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성장하면 모두가 잘된다
기업이 성장하면 모두가 잘된다
  •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미래한국 편집위원
  • 승인 2017.09.11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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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말 126만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232만원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1년 반 조금 지난 상황에서 주당 약 106만원이 오른 것이다. 그런데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숫자는 약 1306만주 정도이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한 종목으로 2015년말 대비 약 14조원의 이익을 낸 셈이다. 흔히들 삼성의 실적이 좋으면 총수일가만 혜택을 본다면서 낙수효과가 사라졌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삼성이 잘되면 임직원에게 지급되는 급여가 인상되는 것은 물론 법인세가 증가하여 국고에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삼성의 주가가 오르면서 연금 수익이 증가하고 수많은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간다. 자본시장을 통해 낙수효과가 상당 부분 작동하는 데 이 부분이 안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애써 외면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최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1심 재판에서 5년형이 선고되었다. 죄목은 다양하다.

뇌물공여, 횡령, 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은닉, 국회위증 등 5개 항목에 대해 모두 유죄가 인정되었다. 두 개의 재단에 대한 기부는 무죄로 인정되었다. 세기의 재판이라고 불리기도 했는데 결과는 상당 부분 논란의 여지가 있다.

우선 개별 사항에 대한 명시적 청탁은 없었지만 승계작업이라는 포괄적 현안에 대한 간접적 묵시적 청탁이 있었다고 보고 뇌물죄에 대해 유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구체적 증거가 언급되지 않은 채 포괄적인 현안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는 것은 선뜻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한 미르와 K스포츠 재단에 대한 지원은 무죄인데 승마지원은 유죄라는 부분도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자는 어쩔 수 없는 지원이고 후자는 대가를 노린 지원이라는 것인데 그 기준이 무엇인지 매우 애매한 측면이 많다.

이러한 논점들은 2심에서 가려지겠지만 구속기간이 연장되면서 삼성에 미치는 파장이 매우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리더십 공백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삼성 내부의 주요한 의사결정이 미뤄질 가능성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함으로써 나타날 수 있는 간접적 손실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당장 내년 경영계획을 수립하는 데 일부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한 대외적으로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상당하다. 예를 들어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되는 경우 미국의 반부패법의 제재 대상이 되면서 미국 정부에 대한 납품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우리가 어렵게 키워낸 최고 수준의 글로벌 기업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과거 수많은 대기업들이 넘어지는 것을 목격했고 이제 몇 개 남지도 않았다. 글로벌 시가총액 500대 기업군에 2010년 한국기업이 8개였는데 이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2개만 달랑 남았다.

포스코, 현대자동차 LG화학, 현대 중공업 등이 탈락한 기업들이다. 기업 하나 키우는 것은 정말 어렵고 오래 걸리지만 기업 하나 넘어지는 것은 한 순간이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기업의 총수가 유죄확정을 받는 데 대한 우려는 그래서 더 크다. 2심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결과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 마래한국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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