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 대북정책에서 청산되어야 할 적폐(積弊)들
[논단] 대북정책에서 청산되어야 할 적폐(積弊)들
  • 송대성 전 세종연구소장·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7.05.30 1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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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국정과제로서 높게 치솟아 있는 구호 중 하나가 ‘적폐청산’이다. ‘적폐’라는 용어의 사전적인 정의는 ‘오래 뿌리박혀 있는 폐단’이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번영을 진정으로 가로막고 있는 오랜 폐단을 뿌리 뽑아 청산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국가적인 과업이다.

단지 주의할 점은 ‘국가 발전을 가로막는 폐단’에 대한 객관적이고 선명한 기준이 적용되어 적폐 여부를 정확하게 구분하는 일이다. 적폐를 결정함에 있어 객관적인 선명한 기준 없이 정치화된 혹은 이념화된 기준을 적용해 적폐 여부를 결정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남북 분단 70여 년의 역사 속에서 남한 역대 정부의 북한에 대한 대북정책 중에도 청산되어야 할 적폐가 많이 있다. 그 중에서도 다음과 같은 4가지는 대표적인 적폐라고 할 수 있다.

▲ 북한이 무슨 짓을 하던 북한 심기를 건드릴까봐 종북적인 자세로 구걸하는 것과 같은 비굴한 대북정책, 남북 교류 협력에 몰입한 나머지 안보를 경시하는 대북정책, 남북경제협력이라는 명분으로 대한민국의 국익을 손상시키는 대북정책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

북한은 동포이면서 주적

첫째, ‘북한 실체에 대한 인식의 오류’를 범하면서 추진하는 대북정책이다. 개인을 상대하든 국가를 상대하든 가장 기본적인 요건 중 하나는 상대방에 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인식을 하는 것이다.

상대방이 공자·맹자인지 조폭인지 실제 객관적인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상대방이 공자·맹자이면 그에 합당한 대책이 있고, 조폭이면 조폭을 상대하는 대책이 따로 있다. 공자·맹자를 조폭으로 인식해서도 안 되고, 조폭을 공자·맹자로 인식하는 오류를 범해서도 안 된다.

현재 북한의 객관적 실체는 우리에게 형제요 동포이자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우리의 주적(主敵)이다. 북한은 지구상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잔혹한 독재병영국가이며, 꽃과 독침을 현란하게 흔들면서 언제 무슨 짓을 할지 모르는 최고의 불량국가이며, 강한 군사력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선군정치를 지상지고의 국가경영철학으로 고수하고 있는 병영국가이고, ‘북한 중심으로 한반도 전역을 통일하겠다’는 궁극적인 대남정책 목표를 보유하고 있는 정치집단임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지난 역사 속에서 남한 정부들은 보수·진보 가릴 것 없이 북한의 객관적인 실체 인식에 많은 오류를 범하면서 헛발질하는 대북정책들을 수없이 추진했다. 그 후유증은 남북한 간 신뢰 구축 실패, 북한의 비핵화 실패, 남북경협 실패, 북한의 부단한 대남도발 등 참담한 남북관계라는 현실이 되어 있다.

‘북한은 우리의 형제요 동포이지 우리의 적이 아니다’라는 인식 오류는 ‘북한이 개발하고 있는 핵무기는 남한을 겨냥한 것이 아닌 미국을 겨냥하는 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또 다른 인식의 오류를 범하게 한다. 북한에 대한 객관적 실체 인식의 오류는 대북정책의 실패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따라서 북한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의 오류를 범하는 대북정책 구상과 실천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적폐 중 적폐다.

둘째, 남한 정부의 ‘종북적인 대북정책’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 국민들이 남북관계에서 제일 속상해 하는 것은 남한 정부가 북한 정권에게 당당하지 못한 채 빌빌대는 모습이다. 남한정부는 남북한 간에 어떤 행사가 있을 때마다 과할 정도로 지원해주면서도 자세를 낮추고 북한은 온갖 지원 다 받으면서 오만함과 거드름을 피우는 모습을 여러 번 봤다.

남북한 간 정상회담을 할 경우에는 북한은 마치 상왕노릇 하듯 교만함을 보이고 남한은 그저 끌려가는 것 같은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참 속상해 했다. 북한에 대해 지원을 하든 혹은 각종 회담을 하든 큰소리칠 것은 큰 소리 치고 따질 것은 당당하게 따지는 우리 정부의 모습을 국민들은 보고 싶어 한다.

북한이 무슨 짓을 하든 대응 한번 제대로 못하고 북한의 심기를 건드릴까 봐 전전긍긍하는 종북적인 자세를 보면서 우리 국민들은 정말 속상해 한다. 남한 정부가 북한에 빌빌대는 종북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마치 대화·교류를 구걸하는 것 같은 자세의 대북정책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하는 적폐 중 적폐다.

교류협력이 안보 무력화 이유 될 수 없다

셋째로, 남북 교류·협력에 몰입한 가운데 안보를 경시하는 대북정책은 철저히 청산되어야 할 적폐다. 국가안보란 ‘일국의 국민, 영토, 주권, 내부적인 가치들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잘 지키고 보호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래서 안보역량이란 기둥은 국가를 무너지지 않게 하는 기둥 중 기둥이다. 지난 날 ‘교류·협력 증대→남북한 신뢰구축→평화체제 구축’이란 모델에 빠져 국가의 근본 중 근본인 국가안보를 등한시한 크게 잘못된 대북정책을 구사한 정권들이 있다.

북한의 엄청난 도발을 받고도 제대로 된 보복 한번 하지 못하는 대북정책으로 인해 남북한의 안보역량은 희한한 평가를 받고 있다. 남한의 안보역량은 ‘적의 도발을 받고도 보복할 줄 모르는 안보역량’ ‘종이호랑이 안보역량’ 등으로 평가를 받고 있고, 북한의 안보역량은 ‘사실상 핵보유국이 된 무서운 안보역량’이 되어 있다.

안보를 중시하는 대북정책이었더라면 우리의 대북지원금이 북한에서 어떻게 사용되는가를 철저히 따지고 그 투명성을 일일이 감시했을 것이고 그것이 되지 않을 경우 단 한 푼도 지원해주지 않는 대북정책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대북정책은 북한이 각종 사술과 강박카드를 사용하면서 ‘묻지마 지원’을 요구하면 ‘따지지 않고 퍼주기’를 한 결과 그 지원금들이 대한민국의 생존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어 목전에 다가와 있다.

향후 대북정책은 교류와 협력이라는 명분 하에 추진되는 각종 사업이 국가안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철저히 따져야 한다. ‘선 교류·협력 후 안보’라는 대북정책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적폐다.

마지막으로, 대한민국의 국익을 손상케 하는 대북정책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한다. 그 동안 남북은 경제협력이란 명분으로 몇 가지 사업을 추진했었다. 개성공단 사업과 금강산 관광 사업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두 사업을 통해서 남북한 간 교류와 협력이 증대되고 어느 정도 남북한 간 신뢰가 구축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런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늘 북한은 그들의 고집대로 각종 규정을 만들고 남한은 늘 끌려가는 인상을 주면서 추진되었다.

대한민국은 순수한 동포애 정신으로 우리가 손해를 보면서도 때로는 지원도 하고 때로는 경협도 해왔다. 그 결과 우리의 지원금과 경협에서 획득한 달러가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는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현실과 직면하고 있다.

이런 바보 같은 대북정책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자기와 자기 가족을 해치는 데 쓰려는 흉기를 제작하는 조폭에게 그 용도를 따지지 않고 뒷돈 대주는 바보짓은 청산되어야 할 적폐 중 적폐다.

대북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이제 우리 정부는 냉정한 자세를 갖고 우선 우리 대한민국 국가이익부터 생각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국가적 이익을 꼼꼼히 따지지 않고 오직 신뢰성 없는 교류·협력만을 구걸하는 대북정책은 반드시 청산되어야 할 적폐적인 대북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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