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압박’ 고대영 사장, 임기보장 받으려 언론노조 직원 복직시켰다?
‘사퇴 압박’ 고대영 사장, 임기보장 받으려 언론노조 직원 복직시켰다?
  • 박주연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6.22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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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거면 사퇴하라” KBS공영노조, 심상치 않은 고대영 사장에 ‘경고장’

공영방송을 향한 문재인 정부와 언론노조 등 친정권 세력의 언론장악 시도가 거센 가운데 KBS 내부에서 “KBS가 정권의 일방적인 홍보수단으로 변질됐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 16일 방송된 KBS1TV <명견만리-한반도 평화의조건>은 최근 비판 여론이 거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를 등장시켜 일방적인 대북정책을 선전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와 관련 KBS공영노동조합(위원장 성찬경, 이하 공영노조)는 21일 성명을 통해 “고대영 사장은 이럴 거면 차라리 사퇴하라”고 비판에 나섰다.

언론노조 진영으로부터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는 고 사장이, 자신의 임기를 보장받으려 해당 프로그램과 같은 정권 선전 방송 등 무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며 타협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공영노조는 최근 정치적 글을 상습적으로 올리고 폭언하는 등 사내질서를 문란케 했다가 해임됐던 언론노조 소속 직원이 최근 복직한 사실, 고 사장 사퇴를 주장한 직원을 간부로 발령낸 사실 등을 지적한 뒤, “만약 고대영 사장이 자신의 임기 보장을 위해 정권이 주문하는 대로 방송하고, 경영하기를 바란다면 지금 바로 떠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시도 사장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드러내 놓고 좌편향 방송을 하는 것보다 더 나쁘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구성원들을 속이는 것이고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곧 인사가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는 주목한다. 만약 고대영 사장이 자신이 살기 위해, 노조를 달래기 위해, 정권의 입맛을 위해 좌파들을 대거 등용한다면 그것은 자신은 물론, 공영방송 KBS의 몰락임을 깨닫기 바란다”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앞장서서 고대영사장의 퇴진을 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공영노조는 이와 함께 “자유한국당에서 이른바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이 활동을 주목한다”면서도 “무조건 공영방송의 사장과 이사장의 자리를 지키는 ‘투쟁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영방송의 가치와 정체성을 지키는 사장과 이사장이라야 지켜줄 가치가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

공영노조는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사장과 이사회에 충고한다. 공영방송 KBS를 지켜라”며 “자신의 자리를 위해 KBS를 팔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잊지 말라”고 경고했다.

- 이하 전문 -

고대영 사장, 이럴 거면 차라리 사퇴해라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후 KBS가 일방적인 정권의 홍보수단으로 변했다는 지적이 많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셈이다. 뉴스는 정권의 실책이나 헛발질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보도는 하지 않고, 프로그램은 정책홍보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6일, KBS 1TV에서 방송된 <명견만리-한반도 평화의조건>은 그 극치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대통령의 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가 문재인 정권의 외교방향을 ‘선전하고 홍보’한 것이다.

문정인 특보가 방송에서 주장한 핵심은 이렇다. “남북은 군비경쟁보다는 대화를 해야 한다. 남북문제는 강대국들이 아닌 남북한이 직접 풀어야한다. 핵무기 동결로 비핵화를 해야 한다. 사드는 남한지역에 피해만 남겼다. 개성공단은 재개되어야 한다. 지금 평양은 아주 평온하고 외국인이 더 많이 찾는다” 등 등 이다.

이 문제는 우리의 생존권과 관련돼 있는 것으로 그동안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아온 정책들이다. 공영방송에서 이 문제를 다루려면 당연히 상대방의 반론이 가능한 토론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그런데 한 쪽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방송했다. 중립도 객관도 사라졌다. 오로지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을 선전한 것이다.

우리는 문재인 정권이 KBS를 정책 홍보매체로 이용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특히 <명견만리>는 주로 미래 먹거리 등을 다루는 교양프로그램인 것을 감안하면, 아주 비정상적이고 이상한 방송이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문정인 씨의 정신 나간 궤변” “KBS는 정권의 시녀”라는 비난 글이 쇄도했다. 제작진과 간부들, 제 정신인지 묻고 싶다.

왜 그랬을까? 우리는 문정인씨가 미국에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문해 사드와 핵문제 등 이른바 시끄러운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을 보고서야 깨달았다. 미리 KBS를 통해 국내 여론조성 작업을 시도했다는 의혹이다. 참 어처구니없다.

우리는 고대영 체제가 취약하다는 것을 안다. 정권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고사장은 안팎으로 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고사장의 입장이라면, 자신이 임기를 다 채우려면 정권과 타협하는 수밖에 없다고 여길 수 있다. 정권의 무리한 요구라도 받아 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가 된다.

그리고 보면, 최근에 일어난 몇 가지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도 유사한 사유로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

정치적인 글을 게시판에 상습적으로 올리고 간부에게 폭언하는 등 사내 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1년 반 전에 해임 되었던 민노총산하 언론노조 소속 직원이 복직했다. 대법원 상고를 앞두고 사측이 일방적으로 상고포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는 복직 첫날,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며 이른바 5개 항의 투쟁방향 글을 게시했다.

또 고대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던 직원을 부장으로 발령 낸 일도 있다. 참 이상하다. 자신을 물러가라고 한 직원을 간부로 발령 낸 사장이나, 사장을 물러가라고 한 직원이 그 사장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 일. . .

우리는 고대영 사장에게 공영방송 KBS를 정권에 헌납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사실을 수차례 밝혔다. 그런데 우리의 희망사항은 하나 둘씩 무너져 내리고 있다.

만약 고대영 사장이 자신의 임기 보장을 위해 정권이 주문하는 대로 방송하고, 경영하기를 바란다면 지금 바로 떠나라! 한시도 사장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드러내 놓고 좌편향 방송을 하는 것보다 더 나쁘기 때문이다. 그것은 구성원들을 속이는 것이고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곧 인사가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우리는 주목한다. 만약 고대영 사장이 자신이 살기 위해, 노조를 달래기 위해, 정권의 입맛을 위해 좌파들을 대거 등용한다면 그것은 자신은 물론, 공영방송 KBS의 몰락임을 깨닫기 바란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앞장서서 고대영사장의 퇴진을 외칠 것이다.

자유한국당에서 이른바 ‘방송장악저지투쟁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우리는 이 활동을 주목한다. 무조건 공영방송의 사장과 이사장의 자리를 지키는 ‘투쟁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공영방송의 가치와 정체성을 지키는 사장과 이사장이라야 지켜줄 가치가 있다는 것은 자명하다.

다시 한 번 사장과 이사회에 충고한다. 공영방송 KBS를 지켜라. 자신의 자리를 위해 KBS를 팔지 않기를 바란다.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 잊지 말라.

2017년 6월 21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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