 승리는 당신들의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변화가 여기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당신의 날입니다. 2017년 1월 20일은 이 나라의 주인이 바로 여러분이 된 날로 기억될 것입니다. 이 나라에서 그동안 잊혀져왔던 여자와 남자들은 더 이상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자신을 경제적 민족주의자(economic nationalist)로 평가하고 있다. 미국이 먼저라고 생각하는 사람으로 강력한 나라가 좋은 이웃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측면에서 세계적인 민족주의 운동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백인우월주의와 같은 인종적 민족주의(Ethno Nationalism)와 혼동하면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이런 까닭에 배넌은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탈퇴한 것은 미국 역사에 남을 일이라고 말한다. 2013년부터 영국에서 독립당이 부상하고 스코틀랜드의 독립 움직임이 나타나고 결국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한 것은 기념비적인 것이라고 그는 평가한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영국의 정치가 니켈 파라지는 배넌에 대해 세계 권력을 개편하는 데 바른 비전을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 그렇게 집중되어 있고 방향이 명확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배넌은 영국이 EU에서 탈퇴하고 트럼프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할 것을 기존 언론들은 예상도 못했다며 그만큼 시대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배넌은 지난 2월 워싱턴 DC에서 열린 보수정책대회(CPAC)에 참석했다. 2013년 대선 직후 열린 CPAC에는 주변인으로 참석했던 그가 이번 대회에서는 주요 연사가 되어 사람들의 각광을 받았다.

대선 당시 기성보수정치계에서 이상하게 봤던 트럼프의 주장은 지금 미국의 주류 보수주의가 되어 트럼피즘(Trumpism)으로 불리며 이번 대회의 기조를 이뤘다.
트럼프 대통령과 배넌은 이것을 운동(Movement)으로 부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후 ‘미국 우선’의 기치 하에 중동 7개국 출신 사람들의 미국 입국을 일시적으로 중지하고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것을 시작하는 등 그의 운동이 실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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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02 2017-04-16 23:56:46
배넌이 백악관에서 축출되고 있는데 이 기사는 언제적 얘기를 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