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옵션이 없다”
“대북정책, 옵션이 없다”
  • 이상민 미래한국 기자
  • 승인 2017.06.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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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스타인버그 조지타운대 아시아학 석좌교수 인터뷰

워싱턴=데이비 스타인버그(Steinberg) 교수는 워싱턴 DC에 소재한 조지타운대 아시아학 석좌교수다. 같은 대학에서 한국학 석좌교수를 역임하기도 한 스타인버그 교수는 한국을 비롯 중국, 버마 등 아시안 문제에 대한 저서와 논문들을 통해 미국 정부의 아시아 정책에 영향을 미쳐 온 오피니언 리더다. <미래한국>은 6월 21일 스타인버그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한미관계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들었다.

 

- 북한 문제가 트럼프 행정부 외교정책 최우선 순위에 있는 것 같다. 오토 윔비어 사망 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 해결에 더 결연해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 핵과 미사일 등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는가?

나쁜 옵션 밖에 없다. 그리고 사실 선택할 옵션이 거의 없다. 북한에 추가 제재를 했지만 그게 전부다. 북한에 군사 공격은 할 수 없다. 한국을 위험에 빠지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도 절대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을 상대하기에는 매우 어려운 시간이다.

- 트럼프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 문제를 해결해보려 하고 있다. 효과가 있겠는가?

중국은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중국에게도 북한 문제는 매우 어렵다. 중국은 북한이 핵을 보유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동시에 북한 정권이 무너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북한 정권이 붕괴해 북한 난민이 중국에 몰려드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북한 정권이 중국을 비롯 세계에 위협이 되지 않는 식으로 존속되기를 바란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지원을 더 끊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북한 정책이 바뀌도록 하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 북한의 핵 정책은 못 바꾼다. 북한은 핵무기를 계속 보유하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할 옵션이 많지 않고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이 없다는 것인가?

그렇게 생각한다.

- 미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남북한, 미국, 중국이 서명해야 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려면 북한 핵시설에 대한 국제적인 엄격한 사찰이 절대 조건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 만일 미국이 북한과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면 한국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한국이 평화협정 체결에 참여해야 한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한국은 일부 혜택을 볼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다. 미국은 한국을 버릴 수 없다. 이 점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이 평화협정 체결에 동의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협정 체결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북한 정권도 평화협정에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만일 북한 정권 유지가 보장된다면 북한은 평화협정에 관심 있어 할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내부적 붕괴를 우려해 북한 정권은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혼자서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이 같이 해야 한다.

-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국에 혜택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혜택이 있겠는가?

평화협정을 체결하려면 주권, 이산가족, 남북한 경제관계 등 많은 것을 다뤄야 할 것이다. 그래서 매우 오래 걸릴 것이다. 이론적으로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우선 한국에는 국방비가 줄고 그 돈을 경제 개발에 더 투자할 수 있다. 이것은 가정이다.

-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 배치를 잠정 중단했다. 이것이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트럼프 행정부는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사드는 북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는데 중단되면서 사드가 한국에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확신을 북한에 줄 것이다.

-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대북 햇볕정책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그렇게 본다. 정확히 해야 할 것은 햇볕정책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아니라 북한과 대화, 협상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조건이 중요하다. 상호 이익이 필요하다. 서로에게 이익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진짜 협상이 되려면 양쪽에 이득이 있어야 한다. 북한이 경제 지원 등으로 혜택을 받으면 한국도 혜택을 봐야 한다.

- 한미 양국의 이 같은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 차이가 한미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한국과 미국은 마주 앉아서 북한을 상대할 때 어떤 합당한 방법을 할 것인지 합의해야 한다. 이것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미국에 오는 것이 아닌가.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 이슈를 운운했지만 한미 정상회담에서 주로 나눌 주제는 안보가 될 것이다. 북한 문제가 될 것이다.

- 한국이 주한미군 분담금을 더 내는 것이 한미동맹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나는 트럼프가 한국이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는 잘못 보고 받았다. 한국을 아는 미국인들은 한국이 주한미군 분담금을 더 내야 한다는 트럼프의 말이 잘못되었다고 말한다.

-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한국이 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과 미국의 국익이 균형 되도록 되어야 한다. 양국 교역 문제와 관련해 재협상을 하는 것도 아마 도움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서로에 대한 진정한 신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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