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어도 마음은 심란하니 春來不似春이로구나
꽃이 피어도 마음은 심란하니 春來不似春이로구나
  • 조희문 미래한국 편집장
  • 승인 2017.04.19 15: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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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차례로 봄을 전하지만 보수 유권자들의 마음은 계절을 즐길 여유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 선거 전망을 하면서 나름의 분석과 대안을 내지만, 상황을 타개할 만한 대책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 모양새다.

보수들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대통령이 탄핵될 것이라고는 믿지 않았지만 결국 탄핵 인용이 되었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보수 후보로 출마하면 결집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가졌지만 그 또한 불출마 선언으로 물거품이 되었다.

그래도 태극기 집회 때마다 자리를 지킨 김진태 의원을 마지막 희망으로 여긴 경우도 많았지만 그마저도 홍준표 후보로 확정되면서 지지해야 할 대상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13대 대통령선거(1987) 때는 노태우 후보가 36.6%, 김영삼 후보가 28.0%를 각각 얻었고, 14대(1992)는 김영삼 후보 42.0, 김대중 후보 33.8%, 15대(1997)는 김대중 후보 40.3, 이회창 후보 38.75%를 각각 얻었다. 16대(2002) 선거에서는 노무현 후보 48.9%, 이회창 후보 46.6%였고, 17대(2007)에는 이명박 후보 48.7%, 정동영 후보가 26.1%로, 이명박 후보 측이 압승을 거뒀다.

2012년에 치른 18대 선거에서는 박근혜 후보 51.6%, 문재인 후보 48.0%로 박빙이었다. 1987년 대통령 선거가 직선제로 바뀐 이후 지금까지 6번의 대선이 있었지만 17대 선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근소한 차이로 승부가 당락이 갈렸다. 어느 경우든 여야 후보가 분명하고 유권자들도 지지 후보를 선택하는 데는 주저가 없었다.

그런데 이번 선거는 달라 보인다. 언제나 상수로 작용하던 보수 유권자들이 흔들리고 있다. 홍준표 후보가 자유한국당 후보로, 유승민 후보가 바른정당 후보로 확정되었지만, 보수 유권자들 눈에는 누가 보수 후보를 대표하는지 분명하지가 않다.

누가 더 주도력이 있는지도 애매하다. 두 후보는 선거 판세에서 주도력을 놓친 것처럼 보이고, 통합을 해도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도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통합 논의도 난망이다.

결국 보수 지지 유권자들은, 승산이 없더라도 보수라고 자임하는 후보 중의 한 명을 선택하며 권토중래를 기다려야 할지, 가능성 높은 후보를 대안으로 선택해야 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처지로 몰렸다.

1, 2위를 다투는 후보 간의 경쟁은 선뜻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다. 초반 독주를 하던 후보는 다른 후보의 약진에 초조해하고, 돌풍을 일으키는 후보는 확정적으로 선두를 차지할 수 있을지를 장담할 수 없다.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이 어디로 가는가에 따라 당락이 달라질 수 있는 모양새다.

보수가 스스로 승리를 얻기는 아득해 보여도 어느 후보를 선택할 것인지의 캐스팅 보트는 가능하다는 점에서 역설적으로 이번 선거 판세는 보수가 움직인다고 할 수도 있다. 화투판에서처럼 쇼당(しょだん·處斷)이라도 불러야 하나?  꽃피는 시절이 왔건만 마음은 뒤숭숭하니 그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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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mmie 2017-04-20 13:05:29
"결국 탄핵 인용이 되었고..." - it was NOT even 탄핵 인용 but was Pa-Myoun. I hope we are not trapped in the false frame they set - as if the supreme court decision was lawf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